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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위상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묵묵히 우리 무기체계의 완벽한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한민국 중소 방산업체들이 있습니다. ‘방산UP’은 더 높이 올라갈 K-방산업체들의 성장과 혁신 스토리를 전합니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지난 3월 본 매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니어스랩은 기술을 단순히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의 문제 해결과 적용 가능성에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이 올해 들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며, “특히 방위산업과 보안 분야에서 실질적인 프로젝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니어스랩은 국방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문제 해결과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2025년을 도약의 해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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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스랩은 2024년 국방부 드론봇 챌린지 ‘공격 드론’ 분야 최우수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으며 방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내 드론 기업이다. 군집 자폭드론, 초고속 하드킬 드론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산업안전 및 정찰·보안 분야에서 시설물 점검용 드론으로 실전 경험을 오랫동안 쌓아온 기업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자율비행 기능과 함께, 기체·소프트웨어·컨트롤러 모두 중국산 부품 없이 자체 기술로 개발된 점은 니어스랩 드론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지난 2월 부산 드론쇼 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끈 니어스랩 하드킬 드론과 군집 자폭드론에 대해 최재혁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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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직충돌(하드킬) 드론’인가.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드론 위협 역시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전파 교란, GPS 차단 등 기존의 소프트킬 방식만으로는 효과적인 무력화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이유로 니어스랩은 표적을 직접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소모성·경량·저비용 직충돌 드론 솔루션을 연구했고, 이렇게 탄생한 드론이 최대 250km/h 속도로 표적을 파괴하는 하드킬 드론 ‘카이든(KAiDEN)’과 군집 공격 드론 ‘자이든(XAiDEN)’이다. 이 두 드론은 모두 AI를 기반으로 자율비행한다.”
- ‘카이든(KAiDEN)’을 먼저 소개해달라.
“카이든은 초고속 비행으로 적 위협을 신속히 무력화하는 자율비행 하드킬 드론이다. AI 기반의 실시간 표적 탐지 및 정밀 타격 기능을 갖추고 있어, 빠르고 정확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니어스랩의 군집 운영 기술을 활용해 지상과 공중을 넘나드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 어떻게 적 위협을 탐지하나.
“대드론 체계 단계는 탐지-식별-무력화로 진행된다. 카이든은 무력화 단계 솔루션이다. 따라서 적 위협을 탐지·식별할 수 있는 레이더나 지상 설치형 드론 스캐너와 통합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카이든은 다양한 탐지 및 식별 체계와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지상에서 확인한 위협 정보를 카이든이 전달받으면 자동으로 이륙해 자율적으로 추적 및 타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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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든 테스트 영상 / 영상 제공=니어스랩
- 미사일처럼 드론을 발사한다는 건가.
“그렇다. 카이든은 카이든 런처(KAiDEN LAUNCHER)라는 원격 발사대에 보관되는데, 광역 배치해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배치된 이후엔 사람의 개입 없이 원격 운용이 가능하다.”
- 카이든 출격까지 몇 분이 소요되나.
“작전 상황에서 전원을 켜고, GPS 연동 및 초기 준비를 마친 뒤 출격하기까지 약 40초 내외로 소요된다. 1분도 안 되는 시간 내에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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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자이든(XAiDEN)’에 대해 소개해달라.
“자이든은 탐지부터 추적, 최종 타격까지 전 과정에 자율비행 AI가 개입한다. 여러 대의 자이든이 군집 정찰 비행하며 위협을 탐지한다. 고정 표적의 경우 사전에 좌표를 입력하면 최적의 경로로 표적까지 자율비행해 타격하며, 돌발적으로 이동표적을 탐지하는 경우엔 먼저 운용자에게 알린다. 타격 명령이 내려지면 추적 및 정밀 타격까지의 전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 자이든은 최대 몇 대까지 군집 운용이 가능한가.
“자이든은 운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구성은 10대의 드론이 하나의 편대로 군집 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보관도 별도의 지지대 없이 최대 10대까지 수직 적재가 가능하다. 군집 임무제어 및 할당 방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하나의 군집에 대해 복수의 표적을 지정할 수 있으며, 우선순위에 따라 임무를 나눠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10대를 운용할 경우 1~3번 드론은 1번 표적을, 4~6번 드론은 2번 표적을 타격하도록 분산 배치할 수 있다.”
- 자이든 10대가 모두 출격하는데 몇 분이 소요되나.
“표적이 설정되어 선도기에 이륙을 지시하면 이륙 준비 후 5초 간격으로 10대의 드론이 모두 이륙해 군집 대형을 형성한다. 즉, 1개 편대의 군집 대형 형성까지는 1분가량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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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든은 어떤 폭탄으로 무장했나.
“자이든은 60mm, 81mm 박격포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화된 규격의 박격포탄이다. 특히 NATO 국가들과 우리 군의 비축 탄약에도 해당 규격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실전 배치 시 물류 및 탄약 운용 측면에서 높은 호환성을 가진다. 향후에는 요구 임무에 따라 탄두 옵션과 무장 구성을 달리하는 유연성 확대도 검토 중이다.”
- 소모성 드론이라 가격이 궁금하다.
“카이든과 자이든은 소모성 운영을 전제로 한 설계 구조와 영상 기반의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공격형 드론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대를 실현하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유사 성능을 가진 해외 제품과 비교해 1/10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 AI 데이터 처리 방식은.
“엣지 컴퓨팅 기반의 온 디바이스(On-device) AI 처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외부 통신망에 의존하지 않고도 탑재된 기기 내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 분석, 표적 인식, 추적 등의 처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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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MIL 현장취재] AI기반 정찰 드론·하드킬 드론·가성비 킬러 드론 등 니어스랩의 다양한 드론 무기체계! 2025 드론쇼 코리아 현장 취재 / 영상 제공=유용원TV
-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컨트롤러 다 자체 개발인지.
“니어스랩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컨트롤러를 포함한 전 영역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풀 스택(Full-Stack) 체계를 갖추고 있다. 전체 인력의 60% 이상이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획부터 설계,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사내에서 직접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기술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객의 운용 환경이나 요구에 따라 유연한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 군이나 해외에 수출한 사례가 있는가.
“카이든은 2024년 초 첫 출시 후 하반기에 군납했다. 해외는 정확한 수요처를 공개할 수 없으나, 중동 및 동남아 지역에 납품이 이루어졌다.”
한편, 니어스랩은 지난 23일 미국 드론 기업 레드 캣 홀딩스(Red Cat Holdings)와 업무협약(MOA)을 체결하며 미 방산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 변석모 기자 sakm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