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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K씨는 점심을 먹은 후 동료들과 가볍게 산책하며 걷기를 즐기는 '워런치족'이다. 요즘처럼 야외 활동하기에 좋은 날씨에는 실내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이 해소되고,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햇살이 따가운 점심 무렵에는 모자나 선글라스를 챙기면 자외선 걱정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럽다.
‘워런치족(Walunch族)’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걷기를 실천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등장한 신조어로, 워킹(Walking)과 런치(Lunch)를 합성한 말이다. 한 취업정보 사이트 설문 결과, 직장인의 약 49.3%가 점심시간에 걷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점심시간을 이용한 걷기인 워런치는 이미 직장인의 일상 속 건강 관리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걷기는 별도의 장비 없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관절과 근육에 부담이 적고, 주변 풍경을 즐기며 리듬감 있게 걷는 활동은 신체 건강은 물론, 마음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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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에 따르면 걷기만 잘 실천해도 혈당 조절, 심폐 기능 강화, 근육량 유지, 비만 해소 등 다양한 건강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식후 걷기는 소화와 혈류 개선에 도움을 주고, 뇌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 오후 업무 집중력과 활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퇴근 후 별도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에게 워런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챙기는 현명한 대안이 된다.
먼저 워런치를 꾸준히 실천하기 위한 작은 준비는 사무실에 운동화나 워킹화를 비치하는 것이다. 특별한 약속이 없고,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가 아니라면 점심시간에는 식사 후 걷기라는 목표를 세운다.
회사 주변에 걷기 좋은 길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익숙한 경로에서 벗어나 새로운 루트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 지나치던 골목길이나 새로운 길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반복되는 업무 시간 속에서 작은 활력과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다.
혼자 걷는 시간은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데 유익하며, 동료와 함께 걸으면 업무 외 소통의 장으로 확장된다. 짧은 산책이 집중력 회복과 관계 개선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다준다.
또한, 만보기나 워킹 앱을 활용해 걸음 수를 기록하면, 수치로 확인되는 성취감이 꾸준함을 이끄는 강력한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 가볍게 걷기로 시작한 워런치는 일상의 건강 루틴으로 이어지는 가장 실현 가능한 습관이 될 수 있다.
- 권연수 기자 likeg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