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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탄도미사일, 장사정포, 무인기, 자폭드론 등 어떠한 형태의 동시다발 공격도 노스롭그루먼의 IBCS를 통해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노스롭그루먼 글로벌 전장 관리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는 켄 토도로프(Kenn Todorov)는 시연회에 이어 본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사의 IBCS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의 4대 방위산업체 중 한 곳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B-2 폭격기를 만드는 업체로 유명한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은 지난 16일 용산에서 자사가 개발한 ‘통합 방공 미사일 방어 전투 지휘 시스템(이하 IBCS, Integrated Battle Command System)’ 기반의 ‘배틀원(BattleOne)’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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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CS는 현재 우리가 운용 중인 방공·감시정찰 자산을 한데 모아 적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방공작전 시스템이다. 요약하면 각기 다른 방공 시스템을 한 네트워크로 연동해 육해공군 구분 없이 같은 화면을 보며 대응하는 것이다.
IBCS는 최근 미 육군에 채택됐으며 폴란드는 미국보다 먼저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주한미군에도 올해 말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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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CS 설명 영상 / 영상 제공=노스롭그루먼
◇ IBCS란?
노스롭그루먼은 IBCS의 핵심이 통합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이 운용하고 있는 모든 방공·감시정찰 자산을 IBCS로 통합해 최적의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노스롭그루먼 관계자는 “현재 운용하고 있는 방공 시스템을 돔(Dome)이라고 가정할 때 북한의 섞어쏘기와 대규모 포격에 대비해 한반도를 지키려면 이 돔을 곳곳에 배치해야 하지만,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IBCS는 여러 돔을 합쳐 거대한 방패(Big Shield)로 만들어 한반도를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수많은 감시자산으로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 각종 레이더가 육상에 배치되어 있고, 하늘엔 전투기와 정찰기, 바다에선 이지스함이 실시간으로 북한을 감시한다. 심지어 우주에서도 우리의 군 정찰위성이 날씨 상관없이 낮밤으로 북한을 촬영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도발 징후와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겹겹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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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롭그루먼은 감시자산을 센서(Sensor), 대응요격체를 슈터(Shooter)로 칭한다. 각기 다른 시스템으로 여러 지역에 분산된 센서와 슈터들을 IBCS로 연결해 대한민국을 촘촘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플러그 앤 파이트(Plug and Fight)’라고 소개했다. 어떠한 센서와 슈터도 모듈식으로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연회를 진행한 노스롭그루먼 관계자는 “모든 센서로 들어온 항적 정보를 융합하고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분석해 최적의 슈터로 격추한다”며 “동맹국 간 체계 통합을 통해 다국적 작전 계획 및 운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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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섞어쏘기 공격도 문제없다
최근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1,000발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이동식발사대 250대를 수도권 전방에 배치했다. 여기에 수도권을 노리는 장사정포 전력을 240mm, 300mm, 600mm로 다변화하고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방사포로 고도화하고 있다. 북한의 섞어쏘기 공격은 우리에겐 큰 부담이다.
토드로프 부사장도 이런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적이 섞어쏘기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IBCS는 하나하나 가려낼 수 있다”며 “적의 위협을 빠르게 구분하고 최적의 슈터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지휘관들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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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한국의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L-SAM과 중거리 M-SAM(천궁)과도 연결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공군과 육군으로 분리된 미사일 방어 지휘 체계도 IBCS로 통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향상된 전투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한국이 IBCS를 도입한다면 주한미군과 함께 통합 방공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방부는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그리고 우주군까지 모든 전투정보 자산을 연결하는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 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여기엔 미 육군의 IBCS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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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방산업체와도 협업할 수 있어
토드로프 부사장은 한국 방산업체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M-SAM과 노스롭그루먼의 IBCS가 협업한다면 M-SAM을 더 많은 곳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BCS는 패트리어트, 센티넬 방공 레이더, F-35, 이지스함 등 다양한 무기체계와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여러 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여기에 한국의 M-SAM이 포함된다면 동맹국들에게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토드로프 부사장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우나, 한국이 빠르게 새로운 신규 무기체계를 개발하며 현대화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이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변석모 기자 sakm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