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루닛, ASCO 2025서 AI 병리 분석 12건 발표… HER2·PD-L1 예측 가능성 탐색

기사입력 2025.05.23 11:30
HER2·PD-L1·CLDN18.2 등 정밀 의료 바이오마커 예측 가능성 시사
  •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이 5월 30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2025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5)’에서 총 12건의 연구 초록을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루닛은 이번 발표를 통해 암 조직 내 바이오마커 발현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자사 병리 AI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 이미지 제공=루닛
    ▲ 이미지 제공=루닛

    주요 발표 중 하나는 일본 국립암센터(NCCE)와 공동으로 진행한 HER2 양성 담도암 환자 대상 연구다. 연구팀은 환자 288명의 면역조직화학(IHC) 슬라이드에 루닛의 AI 분석 도구(uIHC)를 적용해 HER2 발현 강도뿐 아니라 세포막 특이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막 특이도가 높은 환자군은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치료 후 무진행 생존 기간(mPFS) 중앙값이 11.0개월로, 낮은 환자군(4.2개월)보다 연장되는 경향을 보였다.

    루닛 측은 “AI가 기존 방식으로 식별되지 않던 환자군까지 발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초록 발표 수준이며, 통계적 유의성(p-value), 위험비(HR)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술적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임상적 적용까지는 여전히 검증과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폐암 환자 949명을 대상으로 AI 기반 PD-L1 분석 결과와 병리 전문의 3인의 판독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일치율은 약 70%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루닛은 “대규모 독립 코호트를 통한 성능 검증”에 의미를 둔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수치는 임상 진단 기준으로 보기에는 보완 여지가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루닛은 위암 환자의 클라우딘18.2(CLDN18.2) 단백질 발현 여부를 기본 H&E 슬라이드만으로 예측하는 AI 모델의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해당 모델은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AUROC 값 0.751을 기록했다. 이는 향후 조직검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아직 임상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진단 정확도 향상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클라우딘18.2 발현과 면역 표현형을 함께 고려한 분석에서는, CLDN18.2 음성이면서 면역 활성형(Inflamed)으로 분류된 환자군이 면역·화학 병용 치료에서 더 나은 반응을 보였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 루닛은 “AI 기반 예측 정보가 향후 치료 전략 수립에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이번 발표가 AI 기반 병리 분석이 다양한 암종과 바이오마커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발표된 내용은 아직 peer-reviewed 논문이 아닌 학회 초록 발표 수준이며, 상용화 또는 진료 지침 채택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AI가 병리학적 바이오마커 분석을 정량화해 치료 예측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며 “향후 암 환자 맞춤 치료 전략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지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