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기(氣)를 담은 그릇, 코스모스 울릉도에서의 특별한 2박 3일

기사입력 2025.04.28 05:00
목적지 자체가 여행인 데스티네이션 스테이(destination stay) ‘코스모스 울릉도’
  • 울릉도 북면 추산리의 송곳산
    ▲ 울릉도 북면 추산리의 송곳산

    서울을 벗어나기 위해 여행지를 정한 적은 많았지만, 단 하나의 숙소를 위해 섬으로 향한 적은 없었다. 이번 울릉도 여행은 달랐다. '코스모스 울릉도'를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다. 목적지는 '울릉도'가 아니라 '코스모스 울릉도'(이하 코스모스)였다.

    2박 3일.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곳을 다녀온 후 마음의 결은 분명 달라졌다. 바다가 품은 절경과 기운, 동양적 건축 미학이 어우러진 코스모스는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이자 여행의 종착지였다.

    바다 건너 도착한 기(氣) 명당


    여정은 서울역에서 시작됐다. KTX를 타고 포항역까지 2시간 20분, 다시 포항여객선터미널까지 택시로 20분 남짓 이동한 후 쾌속선을 타고 바다를 건넜다. 울릉도 도동항에 닿기까지 약 3시간. 결코 짧지 않은 길이었지만, 목적지가 코스모스라면 이 정도 수고쯤은 오히려 설렘으로 다가왔다.

  • 코스모스 울릉도의 빌라 쏘메와 송곳산
    ▲ 코스모스 울릉도의 빌라 쏘메와 송곳산

    섬의 도착지는 울릉도 북면 추산리. 북쪽에서도 특히 산세가 깊고,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산줄기가 감싸듯 둘러싸고, 앞으로는 탁 트인 동해가 펼쳐진 이 지역은 전통적인 풍수지리 관점에서도 '배산임수(背山臨水)' 조건을 완벽히 갖췄다. 울릉도에서도 기(氣)가 모이는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은 송곳산 아래, 동해와 단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자리에 코스모스 울릉도가 자리 잡았다.

    기(氣)를 담은 건축, 자연과 공존하는 철학


    건축가 김찬중은 코스모스를 건물이기보다는 "기(氣)를 담는 그릇"으로 구상했다. 동양화의 '기운생동'을 건축으로 구현했다. 기운생동은 기운 기(氣), 운치 운(韻), 날 생(生), 움직일 동(動)으로 '우주와 자연의 기운이 살아 움직이는 장소에서 최고의 기운이 생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코스모스는 자연 위에 얹혔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거대한 산과 바다를 거스르지 않고, 그 흐름 안에 조심스레 내려앉은 듯한 형태. 흡사 꽃송이처럼 펼쳐진 빌라가 바람결에 움직일 것만 같은 모습도 인상적이다.

  • 코스모스 울릉도의 빌라 떼레
    ▲ 코스모스 울릉도의 빌라 떼레

    코스모스는 세 가지 형태의 숙소로 구성된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빌라 코스모스', 호텔형 리조트 '빌라 떼레', 그리고 올인클루시브 풀빌라인 '빌라 쏘메'다. 빌라 쏘메는 4가지 타입의 총 10개의 객실, 빌라 떼레는 3가지 타입 총 8객실로 구성된다. 빌라 코스모스는 독채 건물로 4개 객실로 구성됐으며, 홈페이지의 이메일 또는 유선 문의를 통해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3개의 숙소는 각기 다른 형태지만 모든 공간이 울릉도라는 섬의 자연, 그리고 '순환과 상생'이라는 철학 위에 놓여 있다.

  • 코스모스 울릉도의 빌라 코스모스
    ▲ 코스모스 울릉도의 빌라 코스모스

    코스모스 울릉도는 2017년 10월 빌라 코스모스와 빌라 떼레가 개장한 이래로 독특한 건축미와 하이엔드 서비스, 그리고 대자연의 기운이 전해지는 웅장한 풍광으로 사랑받아 왔다. 특히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시기에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코스모스는 국내 신혼부부들에게 해외를 대신할 수 있는 대표적인 허니문 숙소로 크게 각광받았다. 기업가, 연예인, 미술 작가 등 유명 인사들이 연이어 방문하며 특별한 휴식처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코스모스의 가치는 수많은 권위 있는 상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2018년과 2020년에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즈인 IDEA와 iF에서 각각 환경 부문 은상과 건축 리조트 부문을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영국의 유명 디자인 잡지 '월페이퍼'가 발표한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즈 2019'에서 '최고의 디자인 호텔'로 선정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본상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전 세계 호텔과 리조트를 대상으로 권위가 높은 월드 럭셔리 호텔 어워즈에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점이다. 또한,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 품질인증제에서 2021년 전국 최초이자 울릉도 역대 최초로 최고 등급인 '프리미어' 등급을 획득하며, 울릉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코스모스 '빌라 쏘메', 기운의 흐름 속에 머물다


    이번 울릉도 여행에서 머문 곳은 코스모스 울릉도의 '빌라 쏘메(VILLA SOMMET)'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 전경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 전경

    송곳산의 장엄한 기운을 마주한 올인클루시브 풀빌라로, 김찬중 교수는 울릉도의 전통 가옥인 너와집에서 모티프를 얻어 건축물이 마치 웅장한 송곳산에서부터 리조트가 위치한 기슭으로 이어지는 산등성이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했다.

  • 빌라 쏘메에 입장하면 만나는 대형 미디어 월
    ▲ 빌라 쏘메에 입장하면 만나는 대형 미디어 월

    빌라로 들어서면 대형 미디어 월에 울릉도의 웅장한 절벽과 푸른 바다가 예술적으로 재탄생한 미디어 아트가 흐른다. 그 감각적인 첫인상에서부터 특별한 여행의 설렘이 가슴 속에 밀려들기 시작한다.

  • 빌라 쏘메 로비에 있는 울릉도를 표현한 수석과 분재
    ▲ 빌라 쏘메 로비에 있는 울릉도를 표현한 수석과 분재

    빌라 로비는 양의 기운이 가득한 테마로 꾸며졌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안개가 바닥에 뿌옇게 깔리고 거대한 태양 앞으로 울릉도를 표현한 수석과 분재가 시선을 끈다. 울릉도 바다에 떠오르는 태양 그리고 섬을 둘러싸는 안개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작가는 과거 자욱한 해무로 섬의 위치를 찾지 못해 신비한 섬으로 불렸던 울릉도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 빌라 쏘메에서 웰컴드링크로 제공하는 우산고로쇠와 핫타월
    ▲ 빌라 쏘메에서 웰컴드링크로 제공하는 우산고로쇠와 핫타월

    웰컴드링크로는 우산고로쇠가 제공된다. 울릉도 우산고로쇠는 매년 2~3월까지 채취하며, 일반 고로쇠와는 다르게 울릉도 고유종으로 당도가 높고 인삼향이 나는 특징이 있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 객실 '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 객실 '설'

    빌라 쏘메의 객실은 오션 테라스를 갖추고 있어 바다의 기운이 끊임없이 공간을 채운다. 음양오행의 원리를 반영해 기의 순환 구조로 구성된 객실은 '부정적인 기운을 비우고, 긍정적인 기운으로 채우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 객실에서는 전객실 오션뷰를 즐길 수 있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 객실에서는 전객실 오션뷰를 즐길 수 있다.

    프라이빗 자쿠지, 카바나, 파인 다이닝, 그리고 인피니티 풀까지 숙소에 머무는 내내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순환상생의 여정'이 이어진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의 '인피니티 풀'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의 '인피니티 풀'

    특히 인피니티 풀은 송곳산과 바다 사이 절벽 위에 위치해, 마치 자연의 경계 위에 몸을 띄우는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이 풀에 채워진 물은 무려 31년간 자연 정화를 거친 '추산 용출수'다. 추산리 일대에는 땅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천연 용출수가 있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의 '인피니티 풀'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의 '인피니티 풀'

    이 물은 울릉도에서도 드물게 미네랄이 풍부하고 에너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출수는 위산을 중화시키고, 세포 재생과 해독, 신장 기능 향상에 효과적이며 피부에도 탁월한 보습 효과를 준다고 한다. 용출수는 각 객실마다 지급된다.

  • 빌라 쏘메 투숙객이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입는 관내복
    ▲ 빌라 쏘메 투숙객이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입는 관내복

    빌라 쏘메의 객실 내 옷장에는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입을 수 있는 관내복이 걸려있다. 고객 관내복과 가방, 면역공방복, 직원용 멀티스태프 유니폼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와 협업해 제작됐다. 리조트 내에서 고객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관내복은 실내복으로의 기능뿐만 아니라 자연 속 휴식과 순환상생 체험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경험의 연장선'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업사이클링 소재와 울릉도의 색감을 반영한 디자인은 울릉도의 자연과도 잘 어울린다.

    ‘르 플로’에서 땀으로 비워내고 에너지로 채우다


    빌라 쏘메 투숙객이라면 울릉도만의 특색과 자연을 더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음양오행의 순환상생 체험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투숙객이 울릉도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한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에서 스톤테라피를 할 수 있는 '르 플로'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에서 스톤테라피를 할 수 있는 '르 플로'

    빌라 쏘메 지하 1층에는 특별한 공간, '르 플로'가 자리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깊은 휴식과 치유를 선사하는 이곳에서는 스톤 테라피를 진행한다.

    르 플로는 수억 년 전부터 생성되어온 천연 광석 '테라스톤'을 활용한 스톤 테라피를 제공한다. 테라스톤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 파동은 체내에 축적된 유해 성분을 땀과 함께 배출시키는 과학적 디톡스 온열 요법의 핵심 요소다.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쌓인 체내 독소가 축적되면 우리 몸의 에너지는 독소 해독에 소비되어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스톤 테라피는 이런 독소를 효과적으로 배출하는데, 그 효과는 마라톤을 30km 이상 하거나 에어로빅을 2시간 이상 지속한 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에서 스톤테라피를 할 수 있는 '르 플로'
    ▲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에서 스톤테라피를 할 수 있는 '르 플로'

    르 플로에 도착하면 스톤 테라피를 위해 편안한 테라피복으로 환복하게 된다. 테라피 공간에 들어서면 용출수가 담긴 물통이 반겨준다. 한 잔 마시고 난 후 개인별 파동 베드에 자리 잡으면 테라피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웰니스 브랜드 '숨 쉬는 고래'의 대표이자 명상과 요가 지도자인 김부진 님의 음성 안내로 진행되며, 약 1시간 동안 미디어 아티스트 정윤수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스톤 테라피가 이루어진다. 정윤수 작가는 코스모스 울릉도의 아이덴티티인 음양오행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의 다섯 요소(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에너지를 시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 디지털 기술과 자연 요소를 결합한 그의 미디어아트는 울릉도의 자연과 조화로운 관계를 표현하며 테라피 효과를 더해준다. 베드에 누워 테라피가 시작되자, 서서히 몸이 따뜻해지며 긴장이 풀린다. 나레이션의 차분한 목소리가 음양오행의 철학을 설명하며 명상으로 이끌고, 천장을 수놓은 미디어아트는 더욱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약 20분이 지났을 때 자연스럽게 땀이 나기 시작했고, 30분쯤 되었을 때는 온몸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답답한 기분이 들었지만, 점차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테라피가 끝난 후에는 상쾌함과 함께 깊은 평온함이 찾아왔다. 일상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씻겨 내려간 듯한 가벼움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울릉도의 자연을 식탁에서 맛 보다


    레스토랑 'La 鬱(라 울)'에서는 울릉도의 자연을 식탁 위로 올린 듯한 요리를 제공한다. 제철 식재료로 완성된 울릉 컨템포러리 퀴진은 맛 이상의 치유감을 전한다.

  • 레스토랑 'La 鬱(라 울)'에서 디너로 제공한 요리
    ▲ 레스토랑 'La 鬱(라 울)'에서 디너로 제공한 요리
  • 레스토랑 'La 鬱(라 울)'에서 디너로 제공한 요리
    ▲ 레스토랑 'La 鬱(라 울)'에서 디너로 제공한 요리

    손님에게 제공되는 식재료는 대부분 울릉도에서만 나고 자란 것을 사용하며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허브로 조식과 파인다이닝을 선보인다. 독도 새우와 제철 생선회, 오징어, 솥밥, 더덕과 울릉도 나물들이 어우러진 메뉴들은 섬이 품은 영양소와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식사 마무리 디저트로 제공되는 호박 아이스크림은 놓치기 아까운 별미다.

    코스모스 인근 가볼만한 울릉도 여행지


    코스모스 울릉도는 목적지 자체가 여행인 '데스티네이션 스테이(destination stay)'지만, 섬에 왔으니 바깥 세상도 만나보고 싶었다.

  • 천부해중전망대
    ▲ 천부해중전망대

    코스모스와 가장 가까운 관광지는 천부항에 위치한 '천부해중전망대'가 있다. 천부해중전망대는 마치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신비한 공간이다. 투명한 유리 벽 너머로 펼쳐지는 바닷속 풍경은 한 폭의 수중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햇빛이 수면을 뚫고 반짝이는 장면은 지금도 눈을 감으면 떠오른다. 계절과 해양 컨디션에 따라 물고기의 출현이 달라지지만, 그 여부와 상관없이 바다와 하나 되는 경험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

  •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
    ▲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
  •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를 타고 내린 후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의 모습
    ▲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를 타고 내린 후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의 모습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은 울릉도의 절경을 가장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루트다. 총연장 304m, 20인승 차량이 등판각 39도를 오르는 약 6분간의 이동이 끝나면, 정상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태하등대까지 이어지는 길이 열린다. 그 길 위에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숲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짧은 트래킹은 오히려 절경을 만날 준비운동처럼 느껴진다.

    독도, 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는 곳


    울릉도까지 갔는데 독도를 빠뜨릴 수는 없다. 울릉도에서 배를 타고 1시간 30분을 가야 도착하는 곳이지만 한국인들도 평생에 한번 갈까 말까 한 곳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입도 자체가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방파제 등 접안시설이 부족해 너울성 파도 등으로 인해 평균적으로 독도를 방문할 수 있는 입도일이 1년에 140일 밖에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독도를 연간 2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지만 이중 25% 정도는 독도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간다.

  • 독도
    ▲ 독도

    내가 간 날에는 아침부터 흐린 하늘과 높은 파도가 계속됐다. 독도 땅을 밟을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독도행 배에 올라탔다. 멀미약은 필수다. 멀미약에 취해 잠들었다가 깨니 창문으로 멀리 독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교과서에서만 봤던 독도를 실제로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멀리서 보면 한 쌍의 바위덩어리 같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우리 역사의 무게를 고스란히 품은 섬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 독도
    ▲ 독도

    이때 안내 방송으로 독도 접안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왔지만, 내리지 못할 가능성은 여전했기 때문에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접안 성공을 알리는 순간, 배 안의 승객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독도 선착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저 한 섬이 아닌, 우리 민족의 역사와 혼이 깃든 땅을 직접 밟는다는 감격이었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 그리고 89개의 부속도서로 이루어진 화산섬이다. 사람이 상주하는 곳은 동도뿐으로, 독도경비대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 면적은 작지만 그 지질학적, 생태적 가치는 말로 다 할 수 없이 크다. 깎아지른 듯한 현무암 절벽이 바다와 만나 만들어낸 장관은 자연이 빚어낸 예술 작품 그 자체였다.

  • 독도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여행객
    ▲ 독도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여행객

    독도 상륙 시간은 고작 40분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에 머문 순간은 뭉클함의 연속이었다. 관광객들은 저마다 태극기를 들고 독도의 바위 배경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단순한 여행 기념사진이 아닌, 우리 영토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이 담긴 순간이었다.

    절벽 위로는 수많은 바다제비와 괭이갈매기가 날아다니며 독도의 하늘을 장식했다. 이들의 날갯짓은 마치 이 섬의 오랜 지킴이처럼 보였다. 푸른 바다와 창공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새들을 보며, 이곳이 단순한 바위섬이 아닌 생명이 살아 숨쉬는 터전임을 실감했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실제로 이곳에 서서 동해의 거친 바람을 맞으니 그 의미가 온몸으로 다가왔다. 눈앞에 펼쳐진 깎아지른 절벽과 에메랄드빛 투명한 바다, 그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의 군무는 내 가슴을 벅차오르게 했다. 독도에 발을 딛는 경험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역사적 순례와도 같았다. 떠나는 배 위에서 점점 작아지는 독도를 바라보며, 언젠가 다시 찾아올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올 수 있다는 이곳에 다녀온 나의 운명에 감사하며, 독도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의미를 가슴 깊이 새겼다.

    다시 돌아온 공간, 일상 너머의 차원


    외출 후 돌아온 코스모스 울릉도는 더욱 깊이 있게 다가왔다. 바다 바깥의 섬 울릉도와, 섬 안의 숙소. 그 둘은 분명 다른 차원의 세계였다. 건축잡지 월페이퍼가 '거대한 조개 내부처럼 휘어진 건축'이라고 평가한 빌라 떼레(VILLA TERRE)도 인상 깊었다. 이 공간에서는 콘크리트 건물임에도 철근 없이 곡선 구조를 구현했고, 온돌룸과 침대룸, 패밀리룸 모두 바다와 산을 조망할 수 있다.

  • 코스모스 울릉도에서 바라본 정원
    ▲ 코스모스 울릉도에서 바라본 정원

    1층에 자리한 '카페 울라'는 이미 지역 주민과 관광객 사이에서도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 코스모스 울릉도는 잠만 자는 리조트가 아니다. '울릉도'라는 장소성과 맞물려야만 완성되는 공간이다. 기운이 응집된 지형, 대자연의 순환에 대한 철학, 이를 건축으로 구현한 예술적 미학, 그리고 사람의 쉼을 위한 디테일이 오롯이 스며 있다.

    '머문다'는 행위는 단순한 체류가 아니라, 온전히 공간과 시간, 자연과 기운에 동화되는 일이었다. 섬에서의 2박 3일, 그리고 그 안의 코스모스 울릉도는 '그곳에 가기 위해 여행했다'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다음번에는 더 길게 머물고 싶다. 그저 쉬기 위해, 혹은 깊은 내면의 결을 다듬기 위해. 목적지로서의 코스모스 울릉도는 그렇게 사람을 다시 불러들이는 힘을 갖고 있다. 울릉도의 자연과 코스모스 울릉도에서의 깊은 휴식, 그리고 저 멀리 바라본 독도까지. 2박 3일의 여정은 하나의 점이 아닌,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선이 되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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