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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 관리를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출시가 활발한 가운데, 의료기기 기반 웨어러블과 소비자용 웰니스 웨어러블 간 심방세동 감지 성능을 비교한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스카이랩스는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 연구를 통해 자사의 반지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원(CART-Ⅰ)’이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 감지 민감도에서 대표적인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애플워치는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지만, 의료용 진단기기로 인증된 제품은 아니며 일상 건강관리를 위한 웰니스 기기로 분류된다.
이번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Oxford), 사우스햄튼(Southampton), 버밍엄(Birmingham) 소재 병원 3곳에서 약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카트원과 애플워치의 단일 유도 심전도(Single-lead ECG, SL-ECG) 데이터를 수집해, 자동 심방세동 감지 알고리즘의 민감도·특이도와 의료진 판독 정확도를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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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카트원은 심방세동 감지 민감도에서 84.6%를 기록해 애플워치의 69.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만, 단일 유도 심전도를 기반으로 한 의료진 판독에서는 카트원이 94.3%, 애플워치가 95.4%의 민감도를 기록하며 두 기기 모두 높은 진단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카트원은 자동 심방세동 감지에서 더 높은 민감도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미분류(uncategorized) ECG 비율도 1.9%로 애플워치의 20.1%에 비해 현저히 낮아 보다 안정적인 스크리닝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미분류 ECG’란 기기의 자동 분석 알고리즘이 심전도 데이터를 특정한 심장 리듬으로 분류하지 못하고 ‘판단 불가’로 처리한 경우를 말하며, 비율이 낮을수록 기기의 자동 진단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카트원은 대부분의 데이터를 의미 있는 결과로 분류했지만, 애플워치는 5건 중 1건이 해석 불가로 처리됐다. 이는 웨어러블 기기 활용 시, 재측정이나 재해석이 필요한 불확실한 사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심방세동 중심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심방조동(Atrial Flutter), 심방빈맥(Atrial Tachycardia) 등 다양한 부정맥 유형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일부 부정맥 진단에서는 한계가 있으며, 의료진의 판독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Heart Rhythm O2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확한 부정맥 스크리닝과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단순 웰니스 기기보다는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웨어러블 솔루션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심혈관질환 환자 증가 속에서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성능 검증과 임상적 근거 확보는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