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서울역 개장 100주년 맞아 전국 100여 개 지역브랜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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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문화유산이자 철도 교통의 심장부였던 구서울역(문화역서울284)이 전국 로컬 문화를 한자리에 모은 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서울역사(舊 서울역) 개장 100주년을 맞아,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18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전국 100여 개 로컬 브랜드와 명소를 소개하는 전시 ‘서울백화점 - Local to Seoul 100 Diaries’(이하 서울백화점)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단순한 상품 나열이 아닌, 지역의 맛·멋·놀이를 입체적으로 풀어낸 생활 문화 전시로, 서울에서 전국을 잇는 문화 플랫폼으로서 구 서울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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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화점의 전시는 기차 여행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지역 여행을 테마로, 전시 공간은 7개 철도 노선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경전선·중앙선·강원선·장항선·호남선·전라선·경부선으로 구성된 각각의 구간에는 해당 지역 고유의 자연, 문화, 장인정신을 반영한 전시 연출이 돋보인다.
남해안의 정취를 담은 경전선 구간에서는 통영의 나전칠기, 옻칠 공예와 함께 항구도시 특유의 낭만과 색감을 조명으로 풀어냈고, 중앙선 구간은 수묵화풍 연출 아래 안동·문경·영주 등의 전통을 장인정신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이 외에도 강원도 춘천의 시민 참여 브랜드 메이드 바이 약사천, 천안의 노포 할머니 학화호도과자, 영주 풍기의 인삼 브랜드 풍기인삼상회 등 각 지역의 삶과 정서를 품은 로컬 브랜드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문화역서울284 중앙홀은 지역 종합안내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시에 참여한 100여 개 브랜드의 책자, 관광가이드, 대표 상품들이 전시되어 관람객은 한자리에서 전국 로컬의 면면을 훑어볼 수 있다. 특히 매주 주말에는 생산자와 브랜드가 함께하는 장터가 열려, 직접 소통하며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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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그릴 공간에서는 전시에 소개된 브랜드 상품을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지역 편집숍이 마련되어 있다. 보고, 느끼고, 사고, 떠나게 하는 다층적인 구조는 지역 문화 콘텐츠를 소비와 연결하며, 궁극적으로 지역 방문 욕구를 자극한다.
문체부는 최근 숨어 있는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로컬 100(지역문화 매력 100선)을 발표하며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일환이자 출발점이다. 철도라는 연결망과 서울역이라는 기점을 활용한 전시는, 각 지역의 브랜드가 단순한 상품을 넘어 하나의 로컬 스토리로 재조명되는 장이기도 하다.
특히, 서울역 개장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역사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담고 있다. 1925년 지어진 구 서울역은 2004년까지 교통의 요충지로 활약했으며, 2011년부터는 원형 복원과 함께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로 탈바꿈해 예술과 디자인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는 100주년을 맞아 특별전시 외에도 건축문화재 공간 투어, 주민 참여 프로그램,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이어질 예정이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