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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에 흔한 ‘미만형 위암’, 혈액검사로 고위험군 선별…검진 사각지대 해소 기대

기사입력 2025.04.24 11:25
  • 40세 미만 여성, 펩시노겐2 수치 높고 헬리코박터 감염력 있으면 위험 최대 25.8배

    암 검진 사각지대에 놓인 40세 미만 여성의 ‘미만형 위암’을, 혈액검사로 고위험군을 선별해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임선희 교수)은 펩시노겐2 수치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력을 동시에 확인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40세 미만 여성의 고위험군 선별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행 국가암검진은 만 40세 이상만을 대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제공하고 있어, 20~30대는 조기 진단 기회를 얻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이 연령대 여성에서 빈발하는 미만형 위암은 점막을 따라 퍼지는 특성 때문에 내시경으로도 놓치기 쉬우며, 예후도 좋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 위암의 형태에 따른 분류. 미만형 위암은 점막을 따라 퍼지듯 분포되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다.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위암의 형태에 따른 분류. 미만형 위암은 점막을 따라 퍼지듯 분포되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다.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시행된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2만 3천여 명의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중 펩시노겐2 수치가 기준치(21ng/mL) 이상이고, 헬리코박터균 감염력이 확인된 40세 미만 여성은 일반인보다 미만형 위암 발병 위험이 최대 25.8배 높았다.

    펩시노겐2는 위 점막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염증이나 위축성 변화가 있을 때 수치가 증가하는 지표다. 기존에는 주로 장형 위암이나 위축성 위염 평가에 활용됐지만, 이번 연구는 미만형 위암에서도 유의미한 예측력이 있음을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

    김나영 교수는 “현실적으로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위내시경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혈액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한 뒤, 선택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전략은 검진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조기 위암 진단에서 혈액검사의 활용 가능성이 실증적으로 제시된 만큼, 향후 펩시노겐2 검사와 헬리코박터균 항체 검사를 기반으로 한 정밀 검진 전략이 도입된다면 위암 조기 발견율 향상은 물론, 검진 사각지대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종양학 및 암 예방 분야의 국제 학술지 ‘Cancers’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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