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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관세 정책 변화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여행객들의 선택이 '심리적 거리'보다 '실질 가격'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립비토즈의 2025년 1월과 4월 예약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행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립비토즈의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은 2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 반면 베트남은 3위에서 2위로 상승하며 '가성비 여행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중국, 홍콩도 항공권과 숙박비 부담으로 인기 순위에서 밀려났다.
2025년 초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조치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항공료와 유류할증료가 올랐다. 이러한 외부 변수는 여행 총비용 증가로 이어져 여행자들의 목적지 선택에 변화를 가져왔다.
주목할 만한 점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싱가포르와 오스트리아와 같이 물가 안정성이 있는 국가들이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유럽은 달러 대비 유로화의 상대적 안정과 비성수기 프로모션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트립비토즈 김준식 이사는 "2030세대는 여행을 포기하지 않지만, 비용에 따라 목적지를 매우 유연하게 바꾼다는 특성이 있다"며, "환율과 유가와 같은 소비자 체감 비용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이들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OTA 플랫폼은 단순한 숙박 추천을 넘어, 실시간 환율·항공 요금·로컬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여행 정보 제공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