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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과 첫 만남… 에어프레미아 탑승부터 타임스퀘어까지 완벽한 여정

기사입력 2025.05.06 12:48
  • 미국 본토로의 여행은 처음이라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그간 영화와 드라마로만 접했던 뉴욕의 거리를 직접 걷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온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브로드웨이, 센트럴 파크...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장소들을 실제로 마주할 생각에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뉴욕이라는 도시가 지닌 특별한 에너지와 다양성, 그리고 역동성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었다.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이 특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세심하게 뉴욕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뉴욕 하늘길로 선택한 ‘에어프레미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전통적으로 취항해온 JFK 공항 대신, 나는 에어프레미아의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EWR) 노선을 선택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항공편 선택이 아닌, 여행의 ‘실속’을 챙기는 첫걸음이었다. 여행 경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편안한 비행 경험을 원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알려진 에어프레미아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중심으로 가격 대비 높은 서비스 품질을 제공한다. 특히 뉴어크 공항은 뉴저지에 위치해 있지만, 맨해튼 남부나 미드타운까지의 거리와 소요 시간은 JFK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경우도 많아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JFK를 선호하지만, 알고 보면 도심 접근성 면에서 뉴어크 공항이 오히려 ‘가성비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성수기 항공권 대란 속에서도 에어프레미아는 비교적 티켓 확보가 쉬운 편이었다. 최근 MZ세대와 3040 자유여행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에어프레미아 이코노미 좌석
    ▲ 에어프레미아 이코노미 좌석

    이번 여행에서는 인천에서 뉴욕으로 갈 때는 이코노미 좌석을, 돌아올 때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했다. 인천 출발 비행기에서는 무제한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해 이용했는데, 속도도 괜찮은 편이었고 미리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놓지 않아도 SNS나 인터넷, OTT 서비스를 기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덕분에 14시간의 긴 비행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 에어프레미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 에어프레미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에어프레미아의 최대 장점은 넉넉한 좌석 공간이다. 주요 항공사의 이코노미 좌석은 평균 31~33인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33~35인치로 여유가 있다. 좌석 간 밀집도가 낮아 옆 좌석 승객과의 거리도 충분해 심리적으로도 여유로웠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좌석 간격 약 38인치, 좌석 폭 19.8인치로 일반 이코노미보다 훨씬 넓다. 리클라이닝 각도도 크고 발받침도 제공되어 귀국길의 장거리 비행에서도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비즈니스 클래스만큼은 아니지만,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사이의 안락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대한항공 비즈니스 클래스가 400만 원 이상인 반면, 에어프레미아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약 150만 원~20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타 항공사의 이코노미 좌석보다 약간 비싸지만, 제공되는 편의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었다.

  • 에어프레미아에서 제공하는 기내식 불고기비빔밥
    ▲ 에어프레미아에서 제공하는 기내식 불고기비빔밥

    제대로 된 한 끼를 제공하는 기내식도 인상 깊었다. 뉴욕행 비행기에서는 탑승 약 1시간 후 저녁 기내식으로 불고기 비빔밥이 나왔는데, 푸짐한 양과 다양한 나물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도착 3시간 전에는 아침 기내식으로 치킨 스튜가 제공되었고, 부드러운 닭고기와 야채가 잘 어우러졌다.

    뉴어크 공항 입국심사, 철저한 준비가 필수


    14시간의 비행 끝에 뉴어크 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내려 입국심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미국 여행의 첫 관문인 입국심사는 단순한 신원 확인을 넘어, 체류 목적과 적법성을 따지는 중요한 절차다. 준비가 부족하면 심사 지연은 물론 입국이 거부될 수도 있기에 철저히 준비했다.

  • 입국심사에 필요한 서류들을 미리 꼼꼼히 챙겼다. 여권은 입국일 기준 6개월 이상 유효한지 확인했고, ESTA(전자여행허가)는 출력본과 모바일 파일 모두 준비했다. 왕복 항공권과 숙소 예약 내역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정리해 두었다.

    최근 뉴어크 공항은 입국절차 간소화가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접했다. 실제로 종이 입국신고서나 키오스크 입력은 사라졌고, 여권만으로 심사관이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만 외국인의 경우 지문 채취와 얼굴 사진 촬영은 여전히 필수이므로 이에 대비했다.

    심사관은 딱딱한 표정으로 여권을 확인한 뒤 방문 목적, 체류 기간, 숙박 장소, 직업, 귀국 항공권 예약 여부 등을 질문했다. 나는 미리 준비한 대로 간결하고 정확하게 답변했다. 심사관은 컴퓨터 화면을 잠시 확인한 후 입국 스탬프를 찍어주었고, 무사히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앳홈트립과 함께한 편안한 공항-호텔 이동


    입국심사를 통과하고 나면 숙소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교통편을 찾는 건 예상보다 큰 스트레스다. 특히 낯선 뉴어크 공항에서 교통 시스템을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유동적이고 영어로 소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특히 맨해튼까지의 거리가 멀어 요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도 있다. 대중교통 이용도 가능하지만, 피곤한 몸으로 짐을 들고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는 건 무리였다.

  • 뉴어크 공항 앞에서 대기 중인 옐로라이드 차량
    ▲ 뉴어크 공항 앞에서 대기 중인 옐로라이드 차량

    그래서 이번에는 뉴욕 전문 여행사 ‘앳홈트립’의 ‘옐로라이드’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여행 커뮤니티와 SNS에서 "우버보다 저렴했다", "팁 걱정 없이 편하다"는 후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었고, 도착 시간과 인원, 짐의 양까지 미리 알려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도착장에 나오자 한글로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든 기사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무엇보다 한인 기사가 직접 운전해 의사소통이 편했다.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위치한 ‘템포 바이 힐튼 타임스퀘어’


    이번 여행의 숙소는 맨해튼의 심장,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템포 바이 힐튼 타임스퀘어’였다. 힐튼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템포’의 뉴욕 첫 호텔로, 47번가에 자리하고 있다. 호텔을 선택할 때는 위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는데, 첫 뉴욕 여행인 만큼 도시의 중심에서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템포 바이 힐튼 타임스퀘어의 문을 나서면 타임스퀘어 전광판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 템포 바이 힐튼 타임스퀘어의 문을 나서면 타임스퀘어 전광판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이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위치다. 문을 나서면 곧장 타임스퀘어 전광판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브로드웨이 극장가, 록펠러 센터, 브라이언트 파크, 현대미술관(MoMA) 등 주요 명소가 모두 도보 10분 이내 거리로, 뉴욕 여행의 중심 베이스캠프로 이상적이었다. 늦은 밤에도 안전하게 걸어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지하철 1·2·3호선을 포함해 다양한 노선이 호텔과 바로 연결돼 있어 맨해튼 곳곳을 누비기에도 좋았다. 첼시, 소호, 그리니치 빌리지 등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했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하이라인 파크 같은 명소도 지하철로 몇 정거장 거리였다.

  • 템포 바이 힐튼 타임스퀘어의 객실
    ▲ 템포 바이 힐튼 타임스퀘어의 객실

    객실은 현대적이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었다. 킹사이즈 침대는 무척 편안했고, 베개의 쿠션감도 좋아 지친 몸을 충분히 쉴 수 있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도시의 에너지를 담아내면서도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설계가 인상 깊었다. 타임스퀘어 바로 앞임에도 객실 내부는 의외로 조용했다. 창밖으로는 눈부신 야경을, 실내에서는 조용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템포 바이 힐튼은 ‘여행은 곧 도시를 경험하는 방식’이라는 문장을 공간으로 구현해 낸 호텔이었다. 객실에서 바라본 타임스퀘어의 풍경, 주변 거리의 활기,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수많은 명소들... 이 모든 것이 뉴욕이라는 도시의 맥박을 가까이서 느끼게 해주었다.

    타임스퀘어, 꿈에 그리던 그곳에 서다

    뉴욕에 새벽에 도착했지만, 도저히 씻고 쉬기만 할 수는 없었다.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저녁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네온사인과 전광판을 보고 싶었다. 호텔을 나선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서게 되었다.

  • 뉴욕 타임스퀘어
    ▲ 뉴욕 타임스퀘어

    낯익은 풍경이었다. 지구 반대편에 살면서도 수없이 보아온 장면. 영화 속 주인공이 걷던 거리, 각종 시상식과 연말 카운트다운의 배경이던 장소. 하지만 그 모든 장면은 ‘화면’ 속이었다. 실제로 뉴욕 타임스퀘어에 첫발을 디딘 순간, 익숙함은 곧 낯선 전율로 바뀌었다. 눈부신 LED 전광판이 하늘을 뒤덮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빛과 소리, 군중의 물결이 도시의 숨결처럼 이어졌다. 타임스퀘어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무대 같았다. 지나가는 행인들조차 엑스트라가 아닌 듯, 모두가 뉴욕의 풍경을 구성하는 주연 같았다.

  • 뉴욕 타임스퀘어
    ▲ 뉴욕 타임스퀘어

    사람들의 다양성도 인상적이었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 퇴근길의 뉴요커, 거리 공연가, 캐릭터 복장을 한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거대한 전광판들이 끊임없이 장면을 바꾸며 광장을 다양한 색으로 물들이고, 그 빛을 받아 반짝이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그곳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해지는 공간. "내가 진짜 뉴욕에 왔구나"라는 실감은 그제야 온몸으로 밀려왔다. 시차보다도 더 강렬하게,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순간이었다.

    뉴욕의 중심에 선다는 건 단지 지리적인 의미가 아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 간절히 꿈꾸었던 ‘언젠가 저곳에 가보리라’는 소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타임스퀘어에서 뉴욕의 첫날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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