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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 특화된 ‘제2형 당뇨’ 발병 예측을 위한 인공지능(AI) 학습 모델이 개발됐다. AI를 통한 당뇨 예측이 정확도가 높아짐에 따라 위험군에 속하는 중-노년층 건강관리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혜 UNIST 산업공학과 교수팀은 강지훈 고신대 복음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대규모 한국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제2형 당뇨 발병 예측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인에 특화된 다유전자 위험 점수(gPRS)를 개발하고, 여기에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임상 정보, 물질대사 정보를 함께 활용해 이 같은 모델을 개발했다.
당뇨는 30세 이상의 한국인 6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뇌졸중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위험한 만성질환이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식생활을 포함한 생활 습관, 유전적 조건 등을 확인하면 당뇨 위험도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며, 실제로 예측 모델 연구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기존의 위험예측 모델 연구는 주로 서양인 집단을 대상으로 해 국내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렇다 보니 한국인에 특화된 유전적‧환경적 요인까지 반영한 당뇨 예측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착안한 연구진은 한국인에 특화된 정보를 활용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는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에서 수집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의 대규모 정보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한국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당뇨, 고혈압, 비만, 대사증후군 등의 만성질환 연구를 위해 2001년부터 추적‧수집된 자료다. 여기에 인구통계학적인 정보, 임상 정보에 유전 정보와 환경 정보를 더해 종합한 결과, 기존에 비해 당뇨 발병 예측 성능을 높인 새로운 학습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최종 개발된 제2형 당뇨 발병 예측 모델은 인구통계학적 정보만 활용한 경우보다 약 11퍼센트포인트(%p) 예측 성능이 높았다.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임상 정보까지 활용한 경우에 비해도 약 4%포인트 이상 향상된 예측 성능을 보였다.
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김수현 UNIST 산업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새로 개발한 다유전자 위험 점수, 대사체 정보 등을 더할수록 모델의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모델 개발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특화된 당뇨 발병 위험도를 파악하고, 제2형 당뇨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전망이다.
이정혜 교수는 “서양인 중심으로 진행되던 연구를 한국인 정보로 바꾸어 접근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아시아 집단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다양한 후속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란셋’ 자매지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 최근호에 공개됐다.
- 전승민 기자 aides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