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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세대 내 설치된 일체형 월패드가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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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제24민사부는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동주택 하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 6월 14일 홈게이트웨이가 미시공됐다는 원고 측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해당 소송에서 원고 측은 세대 내 설치된 월패드가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수행한다고 해도 구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이하 기술기준)에 있는 홈게이트웨이 인증 기준에 미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안을 위한 네트워크 주소 변환 기능(NAT)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아 기술기준에 따라 홈게이트웨이가 설치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미시공된 것이라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2022년 7월 28일 발표된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지능형 홈네트워크 실태조사 결과’에서 거론된 홈네트워크 기기에 대한 인증 기준을 근거로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실태조사 결과발표에서 ‘홈네트워크 기기에 대한 인증 기준은 전파법에 따른 방송 통신기자재 등의 적합성 평가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전기용품 공급자 적합성 확인(KC 인증)을 받았는지 여부’라는 취지로 말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해당 사건에 설치된 월패드는 기술기준에 따른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보는 게 옳다”며, “사건 감정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세대 내 설치된 월패드는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므로 아파트에 홈게이트웨이가 미시공되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B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제기한 ‘일체형 월패드’와 ‘홈게이트웨이’ 관련 소송에서도 법원은 시공사 측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민사부는 사업계획 승인 당시 적용된 기술기준에 따른 홈게이트웨이가 설치되지 않은 것은 하자라고 한 원고 측 주장에 “해당 사건의 월패드는 상호연동 기능을 포함한 홈게이트웨이 내장형 월패드이며,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2조의2 및 기술기준에 따라 홈게이트웨이를 대체하는 월패드가 시공됐으므로 미시공 하자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월패드가 네트워크 주소 변환 기능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재판 시 제시된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했을 때 인정 사실만으로 해당 사건의 월패드가 관련 법령이나 규정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시공했음에도 부산지방법원의 패소 판결로 마치 불법을 저지른 범죄자인 것처럼 매도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해 왔다”며 패소 판결은 정부 지침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건에 대한 재심의가 진행 중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입주민의 안전과 편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