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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과 통신사가 손잡고 보이스피싱 예방에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케이뱅크는 각각 SK텔레콤, KT와 협력해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보호에 힘쓰고 있다. 양사의 협업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가운데, 금융사와 통신사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사기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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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SKT와 협력… 실시간 탐지 서비스 오픈
IBK기업은행은 최근 SK텔레콤과 협력해 금융과 통신 정보를 연계한 ‘AI보이스피싱 피해‧탐지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서비스는 SKT가 제공하는 금융권 고객보호 강화 솔루션 ‘SurPASS’를 기업은행의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용해 고객의 보이스피싱 전화 수신‧발신 여부와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적정성 검토를 통해 개인정보 관리 처리 절차도 구축했다.
SKT는 수집한 통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통화 패턴을 정의하고 AI 학습을 통해 의심 번호 DB를 구축한다. 기업은행은 고객의 보이스피싱 의심거래 발생 시 통신사에 해당 고객의 보이스피싱 노출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보이스피싱 위험도가 높은 경우 고객의 이체·출금을 차단하거나 유선 안내 등을 통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한다.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실제로 해당 서비스는 사전 테스트 기간 동안 총 26건, 5억 9천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케이뱅크는 KT와 연계… ‘후후’ 앱 활용한 통합 방어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KT가 안심통화 앱 후후를 통해 제공하는 ‘AI 보이스피싱 탐지 정보’를 금융권 최초로 금융사기 예방 시스템에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AI가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찾아내 고객에게 경고해 준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후후’ 앱을 설치해 사전 고객 동의를 거치면 이용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자체 금융사기 예방 시스템에 후후 앱을 연동했다. 후후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정보’ 서비스를 이용 중인 케이뱅크 고객이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통화를 할 경우 케이뱅크에 보이스피싱 위험 감지 알림이 자동 전송된다. 이러한 위험 알림을 확인해 케이뱅크는 해당 고객의 계좌이체를 일시 지연·차단하거나 필요할 경우 해당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금융-통신 시너지 낸다… 정교해지는 보이스피싱 대응업계는 이러한 금융과 통신의 협업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데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사는 고객의 거래 내역과 이체 시도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판단할 수 있으며, 통신사는 보이스피싱에 자주 사용되는 번호나 통화 패턴, 앱 설치 여부 등을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 사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실시간으로 포착해 고객의 금융 거래를 차단하거나 위험 감지 알림을 전송하는 등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김규섭 기업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은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금융과 통신의 새로운 시도에 기대가 크다”며, “통화 내역에 기반한 고객의 위험도를 금융 정보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더 많은 고객을 보이스피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