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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타임] 기후변화가 키운 대형 산불, 우리는 준비됐는가?

기사입력 2025.03.26 11:22
  • 지난 21일부터 경북 의성을 비롯한 영남 지역과 충북 옥천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장기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 지형적 특성이 더해져 진화 작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순간의 불씨가 온 산을 집어삼키는 산불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봄철에 산불이 특히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이 만나면서 기압 차이에 의해 서풍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 서풍은 태백산맥을 넘을 때 푄(Föhn , 양간지풍) 현상을 발생시켜 고온·건조한 바람이 불고, 강풍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봄철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반면, 강수량은 감소하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산불이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한 장기적인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대형 산불, 기후변화의 경고

    대형 산불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재난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극심한 가뭄과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서 산불 발생 환경이 조성됐고, 강풍이 불길을 빠르게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2월에는 일본 이와테현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수천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되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4년에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에서도 기록적인 산불 피해가 보고되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강도 또한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평균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인해 산림이 메마르고, 기존보다 더 넓은 지역이 화재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산불은 대부분 인간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철저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림 인근에서의 불법 소각을 금지하고, 허가된 구역에서만 야영과 취사를 진행하며, 화기 사용 후에는 반드시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연기나 불씨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는 등 작은 실천이 대형 재난을 막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기후 변화 대응 차원에서 산불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 마련도 요구된다. 또한, 산림 관리 방식의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 일정 구역의 초목을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의 적극적인 산림 관리 정책이 산불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만든 재난, 더 이상 피할 수 없어

    산불은 더 이상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기후변화와 인간의 부주의가 만들어낸 지구적 위기다.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산불의 빈도와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협력과 대응이 필요한 글로벌 재난이다.

    모두가 이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다. 단순한 예방 조치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정책과 실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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