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KAIST 김재철AI대학원, 머신러닝 최고 학회 세계 5위 기록
정송 KAIST AI대학원장 “세계에 없는 교과 과정과 교수진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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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국에 인공지능대학원에 들어선 지 약 5년이 지났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2019년부터 AI 인재 양성과 연구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설립, 지원해왔습니다. 이후 인공지능대학원은 한국 AI 발전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달려왔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학원에선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요? ‘인공지능대학원 특집’을 연재하며 대학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집중 조명하고자 합니다. 2019년 처음 대학원을 설립한 5개 대학(KAIST, 고려대, 성균관대, GIST, 포항공대)을 시작으로 한국의 인공지능대학원의 상황을 심도 있게 보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인공지능(AI) 연구 지분을 가진 대학, KAIST. 대학 이름의 약자가 ‘Korea AI STyle’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에선 압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2019~2023년) 머신러닝 분야 최고 학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표현학습국제학회(ICLR)에 발표한 논문 수에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미국 유수 대학인 카네기멜론대(CMU),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 이어 한국 대학이 고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KAIST의 AI 연구 실적의 성과는 AI대학원인 ‘김재철AI대학원’이 설립된 후 눈에 띄게 많아졌다. KAIST AI대학원은 2019년 고려대, 성균관대와 함께 국내에선 가장 먼저 국책대학원으로 선정됐다. 이후 약 5년 만에 세계 톱5 안에 드는 성과를 냈다. KAIST AI대학원 이름이 김재철AI대학원인 이유는 2020년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AI 인재양성을 위해 500억 원을 기부해서다. 당시 김 명예회장은 “KAIST가 선두 주자가 돼 세계적으로 저명한 교수들을 많이 모셔 오고 석박사 과정 학생 수를 대폭 늘려 AI의 세계적인 메카로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KAIST는 이 뜻을 본받아 교수와 학생 수를 대폭 늘리고 연구 성과를 지속 내고 있다.
KAIST AI대학원의 수장인 정송 원장은 본교 대학원에 대해 ‘드림팀’이라고 소개한다.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들이 모여 있는 꿈의 팀이란 뜻이다. 정 원장은 “지난 4년 반 동안 큰 노력 끝에 한국과 해외에서 19명의 전임 교수를 모셨다”며 “AI는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이 중요하므로 35명의 겸임교수와 5명의 기업 초빙교수를 합쳐 총 59명의 교수진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대학원은 매년 130명씩 학생을 선발하고 있고 현재 400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면서 “현재 박사과정 10명을 포함한 185명의 학생이 졸업했는데 이들은 해외 기업과 연구소, 국내 대학 등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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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KAIST의 AI 드림팀은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까? 직접 KAIST의 방문, 정송 원장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AI 모든 학문이 살아 숨 쉬는 대학원, 실무형 인재가 자란다
“전 세계 어느 대학에서도 찾을 수 없는 깊은 교과 과정을 완성했다.” 정송 원장은 KAIST AI대학원이 드림팀인 이유로 교과 과정을 꼽았다. 이 과정을 통해 수많은 연구 성과가 나오고 인재 양성이 이뤄진다고 했다.
KAIST는 교과목에 AI에 대한 모든 학문을 담았다. 순수 AI에 관한 학문부터 AI로 접목할 수 있는 모든 도메인에 대한 지식을 전수한다. 최근 화두인 대형언어모델(LLM)부터 로봇 지능, AI를 활용한 음악 창작, 인간에 해를 끼치는 AI 구별 등 순수 AI부터 응용, 융합, 윤리까지 AI 전문가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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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체, 타 대학과의 협업으로 단순히 이론만 아는 인재가 아닌, 실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네이버,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등 기업들과 협력해 함께 산학 과제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과는 ‘법률 AI’라는 과목을 만들어 두 학교 학생들이 모두 해당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하고,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석·박사 학생들과도 공동으로 ‘의료 AI’ 과목을 개설해 AI와 의료 융합을 꾀하고 있다.
해외 기업과의 연계도 이어가고 있다. 대표 기업이 구글이다. KAIST AI대학원에선 지금까지 4명의 학생이 구글 박사(PhD) 펠로우십에 선정됐다. 구글 박사 펠로우십은 전 세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AI 및 컴퓨터 과학 분야 우수인재를 선발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뽑는 인원이 많지 않아 경쟁이 높은 편이다. KAIST는 이 펠로우십에 학생들을 계속 내보내면서 우수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산학협력 모델도 구체적이다. 네이버와 ‘초창의적 AI 연구센터’를 구성해 학생들이 실제로 네이버 1784 사옥에 있는 350평 규모의 연구 공간에서 초거대 AI를 활용 연구를 할 수 있게 했다. 학생들은 KAIST 교수, 네이버 실무자들과 함께 초거대 AI를 활용, 누구나 창의적인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게 돕는 초창의적 AI 등의 연구를 하고 있다. 대학에선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므로 이를 갖추고 있는 기업과 협력해 인재 양성과 연구 성과를 내는 것이다. 정 원장은 “네이버 초창의적 AI 연구센터엔 60~70명의 대학원생이 파견돼 네이버 연구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함께 연구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컴퓨팅, AI 인프라를 활용해 학생들이 연구하면서 이론이 아닌 현재 AI 시장에서 관심 높은 분야를 직접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AIST AI대학원은 초창의적 AI 연구센터 외에도 KAIST-기상청 AI기상예측연구센터, KAIST AI대학원 성남연구센터, 디지털 바이오헬스 AI 연구센터 등을 개소해 다양한 연구를 독려하고 있다. AI기상예측연구센터에서는 기상청과 함께 AI 기반 기상 예측을 연구한다. 재난재해를 일으킬 수 있는 기상 변동을 AI로 예측해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고 있다. 성남연구센터에서는 판교와 성남권에 위치한 IT 기업들의 문제점을 학생들과 함께 해결하는 활동을, 디지털 바이오헬스 AI 연구센터에서는 의료 AI 모델이 내린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연구 등을 하고 있다.
정 원장은 “우리 대학원은 1년에 19명의 전임 교수가 매년 200억 원 정도의 연구비를 외부로부터 수주하고 있다”며 “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산업체로부터의 연구비일 정도로 산학협력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례로 삼성전자와는 반도체 강화를 위한 AI 연구를, 삼성리서치와는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의 AI 연구 등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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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명의 전임 교수진, AI 연구와 인재 양성 리딩… 창업 성과도 커
정송 원장은 AI대학원을 드림팀으로 만들기 위해 교수진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4년 반 동안 큰 노력 끝에 19명의 전임 교수진을 꾸리고, 35명의 겸임교수와 5명의 초빙교수를 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실 AI 인재 양성에서 교수 확보는 가장 큰 과제로 꼽혔다. AI를 학생들에게 지도할 만큼 전문가가 아직 부족하고, 이들은 높은 비용을 주는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 원장은 “학생을 지도하고 연구하는 교수의 역할은 대학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교수진을 꾸리는데 정말 큰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전임 교수진의 평균 연령은 30대”라면서 “AI를 잘하는 젊은 교수들이 대학원생들과 소통하며 재미있게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KAIST AI대학원을 졸업한 학생들은 국내외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박사 졸업생 중 3명은 미국, 캐나다 등의 대학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생성형 AI의 기반이 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s)’을 창시한 세계 4대 AI 석학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있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이도 있다. 나머지 졸업생들도 창업을 했거나 해외 빅테크 기업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실 KAIST AI대학원에서는 총 12개의 기업을 창업했다. 7개의 기업은 교수가, 5개의 기업은 학생이 선두에 서서 창업했다. 정 원장은 “KAIST의 가장 큰 특징은 교수와 학생들의 창업을 격려하는 제도가 잘 돼 있는 점”이라면서 “창업 문화가 학교 전반에 자리매김해 있어 학생 창업을 굉장히 격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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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인재 양성 사업 성공적 평가… 한국 AI 목표 다시 정립할 때
정 원장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한 AI대학원 인재 양성 사업은 성공적인 사업이었다고 평가했다. 투자 대비 성과로 본다면 국가 연구개발(R&D)에서 가장 비용이 잘 사용된 사업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AI 인재 양성이 한국 전체의 AI 경쟁력 향상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 인력 부족 문제가 AI대학원 인재 양성 사업으로 실마리를 풀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그는 컴퓨팅 자원 분야에서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AI 산업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이끄는 가운데, 이 기업들과 비교해 컴퓨팅 자원이 부족한 학교는 연구와 인재 양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실 컴퓨팅 자원이 부족한 학교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작년부터 대두했다”며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방법을 찾곤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팅 자원과 관련해 공공의 AI를 만들기 위한 대규모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면서 “좋은 그래픽처리장치(GPU)들을 연구비로 구매해도 이를 꽂아놓고 사용할 전력이 갖춰진 데이터 센터를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중국에서는 이러한 지원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해주고 있다”면서 “광주에서 유사한 사업이 있었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고, 연구를 위한 GPU들을 꽂을 수 있는 서버 시설을 정부 차원에서 제공해주는 것이 연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AI 연구 지원은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AI 모델을 전부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자체적인 AI 연구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은 “현재 글로벌 기업은 AI 모델을 전부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챗GPT도 무슨 데이터로 어떻게 공부했는지, 내부 구조 소스코드 자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로컬 LLM의 오픈소스를 이용하는 움직임이 강력하게 올 것”이라면서 “한국은 AI 목표 지점을 다시금 정립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AI 연구역량 중심엔 KAIST가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연구부터 인재 양성까지 세계 독보적인 수준의 AI대학원을 꾸려가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KAIST는 세계 최고의 AI 대학원을 목표로 한다”며 “19명의 전임교원을 50명으로 늘리고 졸업생들과 연계하는 문화를 만들어 한국이 AI 강국이 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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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송 KAIST 김재철AI대학원 원장 인터뷰. /구아현 기자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