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렌드의 기회를 선점하고,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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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와 음악을 넘어 패션, 뷰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는 이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이러한 흐름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K-브랜드의 주요 해외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성장 배경과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CJ제일제당은 세계 시장에서 K-푸드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10년 론칭된 비비고가 있다. 비비고는 단순한 한식 제품을 넘어 한국 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CJ제일제당은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비비고를 통한 현지화 전략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K-푸드가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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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비비고는 한식의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코리아하우스 내 비비고 푸드 부스는 현지인 및 전 세계 방문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떡볶이, 만두, 김치 주먹밥 등의 한식 메뉴가 제공되었으며, 하루 500인분이 4시간 만에 완판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현지 방문객들은 “맵지만 중독성 있는 맛”이라며 K-푸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CJ제일제당은 한식을 넘어 K-라이프스타일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하며, 단순 수출형 식품 기업을 넘어, 현지 생산과 유통 체계를 갖춘 글로벌 식문화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비비고와 슈완스 인수, 글로벌 성장의 핵심 동력
CJ제일제당은 2010년 글로벌 브랜드 비비고(Bibigo)를 론칭하며 K-푸드 수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비비고는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한 CJ의 전략 브랜드로, 단순한 제품군이 아닌 ‘식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2013년 국내 출시된 ‘비비고 왕교자’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15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빠른 성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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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는 단순히 한식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레시피, 패키징, 브랜딩을 통해 현지화를 시도한 점이 주효했다. 예컨대 미국 시장에서는 Mandu나 Mini Wontons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
이러한 성장의 결정적 분기점은 2019년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 인수였다. 약 2조원 규모의 인수로,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냉동식품 생산 시설과 유통망을 확보하며 현지 생산-유통 체계를 완성했다.
비비고는 현재 미국 전역의 주요 대형 유통망인 코스트코, 월마트, 타깃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LA 레이커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비고는 미국 시장을 넘어 북미 시장에서도 중요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24년, 비비고는 B2C 그로서리 만두 시장에서 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 유럽·오세아니아·동남아로 확장…현지화 전략 본격화
CJ제일제당은 대표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 9조5662억원이었던 식품 부문 매출은 2024년 11조3530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8% 성장해 4조3638억원에서 5조5814억원으로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도 45.6%에서 49.2%로 상승하며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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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2018년 독일 냉동식품 전문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영국, 2023년 프랑스에 각각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생산과 유통을 강화했다. 헝가리에도 생산공장을 신설해 유럽 전역에 대한 공급 능력을 키웠으며, 최근 유럽 지역 식품 매출은 연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오세아니아 시장에서는 호주 울워스와 콜스, 뉴질랜드 IGA 등 대형 유통 체인에 입점해 유통망 입점률이 80%를 넘는 등 안정적인 시장 기반을 구축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2022년 베트남에 대규모 통합 생산기지를 설립해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하는 C2C(국가 간 기업 직거래) 모델을 운영 중이다. 특히 무슬림 소비자들을 위한 할랄 인증 제품을 개발해 현지화에 성공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중동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단순 수출을 넘어서 현지화 전략과 생산 거점 확보을 통해 글로벌 식문화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넥스트 만두’ 전략…K-푸드 카테고리 다변화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에 이어 차세대 글로벌 주력 제품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넥스트 만두 전략은 단순한 품목 확대를 넘어, 1년에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품목을 보유하고도 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끊임없이 키워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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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CJ제일제당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제품군은 떡볶이, 김밥, 핫도그 등 K-스트리트푸드를 비롯해 가공밥, 김, 김치, K-치킨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입점과 판매가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현지 대형 마트의 HMR(가정간편식) 코너에서 경쟁 제품을 제치고 주요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식물성 대체식품 및 비건 제품 라인업도 빠르게 강화 중이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 40개국에 식물성 만두를 수출하고 있으며, 각국 소비자에 맞춘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만두와 피자 등 주요 제품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 전략 신규 시장에서는 K-푸드 글로벌 전략 제품(GSP)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대형 유통 채널 입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제적인 해외 현지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K-트렌드의 기회를 선점하고,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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