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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의 선한 영향력…'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알렸다

기사입력 2018.08.14 13:53
  • 설리 안현모 위안부 기림의날 알렸다 / 사진: 설리 인스타그램,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서경덕 교수 연구팀 제공
    ▲ 설리 안현모 위안부 기림의날 알렸다 / 사진: 설리 인스타그램,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서경덕 교수 연구팀 제공
    설리가 올해 첫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알리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14일 설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평화의 소녀상'이 담겨있는 해당 사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올해 처음 국가 기념일로 지정,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정부 공식 행사가 열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가 기념일이다. 특히 기념일로 지정된 8월 14일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24~1997) 할머니는 생존자 중 최초로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일본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신문에 나고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 내가 결심을 단단하게 했어요. 아니다. 이거는 바로 잡아야 한다.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그래서 내가 나오게 되었소. 누가 나오라고 말한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 아 이제 내가 나이가 70이 다되었소. 이만큼 나이 먹고 이제 죽어도 괜찮아. 나올 때 좀 무서웠어요. 죽어도 한이 없어요. 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야 말 거요. 언제든지 하고야 말 거니까. 내 팔을 끌고 이리 따라오라고. 따라간다고 하겠어요? 무서우니까 안 갈려고 반항을 하니까 발길로 차면서 내 말을 잘 들으면 너는 살 것이고 내 말에 반항하면 너는 여기서 죽는 거야. 죽고. 결국은 그야말로 참 계집애가 이 꽉 물고 강간을 당하는…그 참혹한…말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못다 하겠어. 이것은 알아야 합니다. 알아야 하고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으니까."(故 김학순 할머니의 첫 증언, 1991)

  • 김학순 할머니의 첫 증언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리며 국제 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알려지게 됐다. 이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민간단체들이 2012년 12월, 타이완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정해 기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매년 8월 14일이 공식적, 법적인 국가기념일로 확정됐다. 올해는 정부가 법령 개정 후 처음 개최하는 기림의 날로,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기림 행사와 추모 행사가 진행된다.

    정부는 오늘(14일) 오후 3시 30분,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공식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추모비 제막식과 기념식 순으로 진행된다. 제막식을 통해 공개되는 추모비 작품명은 '안식의 집'으로, 4개의 비석은 각각 고통, 절망을 넘어 연대를 통한 사랑의 승화를 순차적으로 담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전 생애를 표현한다. 국립 망향의 동산 모란 묘역에 설치됐다.

    이 외에도 전국 각 지역에서 전시회, 위안부 피해 영화 특별 상영회, 추모 공연, 추모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매주 수요집회가 열리는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함께 평화'를 주제로 촛불 문화제가 진행된다.

  • 방송인 안현모 역시 일본군 위안부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재능 기부에 동참했다. 14일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공개한 일본의 위안부 역사 왜곡을 꼬집는 영어 영상의 내레이션에 참여한 것. 해당 영상은 2분 30초 분량으로 제작됐으며 전 세계에 만들어지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소녀상 및 기림비를 일본 정부에서 없애려는 작업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서 교수는 "2012년 타이완에서 열린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 처음 지정됐고, 올해 대한민국에서 첫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것을 기념하여 이번 영상을 공개하게 됐다"며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또한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은폐하려고만 하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자 영어 영상을 퍼트리게 됐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의 내레이션에 참여하며 재능을 기부한 안현모는 "이런 의미 있는 영상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게 되어 기쁘며, 하루 빨리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와 보상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처음 지정된 국가기념일인 만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 대한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촉구되는 가운데, 설리와 안현모의 행보는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설리의 인스타그램에 일부 일본 누리꾼들이 몰려와, 설리를 향한 악성 댓글과 위안부 피해자 등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에 국내 누리꾼들이 설리를 응원하는 댓글과 일본 누리꾼들의 댓글에 반박하는 글을 남기며 설리의 SNS가 논쟁의 장이 됐다.

    해당 댓글을 통해 일본 내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일부 엿볼 수도 있다. 특히 "돈을 줬으니 된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또 다른 가해가 될 수 있다. 정작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했던 것은 어떤 것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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