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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고혈압 환자, 신장 관리 타이밍이 생존율 갈랐다

기사입력 2025.04.03 11:37
  •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신장 질환의 관리 시점이 생존율을 좌우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신장내과 진료를 통해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고, 고혈압 환자는 신장이식 후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이식 장기의 생존율과 환자의 사망 위험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신장내과 진료로 신장 기능 감소 속도 늦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한승석·윤동환 교수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 약 3만 명을 최대 1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신장내과 진료가 신장 기능 보호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3일 밝혔다. 연구팀은 Difference-in-Difference 분석 모델을 이용해 신장내과 진료 의뢰 전후 환자의 사구체여과율(eGFR) 연간 변화율을 비교했다.

  • 신장내과 진료 의뢰 전후 eGFR 변화율 비교. 진료 의뢰 이전(좌측 주황색)에는 eGFR 변화율 효과가 0에 가까우므로, 신장 기능 감소 속도가 큰 변화 없음을 시사함. 반면 의뢰 이후(우측 파랑색)부터 eGFR 변화율 효과가 양수로 바뀌므로, 신장 기능 저하 속도가 둔화됐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신장내과 진료 의뢰 전후 eGFR 변화율 비교. 진료 의뢰 이전(좌측 주황색)에는 eGFR 변화율 효과가 0에 가까우므로, 신장 기능 감소 속도가 큰 변화 없음을 시사함. 반면 의뢰 이후(우측 파랑색)부터 eGFR 변화율 효과가 양수로 바뀌므로, 신장 기능 저하 속도가 둔화됐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그 결과, 신장내과 진료 이전에는 환자의 신장 기능이 꾸준히 감소했지만, 진료 이후에는 연간 eGFR 감소 속도가 현저히 둔화했다. 특히 고위험군의 경우 연간 eGFR 보존 효과가 10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진료 시점과 상관없이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의뢰 환자군은 신장 기능 보호 효과가 입증된 당뇨병약(SGLT2 억제제)과 고혈압약(RAS 차단제) 처방 비율이 높았으며, 반대로 신장에 해가 될 수 있는 약물 사용은 줄었다. 일부 환자는 신장 조직 검사를 통해 당뇨병이 아닌 다른 원인의 신장질환이 발견돼, 적절한 치료로 일부 기능을 회복한 사례도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지(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승석 교수는 “신장내과 전문의는 약물 조정뿐 아니라 다른 신장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신장 기능 회복이 가능한 상태를 찾아낸다”며 “신장 기능이 정상 범위에 있는 환자라도 환자 상태에 따라 조기 진료 의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장이식 환자, 고혈압 완치되면 생존율·이식 성패 개선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장혜련·이경호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1만 1,317명의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장이식 후 고혈압 지속 여부와 예후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식 전 고혈압을 앓던 환자 중 약 36%는 이식 후 1년 이상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혈압이 정상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들은 고혈압 지속군보다 이식 장기의 기능 상실 위험이 39% 낮고, 사망 위험도는 32% 낮았다.

    신장 기능이 저하될 때 고혈압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악화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이식 후 정상 혈압으로 회복된 경우는 양호한 예후의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고혈압학회 및 유럽고혈압학회 공식 학술지(Journal of Hypertension)에 발표됐다.

    연구를 이끈 장혜련 교수는 “신장이식 후 혈압이 정상화되는 것은 이식 장기 생존과 환자 생존의 주요 지표”라며 “의료진은 혈압 변화 양상을 면밀히 추적하고, 생활 습관 개선 및 맞춤형 치료 전략을 통해 환자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두 연구는 당뇨병과 고혈압처럼 흔한 만성질환 환자가 적절한 시점에 전문 진료를 시작하고, 신장 기능과 혈압을 정밀하게 관리하면 장기 이식의 성패는 물론 생존율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신장 질환의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진료 개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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