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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행사나 시상식에 빨간 양탄자를 까는 이유

기사입력 2018.04.27 11:18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판문점 마당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에 맞춰 빨간 양탄자가 거미줄처럼 깔렸다. 귀빈에 대한 최고 예우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일명 ‘레드 카펫’으로 불리는 빨간 양탄자는 공식 행사나 각종 시상식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국가 원수가 비행기에서 내릴 때도 빨간 양탄자는 어김없이 깔려있다. 레드 카펫은 언제부터 명예와 권위의 상징으로 귀빈에 대한 융성한 대접을 나타내게 된 걸까?

    공식 석상에서 레드 카펫을 처음 사용한 것은 프랑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지만, 많은 이가 기원전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킬로스가 쓴 희곡 ‘아가멤논’을 근거로 레드 카펫의 기원을 기원전으로 보고 있다.

    기원전 459년에 쓰인 ‘아가멤논’은 ‘오레스테이아’ 3부작 중 첫 작품으로,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극 중에는 ‘아가멤논이 트로이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그의 아내가 붉은 천을 깔아 그를 맞이했지만, 아가멤논은 붉은 길이 ‘그리스 신들의 길’을 상징한다며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이것이 레드 카펫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영향 때문인지 중세 유럽에서는 빨간색이 ‘부자와 귀족의 색’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빨간색을 내는 염료는 보라색을 제외하면 가장 비쌌기에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빨간색은 오랫동안 ‘태양, 불, 피 등 강력한 생명력과 상서로움, 기쁨’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실제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들이 가장 사랑했던 색도 빨간색이었다. 박물관 등에 전시된 초상화에서 루이 16세나 나폴레옹과 같이 강력한 왕권을 자랑했던 왕들이 붉은 옷을 입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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