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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CDMO 시대 열리나…시지메드텍, 맞춤형 생산기지 착공

기사입력 2025.04.18 10:30
OEM 넘는 CDMO 전환 시동…국내 의료기기 산업 구조 변화 주목
  • 정형외과 임플란트 전문기업 시지메드텍이 경기도 의정부에 신공장을 착공하며, 의료기기 분야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기반 생산 체계 전환에 나섰다. CDMO는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보편화된 모델이지만, 의료기기 산업에서는 아직 활성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지메드텍은 맞춤형 정형외과 제품 양산을 위한 설비 구축과 함께, 장기적으로 파운드리형 위탁 생산 플랫폼까지 확대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제조 방식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18일 시지메드텍은 의정부시 용현산업단지 내에서 신공장 착공식을 열고, 생산 거점 확장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신공장은 대지면적 1만 1,321㎡, 연면적 2,299㎡ 규모로 건립되며, 정형외과 금속 임플란트 제품의 연간 생산량을 기존 20만 개에서 60만 개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 시지메드텍 의정부 신공장 착공식에서 유현승 시지메드텍 대표(왼쪽 세 번째), 김동근 의정부시장(오른쪽 세 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시지메드텍
    ▲ 시지메드텍 의정부 신공장 착공식에서 유현승 시지메드텍 대표(왼쪽 세 번째), 김동근 의정부시장(오른쪽 세 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시지메드텍

    시지메드텍은 이번 신공장을 통해 3D 프린팅 기반의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생산 라인을 양산 체계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미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짐머 바이오멧(Zimmer Biomet), LDR 등을 대상으로 한 OEM 납품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CDMO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 내 CDMO 모델은 아직 국내에서는 일반화되지 않은 구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3년 발표한 ‘의료기기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92.1%가 연 매출 5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이며, 이들 대부분은 제품 설계부터 제조까지를 자체 수행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파운드리형 플랫폼 사업자로 기능하며, 제품 개발 전문기업·병원 네트워크·글로벌 유통기업과의 분업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지메드텍은 이 같은 해외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CDMO 자회사 설립 계획도 추진 중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설계 중심 기업이나 마케팅 전문 글로벌 기업, 비제조 의료 스타트업을 위한 ‘파운드리형 위탁 생산 플랫폼’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장 설비에는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사측은 정교한 생산 체계와 AI 시스템이 접목된 자동화 설비가 고객 맞춤형 생산 대응력과 품질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착공은 의정부시와의 지역 상생 모델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의정부시는 2023년 3월 시지메드텍의 모회사인 시지바이오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지역 산업단지 내 바이오 및 의료기기 생산시설 확충과 지역 인재 채용을 위해 협력해 왔다.

    유현승 시지메드텍 대표는 “이번 신공장은 시지메드텍이 초격차 기술력과 수익성을 갖춘 글로벌 의료기기 챔피언으로 도약하려는 출발점”이라며 “기존 제조 중심 구조를 넘어 첨단 기술과 맞춤형 솔루션을 결합한 토탈 메디컬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글로벌 수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이번 시지메드텍 신공장이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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