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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병원장 김영태)이 인공지능(생성형 AI)과 생물정보학(BI) 등 고도화된 최신 기술을 활용해 난치성 고형암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서울대병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임무 중심형 R&D 사업의 미정복 질환 극복 임무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병원은 서울대, KAIST, ㈜퓨처켐과 함께 공동연구단을 구성하고,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 및 췌장암’을 극복하기 위한 신약 개발 연구를 추진한다.
고형암(Cold tumor)은 위암·폐암·자궁암 등 신체조직에 발생하는 암종으로, 혈액암에 비해 면역반응이 약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특히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은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대표적인 난치성 고형암으로, 치료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전이될 경우 생존율이 낮아 새로운 치료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개발을 추진한다. 이 치료제는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가 표지된 리간드(암에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해 결합하는 물질)를 이용한 차세대 표적 항암제다.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어 주변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해 타 약물보다 내성이 적고, 기전이 간단해 임상 단계 활용이 쉽고, 체내 분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약효 예측이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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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팀은 인공지능(생성형 AI)과 생물정보학(BI) 등 고도화된 최신 기술을 활용해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에 대한 표적 물질과 리간드를 신속히 발굴하고, 그 효능과 기전을 빠르게 테스트할 예정이다. 또한, 저용량으로 약물 안전성을 평가하는 마이크로도징 임상 평가를 적용해 임상 진입 실패 확률을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임상 후보물질 도출의 소요 기간을 30% 이상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초고속 임상 승인을 목표로 한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암세포를 배양한 오가노이드 모델을 구축하고, 다중 분자 영상 기술을 사용해 방사성 리간드 치료 기전을 검증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BI 기반 기초연구를 통해 표적 물질 발굴을 주도하고, KAIST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리간드를 최적화하며, ㈜퓨처켐은 임상용 시료 생산 및 생산 공정 구축을 담당한다.
책임 연구자인 서울대병원 강건욱 교수(핵의학과)는 “한국형 ARPHA-H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난치성 고형암인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 치료를 위한 약물을 초고속으로 발굴하고, 신속히 검증해 혁신적인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며 “나아가 치료제 작용 범위를 점차 확대하여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국가 보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