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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의 ‘데이터 분석시장’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개발이 쉬워지고, 편향성 문제는 한층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 기업 ‘SAS’는 28일 ‘2023년 데이터 분석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1, 2위로 ‘로우코드로 인한 AI 보급 확산’과 ‘AI 편향 문제 개선’을 제시했다.
로우코드는 AI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코딩 작업을 최소화하는 것을 뜻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 작업을 하지 않고 명령어들을 블록 형태로 구성해 이를 조립하는 ‘블록코딩’ 등의 기술이 있다. 사용자는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 언어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원하는 AI 모델을 쉽게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AI 시장에서는 로우코드를 비롯해 아예 코딩 작업이 필요없는 노코드 플랫폼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위세아이텍, 딥노이드 등 국내 기업도 해당 플랫폼을 개발·상용화했다.
SAS 관계자는 “기업들은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사물인터넷(IoT) 분석 등의 기술을 계속 도입하고 있다”며 “앞으로 로우코드, 노코드 등의 옵션이 많아지면서 사용자 수준과 역량에 관계없이 해당 기술을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AS는 내년 AI의 고질적인 문제인 편향 문제도 개선될 것이라고 보았다. AI가 편향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단 사실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며 관련 연구가 지속돼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AI가 편향을 일으킨 사례는 많다. 2018년 AI는 인종 차별 논란을 겪었다.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안면인식 시스템이 인종별로 다른 정확도를 나타낸 까닭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은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메그비가 개발한 안면인식 기술을 비교한 결과 피부색이 검을수록 인식 오류율이 높다는 것을 찾아냈다. 피부색이 검은 여성의 경우 인식 오류율은 무려 35%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챗봇 ‘테이’를 트위터에 공개해지만 16시간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테이가 사람들과 트윗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정말 페미니스트가 싫다”, “히틀러는 옳았고 유대인을 증오한다” 등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글을 남겨서다.
AI 업계는 해당 문제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은 편향성을 탐지할 수 있는 검증도구를 개발,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AIST 공정성연구센터가 지난해 이보다 더 엄격한 검증도구인 ‘MAF 2022’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검증도구 안에 편향성, 혐오 발언, 차별 등 문제를 일으킬 요소를 포함시켜 개발한 AI 알고리듬을 검사해 문제가 있는 요소를 파악한다.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백신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백신 프로그램에 모든 바이러스를 입력한 뒤 PC에 해당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여부를 파악하는 것처럼, 검증도구 안에 윤리적으로 문제 될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다.
SAS 관계자는 “편향은 인간성의 핵심이자 우리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해로운 편향을 예측해 완화하는 AI를 개발하는 것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신뢰 형성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SAS는 내년 전망되는 주요 이슈로 △고객 데이터 전략의 재정비 △고객 데이터 전략의 재정비 △e-스포츠와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 △산업적 AI 채택으로 제조 현장 역량 강화 △실시간 데이터 스토리지로 데이터 웨어하우스 대체 등을 꼽았다.
고객 데이터 전략의 재정비와 관련해서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고객 데이터 사용 제한에 대응하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서드 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s) 사용이 2024년부터 제한됨에 따라 기업들은 고객 데이터 전략 전체를 재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타사 쿠키에 의존했던 기존의 마케팅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과 보다 친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발전시키게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ESG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금융 기관들이 ESG 활동을 철회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다수 은행이 ESG 사업에 대한 투자를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더욱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스포츠는 블록체인 기술과 융합이 많아질 것으로 보았다. 향후 5~10년 내 블록체인을 우선으로 제작된 게임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술은 산업에서도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 생산성 향상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제조 분야에서 컴퓨터 비전 기술 등 AI가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 웨어하우스는 실시간 데이터 스토리지로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흐름을 이어 2023년에도 전통적인 데이터 웨어하우스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토리지 옵션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SAS코리아 대표는 “팬데믹에 이어 세계 경기 침체,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분석은 기업이 미래에 대비하고 회복탄력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2023년에도 데이터 분석의 활용이 더 많은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SAS는 앞으로도 AI 기반 분석 솔루션을 통해 기업들이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