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 걸맞은 인공지능(AI) 인재를 양성하는 부산대다. 부산대 AI융합혁신대학원은 지역 특화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AI 교육을 강화했다. 제조·물류 산업에 특화된 지역의 장점을 최대로 살렸다. 또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해 헬스케어 분야 AI 산학과제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부산대는 2023년 7월 AI융합혁신인재양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제조·물류·의료 분야 산학협력이 활발해졌다. 2020년 선정된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사업을 통해 이전부터 AI융합혁신대학원을 개원해 운영해 왔고, 지역 산업과의 교류도 있었지만 더 활발해졌다. 이에 AI 연구 인프라 지원을 위해 11억 5천만원을 투입해 AI 컴퓨팅 플랫폼도 구축했다.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산학 인재를 양성해 지역 기업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부산대는 앞으로 AI 지역 전략 산업 혁신을 이룰 수 있는 AI 인재 양성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99명의 재학생과 24명의 전임 교수와 4명의 겸임 교수를 포함해 28명의 교수진을 꾸렸다. 제조·물류·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교수진들과 다양한 산학 협력을 하면서 연구 성과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매년 석박사급 전문 AI 인력을 45~50명 배출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채용 연계도 강화한다.

송길태 AI융합혁신대학원장은 “지역 전략 산업인 제조·물류 분야와 부산대학교병원과 활발한 협력으로 헬스케어 분야를 특화했다”며 “AI 융합 분야를 선정해 연구와 인재 양성 연계가 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최근 5년간 10명의 신임 교수를 임용해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교수진을 확보했다”며 “부산 AI 인재 양성 허브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공정한 AI 구현·사회 발전 기여 중심 교육

“기업과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AI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한 AI를 구현하고 범죄 악용을 방지하려면 교육에서부터 이를 강조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송길태 원장은 단순히 AI를 잘하는 인재를 선호하지 않는다. 추후 지역과 사회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되려면 공정한 AI를 구현해 낼 수 있어야 하므로 이와 관련한 교육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산업 데이터를 가지고 AI 기술을 만들 때 산업 이익만 고려하지 않고 전체적인 사회 기여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역 연계 산학협력으로 인재가 순환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했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LG전자 등 동남권 제조·물류 대기업과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씨젠의료재단 등 129개 기업·기관과 활발한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부산 캠퍼스의 경우 제조 분야에 특화한 AI 연구와 교육이, 양산캠퍼스에서는 AI 헬스케어 분야 연구와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연구 성과도 높다. 딥러닝 기반 공정 불량 예보 시스템을 개발해 제조 현장에서 공정 불량률을 7%에서 3%로 낮췄다. 또 최적으로 부품 설곗값 추천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 효율화를 돕기도 했다. 최근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연구적 성과를 보였다. 후보 물질 발굴 및 환자 데이터 기반 예후 예측을 위한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해석가능한 시스템으로 JCR 상위 10% 논문(SCI)에 게재됐다.

그는 “씨젠의료재단, LG전자 등 다양한 기업과 현장 데이터 기반 산학협력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며 “산학 과제 도출 단계에 이르기까지 기업 기술 수요 파악 및 데이터 수집 방안을 위해 논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 시행착오를 적게 겪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원생이 졸업 후 채용이 해당 협력 기업으로 연계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과 산학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소통도 활발하다. 더불어 부산대는 부산을 AI 도시로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대는 지난해 11월 개교 77주년을 기념 및 ‘AI 중심도시 부산’을 알리는 ‘AI BUS 2023’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송길태 원장은 “글로벌 AI 산·학 인재 양성해 2030년까지 AI 융합대학 세계 50위 부산대를 만들고, 부산을 AI 혁신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AI 제조·물류·의료 분야 전문가를 강연과 이와 관련한 각계 인사들이 모여 ‘AI 중심도시 부산’을 만드는 데 힘을 모은 것이다.

◇ “인재 양성 지원, 긴 호흡 유지해야”

송 원장은 국내 AI 산업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 부문에서 긴 호흡의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한 정부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나 사회에서 긴 호흡을 가지고 AI 융합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며 “지원 기간이 길어야 박사급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AI융합혁신대학원 사업기간은 4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는 “AI 융합형 전문 인력은 각 분야 전문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초 지식을 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고려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가적인 교육 수요를 원활히 충족시킬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AI 교육에 타 학과 학생들도 관심이 많아 관련 교과목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수업을 신청하고 있다”며 “기존의 재원 및 인프라 분배 방식으로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기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부, 대학원 학생 정원 증원, 교수진 확보, 대학원생 연구 공간 확보 등 다방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AI융합혁신대학원 운영에서 대학마다 특화 융합 분야를 가지고 인재 양성에 몰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도 분야를 특성화해야 한다”며 “한 대학에서 AI의 모든 분야를 다 커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부산대는 본교가 잘할 수 있는 AI 융합 도메인을 설정해 지역 산업과 잘 연계가 될 수 있도록 특성화하는 부분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