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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도 SNS 시대”… 증권사 MTS 커뮤니티 경쟁 본격화

기사입력 2025.04.09 17:02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앱(MTS)에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며, 투자 플랫폼의 ‘SNS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좋아요’, 댓글, 팔로우 등 익숙한 소통 방식이 투자 앱에 빠르게 스며들며, 사용자 간 실시간 정보 교류와 참여형 UX가 투자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MTS 커뮤니티는 단순 거래 기능을 넘어 투자자 간 실시간 소통과 정보 교류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특히 해외 주식 투자자가 늘어나며, 밤사이 미국 시장에서 벌어진 주요 이슈를 공유하는 통로로도 활용된다. 정보 격차를 줄이고,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커뮤니티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증권사, ‘소통’ 품었다… 정보 공유·참여 확대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MTS ‘신한 SOL증권’의 커뮤니티 기능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는 매수·매도 시점 기반의 ‘투자 스토리’ 작성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장기 보유 종목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전체 화면 UX도 SNS처럼 구성해 팔로우, 댓글, 공유 등의 소통 방식을 전면에 배치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미국의 대형 주식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의 인기 게시글을 자동 수집해 MTS에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월스트리트베츠는 1,600만 명 이상이 활동하는 미국 최대 주식 커뮤니티로, 2021년 게임스탑 주가 급등 사태를 주도한 바 있다. 이른바 '개미들의 반란'으로 불린 이 사건은 커뮤니티 기반 투자 문화의 파급력을 전 세계에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토스증권은 커뮤니티 기능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토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인당 커뮤니티 일평균 방문은 30회를 넘었고, 월 기준 200회를 넘었다. 투자자는 종목 보유 현황과 매매를 공유할 수 있으며, ‘주주 인증 배지’, 최근 90일 이내 수익률 상위 5%에게 부여되는 ‘수익 상위 5%’ 배지, 팔로워 수 500명 이상에게 주어지는 ‘인플루언서’ 배지 등 다양한 형태의 배지를 통해 소속감과 성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소통이 만든 유대, 감정적 추종매매·루머 유포 우려도

    투자 앱의 SNS화는 투자자 경험을 확장하지만, 감정적 추종 매매나 루머 유포 등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크다. 특히 토스의 배지 시스템은 투자 성과를 과시하거나 특정 종목 매수를 유도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토스증권은 커뮤니티 신뢰 확보를 위해 욕설·비방·홍보성 콘텐츠에 대해 자발적 신고 시스템과 AI 기반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딩방 유도 게시물이나 광고성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탐지·삭제하고 있으며, 시스템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전담 인력을 배치해 수동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외에도 토스증권은 커뮤니티 내 거래내역 공개 기능을 도입해 종목을 추천한 사용자가 실제로 해당 종목을 매수·매도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자율적 관리 시스템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는 객관적 검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보다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인다.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위해… 남은 과제는 ‘신뢰와 책임’

    MTS 커뮤니티는 정보 접근성과 사용자 소통 편의성을 높이며 개인 투자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허위 정보나 맹목적 추종 투자 등의 부작용도 함께 커진다. 커뮤니티가 투자 정보의 새로운 장을 여는 만큼, 신뢰 기반의 설계와 책임 있는 운영 체계 마련이 함께 가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투자 정보를 매개로 한 커뮤니티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금융당국 차원에서의 모니터링 시스템과 가이드라인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단순한 신고제도나 사후 삭제 중심의 관리만으로는 허위 정보나 감정적 매수·매도 유도를 막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대응 못지않게, 사용자 역량 향상 역시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커뮤니티 이용자 스스로 정보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도록 ‘콘텐츠 리터러시 교육’ 등도 실효성 있는 대응책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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