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마다 다른 무릎의 고유 각도를 정밀하게 반영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실제 보행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팀은 ‘경골 후방경사각’의 변화 범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후방십자인대 보존형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20일 밝혔다.
-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인공관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공관절 수술 건수는 약 12만 건으로, 최근 3년간 약 7.5% 증가했다.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은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고 다리를 일자로 정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환자 고유의 무릎 구조와 다른 정렬로 인해 이질감과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김중일 교수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의 고유 정렬을 보존하면서 후방십자인대를 유지하는 ‘보존형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했다. 특히 무릎 아래 뼈인 경골의 관절면이 뒤로 기울어진 정도를 의미하는 ‘경골 후방경사각’이 수술 후 얼마나 보존되는지를 중점 분석했다.
-
연구팀은 마코(MAKO) 로봇을 활용해 수술을 받은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경골 후방경사각의 변화 폭에 따라 두 그룹(4도 미만, 4도 이상)으로 나누어 1년간 임상 경과를 추적했다. 이때 슬관절 기능 지수(Knee Society Function Score), 망각 관절 지수(Forgotten Joint Score), 골관절염 지수(WOMAC) 등을 활용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경골 후방경사각의 변화를 4도 미만으로 유지한 그룹이 보행력, 무릎 가동성, 통증 개선 등에서 유의미하게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슬관절기능지수는 평균 85.6점으로 4도 이상 변화 그룹(77점)보다 높았고, 망각 관절 지수도 75.9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골관절염 지수(WOMAC)는 점수가 낮을수록 통증이 적은데, 4도 미만 그룹이 10.5점으로 4도 이상 그룹(17점)보다 양호했다.
이는 인공관절 수술에서도 ‘개인화 치료’가 중요한 흐름임을 시사한다. 실제 정형외과에서는 정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로봇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김중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고유의 무릎 해부학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수술이 실제 결과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정렬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구조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수술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스포츠의학회 공식 학술지 KSSTA(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 3월호에 게재됐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