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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그만큼 수면은 단순한 휴식 일정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육체와 정신을 재정비하고 다음 날의 컨디션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베개 사용이다. 숙면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 베개가 단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베개는 수면 중 목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람 목에는 총 7개의 경추가 존재하는데 이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뇌와 몸을 연결하는 척수 통로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이 경추가 자연스러운 C자 곡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올바른 베개의 역할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베개는 경추 정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장기간 유지될 경우 목디스크와 같은 경추 질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돌출되며 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이다. 발병 초기에는 목이 뻐근하거나 결리는 증상으로 시작한다. 점점 진행될 경우 어깨통증이나 팔, 손가락 저림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잘못된 수면 자세나 불균형한 베개 사용이 이러한 증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숙면과 경추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올바른 베개 선택 노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베개 선택 전 자신의 체형과 수면 습관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옆으로 자는 습관이 있다면 어깨너비에 맞춘 높은 베개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똑바로 누워 자는 경우 경추가 자연스럽게 C커브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낮은 높이가 적절하다. 이때 목을 과도하게 구부리거나 꺾이지 않게 하는 것이 필수다.
또한 너무 부드럽거나 단단한 베개도 경추 건강에 좋지 않다. 적당한 탄성을 지닌 소재, 즉 메모리폼이나 라텍스 등은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켜 목과 어깨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 베개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지 이들 제품 역시 사용자의 체형에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베개만으로 목디스크와 같은 질환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 평소 목 통증이나 결림, 손저림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디스크는 조기 진단 시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신경성형술이나 인대강화주사는 일부 환자에서 수술 없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보고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베개는 수면 도구에 그치지 않고 경추를 지지하고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필수 아이템”이라며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베개는 경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반드시 체형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 염도영 기자 doyoung031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