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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커피·햄버거 등 식음료 제품 가격이 연초부터 줄줄이 오르고 있다. 유통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과 최근 고환율까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5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1.3%에서 11월 1.5%, 12월 1.9%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해 5개월 만에 2%대로 높아졌다.
◇ 코코아 원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 기록…초코릿류 줄줄이 가격 인상
롯데웰푸드가 일부 제품 가격을 2월 17일부터 인상한다. 대상 제품은 건빙과 26종이며, 평균 인상률은 9.5%다. 앞서 지난해 5월 코코아를 원료로 한 초콜릿류 건빙과 17종의 가격을 12%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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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상으로 건과 주요 제품 중 가나마일드 70g을 권장소비자가 기존 2800원에서 3400원으로, 초코 빼빼로 54g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몽쉘 오리지널 12입을 66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한다. 빙과 주요 제품은 월드콘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설레임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코코아 및 유지류 등의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가공 비용도 오른 상황인데다 고환율이 겹쳐 원재료 부담이 높은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지난 12월 20일 기준,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t)당 1만2565달러(ICE 선물거래소)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업계 특성상 환율 상승도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1일부로 총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초코파이는 인상 품목에서 제외했고, 투유 등 일부 제품은 당분간 제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해태제과도 지난해 12월 1일부터 홈런볼, 자유시간, 포키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59% 올렸다. 홈런볼, 자유시간, 포키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은 200원씩 인상했다.
◇ 햄버거·커피 등도 가격 올라
햄버거와 커피 등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가격을 인상에 나섰다. 평균 1.07% 인상했다. 버거킹의 대표 메뉴 와퍼는 7100원에서 72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4700원에서 4800원으로, 프렌치프라이는 2100원에서 2200원으로 조정됐다.
커피 업계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컴포즈커피는 오는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인상한다. 반면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기존가 그대로 유지된다. 컴포즈커피는 런칭 이후 지난 10년간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1500원 동일가에 제공해 왔다.
앞서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은 지난달 23일부터 제품 28종의 가격을 평균 3.4% 올렸다. 카페라떼 가격은 200원 오른 5900원, 룽고 가격은 400원 오른 5300원이다. 폴바셋의 가격 인상은 2년 10개월 만이다.
스타벅스도 지난 1월 24일부터 커피와 티 카테고리 일부 음료의 톨 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동결했던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인상이다. 카페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카페 라떼, 스타벅스 돌체 라떼, 카라멜 마키아또 등이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가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며 “향후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