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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은 예로부터 민간에 전해오는 쉬운 격언과 잠언을 이르는 말로, 조상들의 경험과 지혜를 담고 있다. 특히 날씨 관련 속담들은 그 원리가 과학적으로 입증될 만큼 정확한 것이 많은데, 겨울철 눈의 성질을 잘 표현한 속담들도 여럿이다.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
는 우리나라의 기상학적 특징을 잘 반영한 속담이다. 겨울철 한반도를 통과하는 고기압은 강한 바람을 몰고 오는데, 이 바람이 높은 산맥을 넘을 때 ‘우웅~’하는 울음소리를 만들어낸다. 기상청은 이렇게 울음소리를 내는 강한 바람이 지나간 지역에는 5~6시간 안에 눈이 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2010년 서해안 일대의 기상관찰을 통해 밝혀냈다.
‘쌓인 눈을 밟아서 뽀드득 소리가 크면 날씨가 추워진다’
는 날씨가 추워지면 눈이 서로 엉겨 붙지 않아 ‘뽀드득’ 소리가 더 커지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며, ‘겨울 눈발이 잘면 춥다’, ‘눈발이 크면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속담은 눈의 상층대기 온도분포에 따라 눈의 성질이 달라지는 현상과 일치한다. 실제 상층대기의 온도가 높을 때는 함박눈이 내리고, 온도가 낮을 때는 가루눈이 내리게 된다.
‘겨울밤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면 곧 눈이 온다’
는 속담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고기압과 기압골의 규칙적인 반복을 핵심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겨울철 우리나라는 맑은 날씨를 만드는 이동성 고기압과 눈을 내리게 하는 기압골이 일정한 주기를 두고 번갈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고 난 뒤에는 단벌의 거지조차 빨래할 정도로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의미의
‘눈 온 뒷날은 거지가 빨래한다’
는 속담 역시 눈이 내린 다음 날에는 일반적으로 날씨가 포근해지는 겨울의 특징을 잘 담고 있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는 ‘눈 온 다음날 샛서방 빨래한다’, ‘겨울철은 따뜻해야 눈이 온다’등이 있다.
이 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이 든다’
, ‘쥐구멍에 눈 들어가면 보리농사 흉년 된다’
는 속담은 눈이 쌓이면 가을철 심어둔 농작물이 따뜻하게 보호되고 땅에 습기가 충분히 공급돼 봄철 가뭄이 예방되는 현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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