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체 신약 개발 기업 앱클론이 개발한 항 HER2 치료제 HLX22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희귀의약품(Orphan Drug)으로 지정됐다.
앱클론은 중국 헨리우스 바이오텍에 기술이전한 HLX22가 유럽 집행위원회(EC)로부터 위암 치료를 위한 ODD 지정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회사는 이번 유럽 ODD 획득으로 HLX22가 HER2 표적 위암 치료제 중 세계 최초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항체 치료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 ODD 지정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희귀의약품위원회(COMP)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지정에 따라 HLX22는 ▲중앙화된 시판 허가 절차 ▲임상시험 설계 지원 ▲허가 후 10년간 시장 독점권 ▲규제 수수료 감면 등 다양한 개발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
-
HLX22는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및 위식도 접합부(GC/GEJC) 암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및 화학요법과의 병용으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HLX22-GC-301)이 진행 중이다.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독일,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고, 일본·호주·중국에서는 이미 첫 환자 투여가 완료됐다.
앞서 헨리우스는 HLX22와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HERCESSI™/Zercepac®) 병용 임상 2상 결과에서 기존 치료 대비 생존율 향상과 안전성 확보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데이터는 이번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ASCO 2025 연례 학술대회에서 임상 3상 설계와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앱클론은 HER2 양성 위암이 전체 위암 환자의 약 12~23%를 차지하며, HER2 음성보다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현재 표준 치료법은 트라스투주맙과 화학요법 병용이지만, 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회사는 HLX22가 이러한 치료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앱클론과 헨리우스는 HLX22의 적응증 확대도 추진 중이다. 현재 HLX22는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DXd)과 병용해 HER2 저발현 및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을 중국에서 진행 중이며, 첫 환자 투여가 완료됐다.
앱클론 관계자는 “유럽 희귀의약품 지정은 HLX22의 글로벌 상업화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헨리우스는 이 제품의 연간 최대 매출을 약 1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앱클론은 약 7천억 원 이상의 로열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회사의 내부 추정치로, 임상 결과와 허가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