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유형의 치매로, 뇌세포의 퇴화로 인해 기억력과 사고 능력이 점차 상실되며, 일상생활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질환이다. 이 질병은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심각한 정서적, 경제적 부담을 안긴다.
건강 측정 평가 연구소인 GBD(Global Burden of Disease)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경험하고 있으며,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50년에는 현재 약 5,520만 명에서 1억 700만 명으로 환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내측 측두엽과 신피질에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Aβ)가 축적되어 신경 돌기 플라크와 신경원 섬유 엉킴이 발생하면서 신경 퇴행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현재 치매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치매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약물은 아세틸콜린 분해 요소 억제제와 NMDA(N-methyl-D-aspartate) 수용체 길항제 계열로,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연구와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매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메모리즈 헬스케어’의 이은우 대표를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Q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데도 치료제 개발이 계속 실패하는 이유는?
그동안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으로 β-아밀로이드 함유 플라크와 타우(tau) 단백질의 엉킴이 주목받아 왔다. 이를 중심으로 신약 임상실험이 진행되어 왔으나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이는 병의 전체적인 복잡성을 간과하고, 특정 메커니즘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현재도 치매 치료제 연구가 이 관점에 치중되어 있어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한다.
Q 기존 치매 발병 원인 이론에 오류가 있다는 말인가?
오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발병 메커니즘을 단일 요인으로 한정 짓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두통은 혈압, 불면증,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듯이, 치매 또한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치매를 특정 요인에만 국한하는 것은 전체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Q 알츠하이머병 신약 연구개발에 개선이 필요하다면, 어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까?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배경은 매우 복잡하다. 이 질병은 노화와 유전적 요인이 핵심적인 원인으로 밝혀져 있으며, 환자의 뇌에서는 아밀로이드 β(Aβ) 플라크와 신경섬유 엉킴(NFT), 신경 염증, 시냅스 기능 장애, 생체 에너지 이상 등이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뇌의 노화와 불균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적절한 영양 공급과 뇌의 불균형을 조화롭게 맞추는 치료를 통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마치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처럼, 뇌 건강도 올바른 관리와 치료로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Q 언뜻 이해는 가지만 충분히 설득되지는 않는다. 뇌에 도움 되는 영양 공급과 불균형의 해소라는 접근이 쉬워 보이지는 않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인지 기능 저하 외에도 불안과 흥분으로 인해 돌발적으로 과격한 행동을 보일 때가 많은데, 만약 과도한 영양 공급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켜 통제 불능의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은 없을까?
일리 있는 지적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노화는 동식물을 떠나 불변의 진리다. 여기에 뇌 기능의 복잡성과 신비로움이 더해지면서 치매 치료제의 연구 개발이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특정 메커니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복잡성을 이해하고, 뇌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흔히 ‘노망’이라 부르기도 했다. 제 선친은 한방병원을 운영하며 이 난치병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를 거듭했는데. 그 결과 일부 치매 환자가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호전되는 기적 같은 사례를 목격했다. 완벽한 치료법은 아니었지만, 치매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선친이 돌아가신 후, 그 뜻을 이어받아 생약 기반의 치매 치료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치료제는 100% 생약 성분으로 제조되었으며, 이후 해외에서 치매 전문 병원인 ‘K-Medical Clinic’을 설립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왔다. 그 결과, 대다수 환자에게서 호전 반응을 확인했고, 일부는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이 알츠하이머 신약 연구개발 회사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Q 메모리즈 헬스케어는 이번에 설립된 것인가?
2013년에 선친이 한방 제약 회사를 목표로 ‘어의한방병원㈜’ 법인을 창립했는데, 이번에 이를 ‘메모리즈 헬스케어㈜’로 개편하여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회사로 전환했다.
메모리즈 헬스케어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의 바이오 기업이 밀집된 송도 AIT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회사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목표로 신약 출시와 증권시장 진입을 미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미국 뉴욕에 행정·회계팀을 운영, 글로벌 회계 기업 ‘ANDERSEN’과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해도 좋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