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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한 것이 나올 수 있냐고 하는데, 계속 나오더라고요. 더 재미있어지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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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는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 기자간담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정효민, 이소민, 황윤서 PD와 기안84, 방탄소년단 진, 지예은이 참석했다.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적 사고로 흘러가는 울릉도 기안장에서 기안84, 진,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펼치는 기상천외한 신개념 민박 버라이어티다. 지난 8일 첫 공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황윤서 PD는 "제목을 잘 지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환장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었는데, 그런 일이 정말 많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성적 역시 좋게 나오고 있는바, 정효민 PD는 "한국의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가 넷플릭스에서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기분이 좋다"라며 "순위도 순위지만, 많은 분들께서 프로그램을 신선하게 보고 임직원 세 분의 합이 좋다고 평가해 주셔서 그런 것이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는지 묻자 이소민 PD는 "숙소가 신선하다면서도 '나는 못 간다', '나는 안 간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대리만족이 아닌 대리 불편을 느끼는 반응이 인상 깊었다"라고 답했다. -
'효리네 민박'을 통해 민박 버라이어티 장르를 개척한 정효민 PD와 날것의 솔직함이 무기인 기안84가 만나 웃음도, 감동도, 공감도, 환장도, 환상도 예측 불가한 민박을 탄생시켰다. 기안84는 "PD 님께서 '효리네 민박'을 연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라며 "숙박 업체는 보통 편하게 쉬다 가는 곳이니까 우리는 반대로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면 여러 가지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불편하면서도 그 안에서 낭만이 있는 것을 만들고자 많이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침실'이라며 "벽에 매달려서 잘 때 하늘에 달이 뜨고, 별이 뜨고, 윤슬을 보면서 자면 이거는 평생 못 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과 그런 것을 나누면 낭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상상대로 잘 구현이 됐는지 묻자 기안84는 "정말 똑같이 해주셨다. 봉 타고 내려가는 식당이 있는데 아궁이에 불을 피워 요리를 해야 한다. 1층이 밀폐된 곳이면 연기가 안 빠지는데, 그때 쉽게 생각했던 것이 아궁이 연기가 모기를 퇴치할 수 있어서 일석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는 연기가 안 빠져서 요리할 때 눈이 너무 매워서 밥을 못했다. 그리고 모기는 없었다. 그런 디테일까지 살려주셔서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효민 PD는 여기에 더해 "혹시 안전을 걱정하는 분이 있을까 봐 첨언하자면, 아궁이 연기만 있으면 위험할 수도 있어서 설계에는 없는 작은 창문과 배기 후드 등을 장착했다. 또 화면에는 표시되지 않았지만, 출연진과 숙박객들께 노출되지 않은 대피용 문과 다른 동선들도 있었다"라며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
다만 직원들은 숙소의 실태를 마주하고 충격을 받았다. 지예은은 "저는 사실 정말 '효리네 민박'을 생각하고 갔다. 제가 정말 좋아했던 프로그램의 제작진이라서 캐리어도 3개나 끌고 갔는데, 정말 놀랐다. 진짜 충격적이었어요"라고 돌아봤다. 진은 "직원으로서도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는 올 때 콘셉트를 전혀 몰랐다"라며 "첫날 본관(배)도 가보고 산속에 있는 별관도 갔다 왔는데, 로 손님을 받으라고 했다. 물건이 어디에 있고, 뭘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손님을 받으라 하길래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기안84는 "직원들이 편하게 쉬는 꼴을 보기 싫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뻤는데, 손님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걱정이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숙소를 구현한 이유로 "좋은 곳에서 잠을 자면 그때는 좋은데, 막상 돌아보면 잘 기억에 안 남는다. 일부러 힘들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숙박업소와 내무실 사이의 지점을 찾으려고 했다. 군대에 다녀오면 내무실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런 관점에서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너무 어려웠다며 기안84는 "숙소가 편한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라며 "제가 집 설계를 하긴 했지만, 예은 씨가 힘들다고 4~5일 정도 지났을 때 울었는데 사실 저도 이틀 지난 뒤에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책임감은 있는데, 부담은 되고 하니까 서러워서 울었는데, 그때마다 진 씨가 잘 잡아주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진 덕분에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다며 "저희가 천장이 없어서 비가 오면 다 맞아야 하는데, 비가 오니까 다들 들어와서 잤는데, 진 씨가 끝까지 밖에 서 자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왜 들어가서 자냐'라고 뭐라고 해서 정신을 차렸다"라고 답했다. -
진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프로그램 콘셉트 자체가 힘들어야 재미있고 환장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을 해서 뭔가를 바꾸자고 했을 때 이러면 '기안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했는지 묻자 그는 "기본적으로 밥과 청소, 빨래나 운전 이런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처음 집을 볼 때 다들 마음이 약해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최대한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면서 불편함이 있는 부분은 손님들과 직원을 잘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진은 전역 후 첫 프로그램으로 '대환장 기안장'을 선택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더했다. 이러한 고충을 예상했을까 묻자 진은 "어느새부턴가 제 알고리즘을 사장님이 점령을 했다. 인간적으로 순수하게 궁금했다.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인지, 또 정말 그렇게 산다면 옆에서 구경하고 싶었다. 사실 제안을 받았을 때 '효리네 민박'을 생각하지는 않고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생각보다도 더 신기해서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그런 삶을 지켜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겪어보니 어땠는지 묻자 진은 "개인적으로 더 존경하게 됐다. 사실 스스로에게는 다 괜찮다고 하는데, 막상 손님이나 직원들한테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며 다칠 수 있거나 건강 등을 주의하라고 해서 놀라웠다. 본인한테는 적용하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사회가 허용하는 기준에서 만족을 시켜야 한다는 마인드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인 지예은은 "생각이 굉장히 많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느꼈다"라고 전해 기안84가 보여줄 모습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
지예은은 엉뚱하고 허술한 모멘트로 웃음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울릉도 망망대해가 앞마당인 기안장을 위해 수상 면허까지 따는 남다른 열정의 소유자로, 지예은은 "세 달 동안 면허를 땄는데 그때 장마 기간이라 정말 한강 위에서 비를 맞으면서 땄다"라며 "면허를 따는 것도 중요했지만, 실전에서 제대로 몰아야 했기 때문에 면허를 따고 나서도 계속 연수를 받았다"라고 노력한 부분을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다. 한강에서만 타다가 바다에서 처음 몰 때 너무 무서워서 첫날에는 조금 못 했는데 둘째 날부터는 감을 잡아서 잘 했던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지난 에피소드를 통해 본격적인 영업 전의 이야기가 담겼다면 오늘 베일을 벗는 이야기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의 이야기가 담긴다. 정효민 PD는 "임직원들이 갈등을 겪으면서 대환장스럽게 폭발하며 케미를 만들어간다. 또 숙박객들의 이야기와 그들과의 케미가 생겨난다. 보통 숙박 버라이어티가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이 쉽지 않은데 기안장은 임직원들 덕분에 더 재미있어진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이번 회차의 관람 포인트 등을 묻자 기안84는 "저희가 그동안 숙박객들과 소통을 잘 못했는데 이제 안정이 되어가면서 스토리가 생긴다. 또 직원들이 슬슬 힘들어하는 모습이 담긴다. 무너져 가는 예은 씨와 제가 나오고 그걸 지키는 진 씨를 보는 것이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소민 PD는 "이번 주는 더더욱 대환장이니까 더 많이 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대환장 기안장'은 오늘(15일 )오후 4시, 4회부터 6회까지 3개의 에피소드가 베일을 벗는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