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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타버스’의 퍼스트 무버 7인방 “버추얼 휴먼은 미래 ‘스토리리빙 시대’의 중심”

기사입력 2023.05.15 06:00
  •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문화가 일상에 자리를 잡으며, ‘메타버스’도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공간에서 나를 대신하는 가상 인간인 ‘버추얼 휴먼’에 대사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가 등장해 큰 이목을 끌며 관련 산업에 대한 잠재력을 어필한 덕분이다.

    버추얼 휴먼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실제 사람과는 달리 사생활이나 초상권 등의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점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버추얼 휴먼을 활용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아이돌 그룹 ‘에스파’ 멤버 4인을 꼭 닮은 버추얼 아바타를 공개해 메타버스에서의 활동을 전개해 화제를 모았다. 앞서 언급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는 GS리테일, LF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전속 광고 모델을 맡았으며, 2030 부산엑스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지금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의 대외홍보팀 박지훈 이사는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이에 비즈니스를 더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미래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는 스토리 안에 사는 ‘스토리 리빙(Story-living)’의 세상이 될 것으로, 메타버스는 이에 가장 최적화된 개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추얼 휴먼, 아바타, 부캐 등의 개념이 대중화되기 전부터 연예인 IP를 활용해 아바타를 생성하는 마블 스튜디오 방식의 사업을 구현한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국내 인기 아티스트 인순이를 비롯해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 한화생명의 마스코트 ‘한나’와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메타리즘’의 버추얼 편집장 ‘오하나’ 등을 제작했다. 메타버스 세계의 스토리 리빙은 버추얼 휴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산업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버추얼 휴먼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메타버스 산업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메타버스’ 산업의 퍼스트 무버라고 자부하는 갤럭시코퍼레이션 7인방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갤럭시코퍼레이션 임직원들 / 사진 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갤럭시코퍼레이션 임직원들 / 사진 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메타버스 열풍으로 다양한 버추얼 휴먼이 탄생했다. 버추얼 휴먼은 어떤 방식으로 제작하나?

    “(버추얼테크놀로지팀 김현정 이사) 먼저 메타버스 음악 쇼 ‘아바드림’에 출연했던 아바타들의 경우, 사전에 기획, 디자인된 컨셉을 바탕으로 3D 디지털화 작업을 수행했다. ‘매니 파퀴아오’는 실제 인물을 3D스캐닝한 후 VFX로 후보정 작업을 진행했고, 실제보다 좀 더 어리게 보이도록 디에이징 작업도 거쳤다. 또 메타리즘 편집장 ‘오하나’는 딥러닝을 통해 생성한 버추얼 휴먼이다. 어떤 컨셉의 버추얼 휴먼을 만드는지에 따라 각기 제작 방식은 다르다.

    버추얼 휴먼을 제작하며, 실제 모델이 된 인물이 있다면 이와 닮아 보이게 제작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구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다. 고인(망자)의 경우 더 어렵고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유족들이나 팬들이 기억하는 모습이 다 다르기 때문에 공통된 포인트를 찾아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버추얼 휴먼에 ‘우리가 의도한 컨셉이 제대로 표현됐는가’다. 그저 똑같이 생긴 아바타를 제작하는 것은 그저 디지털 트윈 기술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를 넘어서 더 발전한 아바타나 버추얼 휴먼을 탄생시키려 노력 중이다.”

    “(버추얼테크놀로지팀 이재현 매니저) 가장 완성도가 높았던 디지털 휴먼은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의 아바타였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나 자신’도 구현해 보고 싶다. (웃음)”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메타리즘’은 버추얼 편집장 오하나가 활동하고 있다. 메타리즘이 메타버스 전문 매체이긴 하지만, 이는 꽤 과감한 시도로 보인다. 버추얼 편집장 ‘오하나’를 만든 배경과 향후 활용 계획이 궁금하다. 

    “(GMG사업팀 이형준 팀장) 메타버스 미디어와 이를 기반으로 만든 버추얼 IP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시장을 먼저 선점해 시대적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론과 버추얼 휴먼, 가상공간이 결합한 완벽한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미디어팀 비전에 맞춰 자체 버추얼 휴먼을 제작하게 됐다.

    미디어 업계에서 버추얼 휴먼을 제작하고 자체 IP를 확보한 건 갤럭시코퍼레이션이 국내 첫 사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현재 활동 중인 버추얼 휴먼이 대부분 MZ 타깃의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국한된 데 반해 오하나는 편집장이라는 전문 직업을 가진 버추얼 휴먼이자 인터뷰어, 인플루언서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 내 새로운 포지션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버추얼 편집장과의 기사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나?

    “(GMG사업팀 이형준 팀장) 가상 세계의 오하나 버추얼 편집장과, 현실 세계의 편집장인 제가 협업하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먼저 오하나 편집장이 콘텐츠 전면에 나서 비주얼적인 면을 담당한다. 그러면 저는 콘텐츠를 기획해 릴리즈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물론 후가공 과정 등 기술적인 애로사항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상과 현실이 만나 콘텐츠를 생성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고 생각한다. 더 자세한 기술 사항들을 극비다. (웃음) 궁금하다면 오하나의 인터뷰 시리즈를 참고해 달라. 

    향후 버추얼 기자도 채용(제작)해 갤럭시코퍼레이션의 IP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도 있다. 현재 예정 중인 플랜은 메타리즘 내 칼럼을 집필해 주시는 학문적 권위자, 교수님 등의 지적 IP를 활용해 세계관을 부여하는 것이다. 지적 IP 하나하나가 버추얼 기자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다. 단순한 콘텐츠에서 벗어나 TTS, 3D 영상 콘텐츠로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 콘텐츠 영역의 한계는 없다. 현실과 가상을 잇는다면 그 무엇이든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

    메타버스 기반 게임들이 속속 출시되고, 메타버스 아이돌이 등장하는 등 게임과 엔터 산업에서는 이미 메타버스가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두 분야를 제외하고, 메타버스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야가 있을까?

    “(대외홍보팀 박지훈 이사) 거의 모든 분야에 메타버스를 접목할 수 있다. 메타버스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을 생각하면 역사 교육에서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역사 교육은 글이나 그림 위주의 단편적인 면을 학습시키다 보니, 배우는 입장에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역사 내용을 그대로 가상의 공간에 제작하고 우리가 그 공간 안에 들어간다면, 훨씬 더 배우기 쉽지 않을까.”

    “(GMG사업팀 이한샘 매니저) 메타버스는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가치와 상징성,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활용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메타버스와 ESG 영역의 융합은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울진 산불 피해 당시 메타버스 플랫폼 ‘회복의 숲’ 캠페인이 열리며 구호 모금과 지원이 진행된 것이 그 예다.”

  • (윗줄 좌측부터) 이한샘 GMG팀 매니저, 이형준 GMG팀 팀장, 피유민 대외홍보팀 매니저, 김민철 대외홍보팀 팀장, 이재현 버추얼테크놀로지팀 매니저, (아랫줄 좌측부터) 조성해 GMG팀 이사, 김현정 버추얼테크놀로지팀 이사, 박지훈 대외홍보팀 이사 / 사진 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 (윗줄 좌측부터) 이한샘 GMG팀 매니저, 이형준 GMG팀 팀장, 피유민 대외홍보팀 매니저, 김민철 대외홍보팀 팀장, 이재현 버추얼테크놀로지팀 매니저, (아랫줄 좌측부터) 조성해 GMG팀 이사, 김현정 버추얼테크놀로지팀 이사, 박지훈 대외홍보팀 이사 / 사진 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메타버스는 2021년 미국 기업 ‘로블룩스’가 나스닥에 상장되며 뜨겁게 각광받기 시작한 분야다. 그만큼 신산업으로 주목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분야인데, 관련 사업을 이끄는 구성원 중 한 명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궁금하다.

    “(GMG사업팀 이한샘 매니저) 새로운 영역인 만큼 우리가 나아가는 곳이 곧 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가 직접 길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고되기는 하다. 그러나 세상에 없던 일을 만들어 낸다는 생각에 메타버스 분야에 큰 매력과 재미를 느끼고 있다. 업계 트렌드를 이끈다는 자부심도 있다.”

    “(대외홍보팀 피유민 매니저) 입사하기 전에는 메타버스에 대해 잘 몰랐다. 메타버스와 거리가 멀었다기보다는 제가 사용하는 플랫폼이나 즐겨 하던 게임들에 메타버스 기술이 접목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주변에서도 메타버스가 실생활과는 거리가 먼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게임상에서 아바타를 꾸미고 소통하는 것부터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공공 서비스까지 메타버스는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 자체는 생소하지만, 의외로 우리의 옛 경험에도 메타버스가 묻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이것을 계속 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이 호기심 덕분에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보다는 배워가는 재미가 크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산업 분야를 이끄는 구성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대외홍보팀 박지훈 이사) 무한한 상상력과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최대한 구체화,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회사가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무한’이다. 메타버스 회사라고 하면 흔히들 플랫폼을 개발하는 개발 역량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을 기획하는 능력이다. 또 메타버스는 AI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경험들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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