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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42세 직장인 박진우 씨(가명)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시작된 극심한 어깨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팔을 들기도 어려워 칫솔질조차 힘들었던 그는 정형외과에서 ‘석회성건염(Calcific Tendinitis)’ 진단을 받았다. 이는 어깨 회전근개에 석회가 쌓여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질환 중에서도 통증이 강한 편에 속한다. 석회는 치약처럼 말랑하거나 분필 가루처럼 단단한 형태로 어깨 힘줄 속에 형성되며, 주변 조직에 염증과 자극을 일으킨다. 염증이 급성으로 진행될 경우, 팔을 전혀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은 형성기, 흡수기, 석회화 후기로 나누어 진행된다. 형성기에는 석회가 점차 쌓이지만, 통증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흡수기에 접어들면 석회가 치약처럼 말랑해지면서 급성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통증이 극심해져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다. 석회화 후기로 접어들면 염증이 가라앉고 석회는 점차 단단해진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석회성건염의 흡수기 단계에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시기에는 단순 진통제만으로는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석회성건염의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다. 우선 X-ray를 통해 석회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 검사가 병행되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증상과 석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염증이 심한 경우 염증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반복 사용 시 감염이나 조직 손상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석회가 치약처럼 말랑한 상태일 경우 초음파 유도하에서 바늘을 이용해 석회를 흡수하거나 제거하는 석회 천자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이 방법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회복이 빠른 편이지만, 시술 후 일시적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석회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석회를 분해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치료 부위에 따라 피부 자극이나 일시적인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보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관절내시경 수술이 고려될 수 있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손상된 힘줄을 봉합하거나 석회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회복 기간이 필요하지만, 치료 효과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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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병원 이수현 원장은 석회성건염을 방치할 경우 어깨 강직이나 회전근개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급성 통증이 발생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석회성건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어깨 통증이 일시적이지 않거나 팔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