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세계를 홀린 K브랜드] “한식의 다음 100년을 잇는다”…한식진흥원, ‘K-미식 벨트’ 본격 시동

기사입력 2025.05.19 06:07
전통 식재료·향토음식 중심으로 30개 권역 조성
K-Food, 문화 콘텐츠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진화 중
  • K-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와 음악을 넘어 패션, 뷰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는 이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이러한 흐름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K-브랜드의 주요 해외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성장 배경과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한식은 지금, 지역에서 전 세계로 진화 중이다. 그 여정의 중심에는 단순한 맛뿐 아니라 문화와 산업, 지역과 세계를 잇는 연결고리로서의 한식이 있다.

    지속가능성과 건강, 정체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 속에서 한식은 그 고유한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한식의 국제적 위상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고, 2023년에는 농식품 수출액(K-Food+)이 13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식을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 곳곳에서도 한식 철학을 담은 음식점이 생겨나고 있다.

  •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에서 한식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식진흥원
    ▲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에서 한식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식진흥원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식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지역 저농 식재료와 향토음식, 식품명인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관광 콘텐츠로 확장하는 K-미식 벨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한 식문화 홍보를 넘어, 한식 산업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전략적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 전국 30개 미식 벨트 조성… 한식 산업에 입체적 연결망 구축

    정부는 그동안 해외 한식당 지원, 한식 콘텐츠 제작, 국제 행사 유치 등 한식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올해는 한식의 뿌리이자 현장인 ‘지역’에 주목한다.

    K-미식 벨트는 지역 고유의 식재료와 전통 식문화를 관광자원으로 재해석해, 전국적으로 30개의 미식 벨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장류, 김치, 전통주, 인삼, 향토음식 등 전통 식품이 중심이 된다. 단순한 음식 체험을 넘어 해당 지역의 역사와 삶이 담긴 스토리텔링을 통해 미식의 가치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전북 순창과 전남 담양을 잇는 ‘K-미식 장(醬) 벨트’를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오는 2025년에는 광주(김치), 안동(전통주), 금산(인삼) 등 지역 특산 식품을 테마로 한 미식 벨트를 추가로 조성할 방침이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K-미식 벨트는 단지 한 끼 식사가 아닌, 한 지역의 문화와 산업, 사람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설계되고 있다”며 “미식 벨트를 통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전통 식문화에 기반한 고용 창출과 산업 연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식 산업화 위한 인프라 확충

    한식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 시작인 향토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이 전통 식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산업화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향토음식진흥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센터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연구·개발·유통·체험이 통합된 복합 플랫폼으로, 오는 2027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하고 있다. 센터는 향토음식 자원의 체계적 보존과 현대적 계승을 통해 한식 산업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이제 음식은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 한 나라의 역사와 철학, 문화를 담은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역 향토음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홍보할 수 있는 기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한식마켓./사진=한식진흥원
    ▲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한식마켓./사진=한식진흥원

    한식을 세계 무대로 이끄는 대표적인 국제 행사도 서울에서 개최했다. 지난 3월 서울에서는 세계적인 미식 행사인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 시상식이 열렸다.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서울을 아시아 미식의 중심지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행사를 통해 한국 셰프와 식음료 기업, 푸드 크리에이터 등이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Food의 위상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2024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서도 한식은 10년 연속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문화 콘텐츠 1위로 꼽혔다”고 전했다.

    이어 “한식 고유의 맛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미식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다국어 콘텐츠 제작, 글로벌 마케팅, 전문 인력 양성,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제 등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장류, 김치, 인삼, 전통주를 중심으로 한 K-미식 벨트 사업은 그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