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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인공지능은 이제 ‘애니웨어(Anywhere)’”

기사입력 2022.04.25 09:00
  •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가 지난 3월 영국 경제 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발표한 ‘2022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FT High Growth Companies Asia-Pacific 2022)’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알렸다.
  • Q와 A가 합쳐진 모습을 이미지화해 제작한 포티투마루 로고 (이미지 제공 = 포티투마루)
    ▲ Q와 A가 합쳐진 모습을 이미지화해 제작한 포티투마루 로고 (이미지 제공 = 포티투마루)

    포티루마루는 언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이해하고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에서 정답을 도출해내는 딥 시맨틱 QA(Question Answering) 플랫폼과 TA(Text Analytic)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회사 로고도 Q와 A가 합쳐진 모습을 이미지화해서 제작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딥러닝 기술을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검색 포털 분야에서 약 20년 정도 근무하던 중, 해당 분야 시스템의 대부분이 AI 기반 기술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라며, 고민 끝에 회사를 나와 2015년 포티투마루를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의 인터뷰 전문이다.

  •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Q. 포티투마루의 주요 사업은 무엇이며, 지금까지 이루어낸 성과는?

    이전에는 사용자가 검색을 했을 때 원하는 답이 바로 나오지 않고 직접 찾아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포티투마루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이렇게 불필요한 과정을 자동화했습니다. 단순한 키워드 매칭이 아니라, 맥락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QA(Question Answering)는 질문이 입력되면 거기에 대한 정확한 정답을 찾아내 주는 방식입니다. 즉, 질문에 대한 정답을 불필요한 중간 과정 없이 포티투마루의 QA 기반 엔진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TA(Text Analytic) 역시 자사의 핵심기술입니다. TA를 통해 자사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잠재된 리스크를 예측해내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관리자가 직접 모니터링을 통해 눈에 보이는 문제들만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TA 엔진을 이용하면 잠재된 리스크를 찾아내는 작업이 가능합니다.

    Q. 포티투마루는 현재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새로운 분야에 QA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분야별로 특성이 다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엔진의 기본 베이스는 동일합니다. 그동안 전자·통신·조선·해양·자동차·커머스 분야에 자사 AI 기반 엔진을 접목하는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분야로도 확장 가능하고, 또 진행 중입니다. 상당히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모든 초기분야가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5년, 10년 미래를 보고 투자 중입니다.

    Q. 포티투마루의 대표적인 시스템인 QA(Question Answering) 및 TA(Text Analytics) 이외에 다른 기술에도 관심이 있는지.

    QA와 TA 기술은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현재 해당 분야 기술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고도화하는 작업은 늘 필요합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에 당분간은 QA와 TA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 QA 기술 기반의 포티투마루 '앤서링 AI' 서비스 (이미지 제공 = 포티투마루)
    ▲ QA 기술 기반의 포티투마루 '앤서링 AI' 서비스 (이미지 제공 = 포티투마루)

    다만 세부적으로 음성 인식, OCR 광학 인식 등 주변 기술을 내재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적인 에코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TQA(텍스트 QA), VQA(Visual Question Answering) 등의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여타 인공지능 스타트업과는 다른 포티투마루만의 강점은 무엇인지.

    요즘 AI 분야가 인기 있다 보니, 원천 기술이 아닌 다른 기업의 라이브러리, 오픈소스 등 공개된 것을 가져다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추세입니다. 또한 기술을 갖춘 곳이 있다 하더라도 단시간 내에 개발했다 보니, 전체적인 질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품질 싸움입니다. 그래서 포티투마루는 20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기술을 직접 내재화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포티투마루는 기계 독해 기술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선진 IT 기업들과 겨뤄, 구글 AI 팀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하는 ‘GLGE(General Language Genetarion Evaluation)’ 벤치마크에서 테스트 요약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 독일 글로벌 리서치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3개 국가 기업 중 최근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500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을 두고 미루어 봤을 때, 자사의 원천기술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 회사의 완벽을 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업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Q. 포티투마루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선점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첫 번째도 품질, 두 번째도 품질, 세 번째도 품질입니다. 시장이 클수록 품질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도 하고, 특히 언어 처리 분야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미 구글이나 네이버를 통한 언어 기반 검색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전 세계 B2C 검색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네이버 점유율이 약 60~70%로 상당히 높은 편인데, 사람들이 품질에 따라 플랫폼을 선택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Q. 포티투마루의 단기적·장기적 목표가 있다면 각각 무엇인지.

    포티투마루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목표는 우선 ‘생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자사의 핵심인 인공지능 기반의 언어처리 분야에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글로벌 탑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을 통틀어서 소프트웨어만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어필한 곳은 아직 없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자사 소프트웨어를 글로벌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합니다.

    해외 진출은 우선 런던을 베이스로 유럽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북미 시장으로 확장했으면 합니다. 사실, 포티투마루를 창업하는 시점부터 이미 유럽 시장을 지켜봐 왔습니다. 유럽이 언어처리 기술에 대한 토양이 좀 약한 편이기도 하고, 또 북미 시장에서는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기업들이 B2C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헤게모니 싸움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기존에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불특정다수의 고객을 모두 AI로 전환하는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틈새를 노려 포티투마루는 유럽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법률, 의료, 금융 등 다양한 분야들에 하나씩 깃발을 꽂아 나가는 겁니다. 초기 시장에서 시장 선점은 상당히 무섭고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국내외 인공지능 시장에 대해 전망한다면.

    이전에는 혁신적인 기술이 나오더라도 그게 특정 분야에만 적용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애니웨어(Anywhere)’죠. 이미 우리의 생활 곳곳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 속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저는 인공지능이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더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에 현재 많은 인재가 있기도 하고, 정부와 민간 모두가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공지능은 더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요. 인터넷이 처음 나왔던 시기에, “굴뚝 산업 10년이 IT 산업 1년이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저는 이걸 더 발전시켜 “IT 산업 10년이 AI 산업 1년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는 베이스 모델이라고 하는 원천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조금 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기업에서 선보이는 ‘초거대 AI 모델’도, 그곳에 들어가는 베이스 모델들이 해외 모델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렇다면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이 커지더라도 이에 대한 기본 기술에 대해 해외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베이스 모델 구축을 위해 정부나 대기업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또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초거대 AI와 관련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활용 측면입니다. 응용과학의 발전을 위해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것처럼, AI 기술의 기본이 되는 베이스 모델에 대한 원천기술을 만드는 작업을 대기업이나 정부 차원에서 좀 더 투자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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