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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모델 기반 가상화 설계로 디지털 혁신 추진

기사입력 2025.05.29 12:56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서 가상화 설계 성과 공개
  • 황윤제 LG전자 ES연구소 기술고문은 ‘2025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에서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최적기”라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황윤제 LG전자 ES연구소 기술고문은 ‘2025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에서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최적기”라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LG전자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모델 기반 가상화 설계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윤제 LG전자 ES연구소 기술고문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에서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최적기”라며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기존에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어 디지털 혁신의 좋은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황 기술고문은 R&D 분야가 사업 가치 사슬의 가장 앞단에 위치해 있어, 이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 모델을 잘 만들어야 전체 사업 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며 R&D 분야의 디지털 혁신이 전체 디지털 혁신의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기존 시험 기반 개발 방식에서 모델 기반 가상화 설계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더 빠른 시간에 정확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MBSE(Model-Based Systems Engineering) 방법론을 도입해 가상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황 기술고문은 “가전제품은 항공이나 자동차처럼 복잡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MBSE 사상에 따라 V-사이클을 통해 개발을 진행하면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순차적 개발 방식과 달리, 모델 기반 가상화 설계에서는 모든 개발자가 초기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모델을 보며 소통한다. 이로 인해 초기 단계에서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후반 단계에서는 오류 없이 더 나은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비선형 미분방정식을 풀어 제품을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AI와 머신러닝 기술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있다”며 “실험 데이터와 이론 모델을 통합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전자는 복잡한 물리 현상을 다루는 제품 개발에서 물리 기반 모델과 머신러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히트펌프 건조기 개발이다. 황 기술고문은 “드럼 안에서 다양한 무게의 섬유가 시간에 따라 수분이 증발하면서 텀블링 운동을 하는 현상은 물리식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물리 기반 모델에 실험을 통한 머신러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기존보다 훨씬 정확하고 범용성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상화 모델의 도입으로 LG전자는 시험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있다. 그는 “에어컨 개발에서 다양한 날씨 환경을 실제로 만드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하지만, 가상화 모델을 활용하면 이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에어컨의 경우 실외기 하나에 60개 정도의 실내기가 연결되는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가상화 모델을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여름에도 어떤 방은 냉방이, 다른 방은 난방이 필요한 복잡한 상황까지 가상 환경에서 미리 테스트할 수 있다.

    현재 LG전자는 ‘가상화 모델’ 단계에 있지만, 향후 실물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디지털 트윈’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모델이 실물과 통신하고 연결돼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그것이 디지털 트윈”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 달성에는 여러 과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모델이 전체 가치 사슬을 연결하는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구축, 서로 다른 물리계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솔루션 간의 연동, 부서 간 협업 체계 구축 등이 주요 과제”라며 “특히 협업 체계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재 LG전자는 디지털 연결성, 추적성, 재활용성을 갖춘 완전한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최적기이며, 다쏘시스템 같은 솔루션 회사들이 이를 많이 지원하고 있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더 큰 모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인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는 다쏘시스템이 매년 개최하는 대표적인 디지털 혁신 컨퍼런스로, 제조업체들의 디지털 전환 사례와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다. ‘모두를 위한 모든 것의 버추얼 트윈’로 열린 이번 행사는 항공우주, 자동차, 전자, 조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해 모델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MBSE), 디지털 트윈, AI 기반 설계 등 첨단 기술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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