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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이재용 시대, 지배구조 개편 걸림돌은…상속세만 10조 전망

기사입력 2020.10.26 11:43
이 회장 보유 주식 상속 과정부터 지배 구조 변화 첫 단추
이재용의 '뉴삼성' 체제 더 빠른 속도로 변화 이룰 전망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4시54분쯤 고(故) 이건희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박상훈 기자, 조선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4시54분쯤 고(故) 이건희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박상훈 기자, 조선DB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시대'가 시작됐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구상해 온 삼성 재편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부터 지배 구조 변화의 첫 단추가 꿰어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삼성을 이끌어 왔다. 또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인 총수에 올랐다. 하지만 이 회장 와병과 삼성 관련 수사·재판 리스크로 '이재용 체제'가 완전히 자리잡는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그러나 이 회장의 별세 이후 이 부회장의 '뉴삼성' 체제가 더 빠른 속도로 변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 첫 단추로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어떻게 상속할 지가 재계 안팍의 관심이다. 상속 방식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1억원이다. 이 회장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 삼성SDS 9701주(0.01%) ▲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 삼성생명 4천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이 회장은 이들 4개 계열사의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다. 모두 상속세법상 최대주주 할증 대상이다. 따라서 이들 4개 계열사 지분 상속에 대한 상속세는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해 10조6000억원 상당이 된다.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10조가 넘는 세금을 부담하고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할지 결정해야 한다. 세금을 분할 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삼성 총수 일가가 이 부회장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사회 공헌 차원에서 환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연부연납을 택하더라도 연간 내야 할 상속세가 1조원 이상이라 배당, 대출, 지분 매각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상속과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이 맞물리며 삼성의 지배구조가 개편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상속 과정에서 지분 변화,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한도를 규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이 추진중인 보험업법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 자산의 3% 외에는 모두 매각해야 한다. 처분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은 4억주, 가치는 20조원 상당일 전망이다. 또한 삼성 총수 일가가 삼성생명 주식 57.25%, 이중 이 부회장은 20.76%를 보유하고 있어 보험업법에 따라 상당한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부회장이 현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불법·편법적 방식으로 합병해 경영권을 승계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경영권 승계 재판은 최근 1심이 시작했고, 국정농단 뇌물혐의 파기 환송심도 26일부터 재개되지만 상중이라 참석을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회견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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