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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헬스

서울대병원, 스마트폰으로 파킨슨병 환자 음성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기사입력 2025.03.07 10:42
  • 파킨슨병 환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자택에서 맞춤형 음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앱 형태의 디지털 치료기기가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한준 교수 연구팀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파킨슨병 환자들이 음성 장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고, 그 효과를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해당 디지털 치료기기가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음성 및 발음 장애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모바일 건강(mHealth) 앱의 구성 요소: 환자의 스마트폰에서 훈련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고, 언어재활사가 단말기에서 이를 관리해 개인 맞춤형 훈련과 음성 분석을 제공함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모바일 건강(mHealth) 앱의 구성 요소: 환자의 스마트폰에서 훈련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고, 언어재활사가 단말기에서 이를 관리해 개인 맞춤형 훈련과 음성 분석을 제공함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파킨슨병은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동작의 느려짐, 근육 경직, 손 떨림과 함께 초기부터 목소리 변화와 발음 장애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75%가 병이 진행되면서 음성 및 발음 장애를 경험하며, 이는 환자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활동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

    특히, 목소리가 작아지고 단조로워지며,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말의 속도 조절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증상은 환자의 심리적 위축을 유발하며, 사회적 고립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파킨슨병 약물 치료로는 음성 장애를 개선할 수 없으며, 전문적인 언어 재활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환자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은 시설 부족, 비용 부담, 이동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서울대병원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63%가 원격 치료를 희망했으며, 특히 음성 치료를 위한 비대면 디지털 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환자가 자택에서 편리하게 음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했다.

  • 음성 및 발음 훈련을 위한 모바일 건강(mHealth) 앱 사용에 대한 참가자들의 순응도(A), 만족도(B), 자가 보고된 목소리 변화(C). 순응도에서는 20명은 90% 이상의 이행률을 보였고, 4명은 70~90%의 이행률을 나타냄. 2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만족도에서는 75%의 환자가 매우 만족하거나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58.3%의 환자가 목소리가 개선됐다고 보고함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음성 및 발음 훈련을 위한 모바일 건강(mHealth) 앱 사용에 대한 참가자들의 순응도(A), 만족도(B), 자가 보고된 목소리 변화(C). 순응도에서는 20명은 90% 이상의 이행률을 보였고, 4명은 70~90%의 이행률을 나타냄. 2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만족도에서는 75%의 환자가 매우 만족하거나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58.3%의 환자가 목소리가 개선됐다고 보고함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디지털 치료기기는 환자의 음성 상태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그에 맞춘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는 앱 형태로 설계됐다. 훈련 내용은 ▲호흡 훈련 ▲구강 운동 ▲목소리 크기 훈련 ▲높낮이 조절 훈련 ▲말하기 훈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연구팀은 파킨슨병 음성 장애 환자 28명(평균 연령 68세, 유병 기간 7.5년)을 대상으로 5주간 주 4회 치료를 진행하며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28명 중 20명이 90% 이상의 치료 이행률을 보였으며, 4명은 70~90%의 이행률을 기록해 디지털 치료기기가 높은 순응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75%의 환자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했으며, 불만족 응답자는 없었다. 또한, 58.3%의 환자가 주관적으로 목소리가 개선됐다고 응답했으며, 치료 후 음성 악화를 경험한 환자는 없었다.

    연구팀이 진행한 음향학적 분석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가 확인됐다. 치료 전과 비교했을 때, 환자들의 최대 발음 지속 시간은 평균 11.15초에서 14.01초로 증가했으며, 음성 강도 역시 71.59dB에서 73.81dB로 높아졌다. 또한, 음성 품질을 평가하는 GRBAS 척도에서도 호흡, 거칠음, 쉰 목소리, 목소리의 약화 및 긴장 등 모든 항목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료정보학 분야 국제 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한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과)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는 고령의 파킨슨병 환자들도 자택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효과적인 음성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개선된 디지털 치료기기로 개발을 진행 중이며, 향후 음성 치료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의 다른 증상 치료에도 디지털 치료기기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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