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등급에 집착하지 마세요! 한우, 낮은 등급도 숙성하면 맛 좋아져

기사입력 2018.04.03 11:08
  • 한우고기 3등급 등심 /사진=농촌진흥원
    ▲ 한우고기 3등급 등심 /사진=농촌진흥원

    마블링이 거의 없는 낮은 등급의 한우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냉장 숙성하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맛 좋은 고기가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농촌진흥청이 한우 부위별 균형 소비를 위해 냉장 숙성 처리를 통한 저등급 한우의 육질 개선 효과를 연구한 결과다.

    지금까지 한우는 마블링(고기에 들어있는 결지방)이 많은 1++, 1+ 등급만 연하고 맛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등급이 낮은 한우(2·3등급)는 살코기가 많아 단백질 함량이 높지만, 마블링이 거의 없고 질겨 소비자들이 구매를 피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3등급 한우도 냉장 숙성하면 부드럽고 연하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안심, 등심, 채끝 등심, 목심, 꾸리, 부채, 업진 등 낮은 등급의 한우 수소 고기 12개 부위를 2℃에서 각각 7일, 14일, 21일 동안 숙성했다. 그 결과 냉장 숙성한 한우의 모든 부위가 숙성하지 않은 대조구(0일)보다 숙성 기간이 증가할수록(7, 14, 21일) 전단력(고기를 절단하는데 필요한 힘) 수치는 낮아져 고기가 더 연해지고, 보수력(고기의 수분 보유 능력)은 높아져 육즙이 풍부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전문 평가자의 관능특성 평가에서도 21일 냉장 숙성했을 때 부위별 연한 정도와 전체 기호도가 크게 향상됐다.

    숙성은 소고기를 냉장 온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맛을 좋게 하는 처리공정이다. 부분 육을 진공포장 상태로 냉장 보관(0∼4℃)하면 고기에서 자연 발생한 효소가 근육 섬유질을 서서히 분해해 고기를 더 연하게 만들어 준다. 진공포장은 고기가 산소와 직접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므로 고기의 산화와 수분 증발, 미생물 번식도 막을 수 있다.

    가정에서는 저등급 한우고기를 숙성할 때는, 먹기 전에 미리 구매해 진공 포장 상태로 김치냉장고(0℃∼4℃)에서 21일 이상 저장하면 자연적으로 숙성된다.

    예전에 1등급 이상 한우고기의 저지방 부위에 대한 숙성 연구는 수행한 적이 있으나 저등급(2·3등급) 한우고기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저등급(2·3등급) 한우고기는 유기농 식재료 매장 또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