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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정밀의학 국제 콘퍼런스(Precision Medicine World Conference, PMWC)’에서 엔비디아(NVIDIA)의 창립자 겸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루미너리(Luminary)상’을 수상했다.
루미너리상은 정밀의학 혁신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젠슨 황은 의료 이미징, 유전체학, 인공지능(AI) 기반 로보틱스 등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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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최근 10조 달러 규모의 의료·생명과학 산업 분야 파트너십을 새로 발표하는 등 의료 AI의 발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가속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의료 연구 및 임상 현장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 의료 AI 연구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의 기술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생물정보학 책임자인 가드 게츠(Gad Getz) 박사는 PMWC 발표에서 “엔비디아의 AI와 가속 컴퓨팅 기술은 정밀의학을 포함해 현대 의학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하며, “염기서열 분석, 의료 영상 해석, 단일 세포 유전체학,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젠슨 황은 이번 수상 연설에서 AI가 연구자 및 의료진과 협력하는 방식이 미래 의료 혁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AI가 인간과 함께 있을 때 우리 삶의 경험을 코드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학습하고 활용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의료 기술은 더욱 발전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가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보조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공하며, 신약 개발을 가속하는 등 다방면에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AI 기반 수술 로봇은 최소 침습 수술을 지원하고,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은 조기 경고 기능을 통해 의료진의 대응력을 높인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질병 예측 모델은 환자의 생리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현재 4,000개 이상의 의료 기업이 엔비디아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인셉션(Inception)’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의료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혁신의 속도만큼 윤리적, 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AI와 의료의 융합으로 정밀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엔비디아가 의료 혁신의 속도를 얼마나 올릴지 주목할 만하다.
한편, 엔비디아는 오는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글로벌 AI 콘퍼런스 ‘엔비디아 GTC’를 개최해 의료 분야의 가속 컴퓨팅과 AI 활용에 대한 최신 연구를 공개할 예정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