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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축산 스타트업 '소톡', 축산농가 위한 카카오톡 기반 축사 관리 시스템 오픈

기사입력 2023.10.26 09:00
  • 매일 새벽 4시, 대부분의 축산인들이 그렇듯 장정권 대표의 하루가 시작된다. 눈을 뜨자마자 간단한 세안을 마치고 장정권 대표는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그의 축사로 이동한다. 간밤에 농장에 별일이 없는지 살핀 후, 특이 사항이 없다면 바로 사료와 조사료를 주고, 얼마 전 출산한 어미 소와 송아지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을 한다. 아파 보이는 소가 있으면 수의사에게 전화를 해 왕진 요청을 한다. 건초, 대두박 등 축사의 필수품이 부족할 때에는 축협이나 업체에 전화해 필요 물량을 발주한다.

  • 사진 제공=소톡
    ▲ 사진 제공=소톡

    발주 후에는 엑셀 파일 기반의 자체 관리 대장에 기록해 관리한다. 그렇게 오전의 축사 업무가 끝나면 엑셀 파일로 관리하는 축사의 업무리스트를 보고 출산이 임박한 소, 재발정 주기가 도래한 소, 백신을 맞아야 하는 소가 있는지 확인하는 등 하루의 업무리스트를 정리한다. 발정이 온 소가 있을 때에는 수정사에게 연락해 방문 요청을 한다. 그 외에도 주변 환경 정리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와 같이 단순 작업, 고된 노동, 끊임없는 노동시간은 국내 축산업의 고질적 병패다. 자동 사료 급여기, 축사관리 시스템, 발정탐지기 등 여러 기업이 어플리케이션 및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나, 고령화하고 있는 축산인이 쉽게 사용법을 익힐 수 없어 무용지물이며, 그 도입 비용도 만만치 않은 문제로 꼽힌다.

    청년 축산 스타트업 '소톡'의 장정권 대표는 약 10년 전 아버지의 업을 물려받으면서, 축산인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노력해 왔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사업에 참여해 신기술을 접하고 테스트했으며, 자비를 들여 다양한 축산 자동화 설비, IoT 장비(발정 탐지 목걸이 등)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은 다소 감소하게 됐지만, 축사 경영이라는 관점에서는 다양한 업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종합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주말과 휴가 없이 매일 하루 12시간 지속되는 노동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장정권 대표는 2019년부터 '축산농가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종합 축산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여러 인적 네트워크에 참여하며 시야를 넓혀왔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서 전사 경영 시스템의 자동화를 담당하던 한 AI 엔지니어를 알게 됐고, 공동 창업을 제안하게 됐다. 당시 해당 엔지니어는 AI 전문가를 목표로 해외 대학교의 박사학위 합격증을 받은 상태였지만, 장정권 대표의 설득 끝에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축사 관리 시스템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핵심 모토는 "쉽게 그리고 더 쉽게"였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개발해도 고령층이 대부분인 축산 업계의 특성상, 사용법이 어려우면 가입조차 하지 않는 시스템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톡'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SNS인 '카카오톡'에 집중했다. 

    80세의 어르신들도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주고받고 재미있는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등 사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은 서비스를 별도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없고, 회원가입도 간편한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 내에 소톡을 녹여 내 축산인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 장정권 대표는 "하루 일과를 나열해 IT 서비스를 통해 관리될 수 있는 모든 업무들을 선정했다"며, "이를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에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 제공=소톡
    ▲ 사진 제공=소톡

    소톡의 세부 서비스는 ▲축사의 통계정보 조회(총사육두수, 출하성적, 자산가치 등) ▲축사 개채 이력관리(공태 및 수정, 거세, 접종 등) ▲ AI 및 플랫폼 서비스(초거대 언어모델 기반의 AI 축산백과, 수의사 찾기 등) ▲ 축산정보제공(AI가 선별한 주요뉴스, 소톡 빅데이터 연구소의 분석 레포트 등) ▲ 한우의 발정 및 질병탐지 기능을 보유한 IoT 목걸이 소목(Somok)과 연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장 대표는 "대부분의 업무들이 챗봇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암소의 정확한 발정 개시 시점과 수정 적기를 판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IoT 기업의 발정탐지기를 도입해 왔다. 하지만 고가의 도입 비용과 답답한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존재했다. 

    이에 소톡에서는 자체적으로 여러 센서들을 조합한 발정탐지기를 개발해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한우의 발정 뿐만 아니라 행동 변화에 기반한 발병 여부 등 특이 사항까지 탐지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오며 고도화했다. 

    장정권 대표는 한우의 발정탐지 IoT 목걸이 '소목' 또한 오픈 예정이라고 밝히며 "현재도 이미 상용 가능한 수준이지만, 더욱 정확한 발정탐지와 카카오톡을 통한 알림 서비스 연계 등 일부 점검 항목이 남아 있어 2024년 초에 소톡 서비스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점차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며, "고가의 비용이던 기존 발정탐지기 및 목걸이와 차별화해 월 구독 모델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고객들이 재정적 부담이 없도록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요 과제로 선정된 소톡은 오는 11월 카카오톡 기반의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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