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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란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氣槪)’를 말한다. 우리는 흔히 어려운 일을 만나면 용기를 내서 극복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용기는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을 보면서 그 용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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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죽음에 의문을 가지고 단서를 찾던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 분)는 우연히 시간의 문을 통과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엠마(엘라 퍼넬 분)와 아이들, 그리고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 분)을 만나게 된다.제이크가 시간의 문을 통과해 간 곳은 미스 페레그린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를 무한 반복해서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공간을 공격해오는 보이지 않는 할로게스트 때문에 무한 반복의 하루가 끝나고, 제이크와 아이들은 그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하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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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보호가 필요하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부모들은 일일이 함께 다니면서 보호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성장할 때 위험이나 위기를 대신 극복해주기보다 아이들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능력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또 다른 어려움이 와도 혼자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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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 덕에 어려움이 없이 평온하게 무한 반복되는 하루를 살았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특별하고 신비한 능력을 놀이와 가정일을 돕는 데 사용하면서 살았다. 큰 위기와 위험이 온 적도 없어서 자신들의 신비하고 특별한 능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주인공인 제이크 역시 자신의 능력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도움을 줄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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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화 속에서 이상한(!) 아이들은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 자신들의 특별한 능력을 사용해서 지혜롭게 그 위기를 극복한다. 누군가 보호해줘야 하는 어른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도 말이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용기를 갖게 된다. 자신들의 능력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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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예고편
위기의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이겨냈던 과거의 경험은 또 다른 위기의 순간이 와도 또다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용기를 갖게 한다.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이 준 용기를 생각해보게 한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팀버튼 감독만의 화려하면서도 묘한 판타지 세계가 매력적인 영화다.
- 이찬란 기자 chanl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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