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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실로 들어온 AI, 칠판은 더 풍성해진다

기사입력 2024.07.18 14:50
박재우 셀바스 AI 에듀테크 사업대표
교사 주도로 만드는 ‘맞춤형 교과서’ 제작 지원
학습 관리 한 눈에… 학생 메타인지 능력 향상
  • 박재우 셀바스 AI 에듀테크 사업대표는 교사가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교과서를 제공하기 위해 ‘셀펍(Selpub)’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박재우 셀바스 AI 에듀테크 사업대표는 교사가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교과서를 제공하기 위해 ‘셀펍(Selpub)’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자, 수업하기 전에 유인물부터 나눠줄게. 혹시 남는 거 있으면 맨 뒷사람은 다시 앞으로 전달하고.”

    과거 학교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학교 선생님은 교과서 외에 별도 수업 자료 만들어 나눠 줬다. 교과서에 없는 문제나 영어 단어 혹은 수업 보충 내용 등이 담긴 유인물이다. 학생들은 쫄대파일 등에 유인물을 보관해 공부했다. 이 유인물은 대부분 교사가 만들었다.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들여 수업 보충 자료를 제작했다.

    지금은 어떨까. 마찬가지다. 바뀐 점이라면 종이로 출력되던 보충 자료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쫄대파일의 필요성이 적어지고 학생들의 가방이 가벼워진 정도다. 

    현재 교육 현장에는 디지털교과서가 정착하면서 교과서가 디지털로 바뀌었다. 출판하는 업체들이 이북이나 PDF 형태로 교과서 내용을 제공해 준다. 교사는 이 내용을 보여주며 학생들을 지도한다. 그런데 여기에도 보충 자료가 필요하다. 일례로 역사 시간에 주요 유적지를 배울 때 교과서엔 한국을 대표하는 유적지의 사진이 게재돼 있다. 그런데 유적지는 보통 지역마다 대표하는 곳이 있다. 교사는 학생에게 현재 지역에 있는 유적지를 알려주고 싶지만, 교과서엔 관련 내용이 없다. 이 경우 교사는 동네에 있는 유적지에 관한 보충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남의 떡이 더 클 때도 있다. 현재 학교에서 사용하는 출판사의 교과서보다 다른 교과서의 자료가 더 좋은 경우다. 디지털교과서의 장점은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 내용이 PDF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교사는 다른 교과서의 이미지도 학생에게 보여줄 수 있다. 단, 수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지도하던 교과서 내용을 잠시 화면에서 내리고 해당 교과서의 이미지를 보여줘야 해서다.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교사는 수업 전에 별도로 참고자료를 만들기도 한다.

    디지털교과서와 참고자료를 병행해야 하는 교사들은 교과서가 일방적으로 제공되기보다 교사가 스스로 구성할 수 있도록 제공되길 원한다. 실제 디지털교과서에 필요한 개선점 1순위로 ‘교과서 재구성’이 꼽힐 정도다. 이에 현재 디지털교과서를 교사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셀바스AI가 출시한 맞춤형 디지털교과서 교수·학습 플랫폼 ‘셀펍(Selpub)’이다. 다양한 학습 자료를 셀펍에 업로드하면 이북 형태로 변환 후 학습 자료를 교육 방향성에 맞춰 편집해주는 플랫폼이다. 지난해까지 주로 대형 교육 기업과 출판사 위주로 공급됐고 올해부터는 학교와 공공기관으로 확대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셀펍은 현재 교육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박재우 셀바스AI 에듀테크 사업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 셀펍을 이용하면 교사들은 스스로 맞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셀바스AI
    ▲ 셀펍을 이용하면 교사들은 스스로 맞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셀바스AI

    - 디지털교과서 교육 플랫폼 ‘셀펍’을 올해 학교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무엇인가.

    “교사가 맞춤형 교과서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도구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학교에도 디지털 교육 환경이 조성됐다. 디지털교과서가 등장했고, 교사도 수업할 때 교과서 출판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한다. 그런데 이 자료가 일방적이기 때문에 교사가 수정하긴 어렵다. 이 때문에 교사는 별도 수업자료를 만드는 형태로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셀펍은 교사가 별도 자료를 만들지 않고 맞춤형 교과서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다. 다양한 학습 자료를 셀펍에 올리면 이 자료들이 이북 형태로 변환된다. 교사는 이 학습 자료를 교육에 방향에 맞춰 편집할 수 있다. 공유도 가능하다. 수업에 참석하는 학습자나 동료 교사에게 셀펍 클라우드 내에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또 학습 통계 데이터를 대시보드 형태로 제공해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 내용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셀펍을 활용했을 때 교사가 얻는 장점은 무엇일까.

    “교사는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하고 싶어 한다. 수업 의도를 고려한 학습 콘텐츠와 더불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 자료를 만드는 것도 이 때문에다. 셀펍은 이러한 학습 자료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주어진 콘텐츠만 활용하지 않고 직접 학습 자료를 만들 수 있다. 과목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필요한 자료를 올리면 이를 토대로 학습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손쉽게 자료를 만들 수 있어 업무 부담도 줄여준다. 학생들의 학습 현황도 대시보드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어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교사가 구성한 콘텐츠에 대한 학생의 활용 정도, 퀴즈 학습 성취도, 학습 집중도 등을 대시보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학생에게도 좋은 점이 있을 것 같은데.

    “메타인지를 키워줄 수 있다. 메타인지는 누군가 지시하기 전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뜻한다. 셀펍은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교육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뿐 아니라 대시보드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토대로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셀바스AI는 회사 이름대로 AI 기술에 강하다. 높은 음성인식, 필기 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학생들이 노트에 필기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그대로 제공해 주고, 음성인식을 토대로 영어 발음도 확인해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대시보드 화면. /셀바스AI
    ▲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대시보드 화면. /셀바스AI

    - 셀바스AI가 셀펍을 출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교사가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교과서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은 교과서와 함께 보충 자료를 직접 만들어 활용한다. 2014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등 교사 약 90%가 수업자료를 직접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준별 자료를 만들거나 흥미 유발 자료 등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 주체인 교사가 주도적으로 교육자료를 편집할 수 있으면 교수·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에 셀펍을 출시하게 됐다.”

    - 셀바스AI는 음성인식 등 실제 비즈니스에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음성인식, 필기 인식과 같은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 전자기기에도 우리 필기 인식 기능이 들어가 있고, 음성인식 기술은 이미 지자체, 병원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AI 기반 기술이 있다 보니 교육에 필요한 여러 AI 기술을 탑재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또 우리는 에듀테크 사업도 지속해왔다. 디지털교과서 사업 초창기부터 참여했다. 그리고 이 초창기부터 함께 한 멤버가 지금도 있다. 에듀테크 사업에서는 각 이해관계자의 의견들을 모두 조율해 반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는 초기부터 함께 한 멤버들이 있어서 교육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기술과 경험, 이것이 셀바스AI가 교육사업에서 가진 강점이다.”

    - AI가 교육 분야에 접목되면서 일각에서는 교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더라.

    “AI는 교사가 더 차원 높은 교육 목표에 대한 교수·학습 및 학생 케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일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지도, 평가, 진로 상담 등 포괄적인 역할 수행한다. 행정 업무도 많다. AI는 교사의 역할 일부분으로서 정보수집이나 제공 정도의 보조교사로 활용된다. 실제 교수학습 과정을 설계하고 방향을 유도하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다. 쉽게 말해 교사의 AI 비서라고 볼 수 있다. 교사가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시간을 AI가 제공해 준다고 보면 된다. 교사는 정말 중요한 일이 많다. 학생들의 감정, 심리, 교우 관계, 진로 고민 등을 모두 아울러 케어해야 한다. 이러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AI가 교사를 도와준다고 보면 된다.”

  • 박재우 셀바스AI 사업대표는 AI 기술 발전으로 “AI에 대한, AI를 활용하는, AI를 바라보는 등 다각적 관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박재우 셀바스AI 사업대표는 AI 기술 발전으로 “AI에 대한, AI를 활용하는, AI를 바라보는 등 다각적 관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앞으로 학생들이 AI 시대를 리딩하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I에 대한, AI를 활용하는, AI를 바라보는 등 다각적 관점의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이 주체가 돼 많은 정보를 판별하고 재구성하며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AI를 학습 도구로써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AI를 활용하는 사람으로서 기술과 윤리적 사고를 함양해야 한다. AI를 사용할 때 올바른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지식과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다. 지금은 단순한 정보와 지식이 중요하기보단 범람하는 빅데이터를 재구성하는 자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셀바스AI의 교육사업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적인 목표는 셀펍 보급 확대다. 공교육 현장에 셀펍을 보급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교육 현장의 실제 데이터를 수집해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학습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더 사용자 친화적인 기술을 만들어가겠다. 과목별 특성에 맞는 AI 학습 도구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수학, 영어 이외의 과목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학습 도구를 개발하고 국어, 사회, 과학으로 확장되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일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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