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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의료원(의료원장 김용선)이 베트남175군병원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개인맞춤형 항생제 치료 모델 개발 등 글로벌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한다고 18일 밝혔다. 양측은 디지털 헬스케어 및 로봇수술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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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동연구는 항생제 내성이라는 국제 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10대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500만 명 이상에 달한다.
한림대의료원은 축적된 의료데이터 및 임상 연구 내용과 국제 항생제내성 전문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베트남175군병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양측은 AI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항생제 치료 모델과 항생제 병합 치료 전략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연구는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를 중심으로 감염내과, 미생물학, 진단검사의학, 데이터사이언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 융합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센터는 병원체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정밀 항생제 치료 연구, 국제 연구 네트워크 조성 등 다양한 기반 연구를 수행해 왔다.
한림대의료원은 공동연구 착수에 앞서 베트남175군병원 미생물학과 의료진 2명을 초청해 연수를 진행 중이며, 국내 핵심 의료기관과의 기술 교류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베트남 의료진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한강성심병원을 잇달아 방문해 성심병원 내 ‘도헌디지털의료혁신연구소(DIDIM)’를 둘러보고, AI·VR·로보틱스 기반의 진료 및 교육 플랫폼을 확인했다. 이 연구소는 의료진과 외부 전문기업이 협력해 디지털 기술의 병원 현장 적용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 ‘히어로(HERO)’ 등도 개발 중이다.
강남성심병원에서는 ‘한림 로봇인공관절 교육센터’의 슬관절·고관절 수술 시스템을 체험하고, 자궁경부무력증 클리닉에서는 6,500례 이상의 자궁경부봉합술 경험을 공유받았다. 이어 한강성심병원의 화상센터와 로봇재활치료센터를 방문해 웨어러블 재활 로봇 기반의 치료 시스템과 고압산소치료 시설도 살펴봤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와 감염병 대응 역량을 결합한 국제 공동 연구 플랫폼 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공동연구를 총괄하는 김용균 센터장은 “한림대의료원은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175군병원과 항생제내성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고자 연구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며 “베트남 역시 항생제내성 문제가 심각한 상태로, 현지 의료진들이 필요로 했던 최신 의료 기술을 공유하는 동시에 공동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한국-베트남 공동연구 국책과제에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