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먼트 AI(ELEMENT AI)의 음병찬 한국 지사장이 ‘The AI’ 창간을 기념해 축하의 말과 함께 엘리먼트 AI의 사업 방향과 인공지능(AI) 산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음병찬 지사장은 "AI 전문 미디어 ‘The AI’의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4차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로써 AI는 우리 모두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주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부 및 기업들은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혁신을 이끌기 위한 도구로 AI에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고, 특히 코로나 사태가 촉발한 ‘뉴노멀(New Normal)’ 시대로의 움직임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AI 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 정책 입안자, 학계의 연구자, 산업 전문가, 대중 간의 활발한 논의가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The AI’가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 참여하는 의견 교환의 장을 형성하고, 이른바 ‘AI 퍼스트 (AI-First)’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The AI’ 창간을 축하드리며, 황민수 편집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엘리먼트 AI는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 2018년 튜링상(Turing Award) 수상자로 호명된 글로벌 AI 석학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가 장 프랑수아 가녜(Jean-Francois Gagne), 니콜라 샤파도(Nicolas Chapados) 등 네 명과 공동으로 설립해 탄생한 AI 솔루션 기업이다.
엘리먼트 AI의 사업 목적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AI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첨단기술 전문가, 과학자, 산업 전문가와 각 분야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AI-First’ 전략을 추진할 방법을 도모하고, 각 이해당사자 나름의 AI 전략을 개발, 실행할 수 있도록 공동 기술개발, 솔루션 개발 및 운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창립 이래로 급성장한 엘리먼트 AI는 이제 전 세계에 5개의 지사를 두고 정부 기관, 기업 등 다양한 고객과 함께 일하고 있다. 본사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으며, 토론토, 영국 런던, 싱가포르와 서울에 각각 사무실을 설립했다. 다섯 명의 초창기 설립자를 시작으로 2020년 현재 전 세계 약 4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특히, 약 100명의 탑 클래스급 연구원들과 머신러닝 및 딥러닝 분야의 기술자들을 보유하고 있어 높은 기업 경쟁력을 가졌다.
다음은 엘리먼트 AI의 한국 지사장 겸 동북아 총괄을 맡고 있는 음병찬 지사장에게 AI 산업의 미래와 디지털 뉴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 인터뷰 전문이다.
-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AI 스타트업 엘리먼트 AI의 한국지사와 동북아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음병찬입니다.
저는 시스템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하여 IT, 기술 컨설팅 분야에서 7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다국적 기업 대상의 경영자문을 하는 전략 컨설팅 업계에서 9년간 일했습니다. 이어 2015년 카카오에 합류하여 사업개발, 신사업 기획, 투자 검토 등의 업무를 진행했으며,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카카오 AI 사업부에서 AI 사업 전략 및 개발을 담당하면서 이 기술의 잠재력을 확신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AI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2018년 2월 캐나다의 대표적 AI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먼트 AI가 한국지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합류를 결정했으며, 지금까지 한국지사 및 동북아시아 지역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 온, 그리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 보면, 저는 '새로운 기술과 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발굴'하는데 관심이 많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Q. 엘리먼트 AI가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지사를 설립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한국이 가진 역동적인 문화와 혁신정신, 전 세계 제조업 허브로서 구축한 탄탄한 산업 배경 등이 매력적인 요소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엘리먼트 AI의 한국지사 설립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한화그룹이 지난 2017년 엘리먼트 AI에 초기 투자자금을 제공하며 계열사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주도했습니다. 우리는 한화그룹을 통해 한국 내 주요 기업들의 핵심 경영진들과 접촉하며 한국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17년 11월 한화자산운용, SK텔레콤, 현대자동차가 AI와 스마트 모빌리티 스타트업 투자를 주도하기 위해 설립한 'AI 얼라이언스 펀드(AI Alliance Fund)'에 동참, 지금까지도 기술자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9년 5월에는 신한금융그룹, 2020년 1월에는 LG전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AI기술 개발의 새로운 기준과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공동 연구, 솔루션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국내 주요 대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 한국은 전세계 최강의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혁신 생태계가 조성, 발전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블룸버그 글로벌 혁신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2020년에는 독일에 뒤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거의 모든 항목에서 상당한 수준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은 한 국가가 AI 기술을 수용할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엘리먼트 AI는 한국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만이 가진 문화적인 특성에 대해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이 부분은 좀더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한국인은 외국 기업들과 협업할 때 매우 협력적이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덕분인지 한국의 기업들은 지난 수 십년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믿음직한 파트너로 함께 해 왔습니다. 바로 신뢰, 믿음 그리고 개방된 문화가 엘리먼트 AI가 한국을 선택하게 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
Q. 엘리먼트 AI의 국내 주력 사업은 무엇입니까?
A: AI 기술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지는 꽤 됐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기업에 적용하고 확산하는데 많은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엘리먼트 AI는 AI 기술기반 전략 수립에서 실제 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고객사의 파트너로서 AI 전략 수립∙기술 연구∙솔루션 개발 등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국내와 동북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제조 경쟁력이 높은 지역이고, 오랜 기간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금융 인프라도 그 어느 지역 못지않게 선진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지역적 특성에 맞게 전자, 화학, 에너지 등을 포함한 제조업과 은행, 보험, 자본시장 등 금융산업의 주요 고객사와 함께 AI와 관련된 공동 연구 프로젝트, 그리고 엘리먼트 AI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개발, 운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솔루션으로는, 엘리먼트 AI가 보유한 Forecasting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시장, 가격 및 수요 예측 솔루션 사업, 그리고 주로 제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차세대 비전 기반 품질 관리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AI 생태계와의 협업을 통해 AI의 설명력,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최근 전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가장 주목하고 있는 AI 분야 하나를 고른다면?
A: 엘리먼트 AI에는 약 100여명의 연구자들이 CSO(최고과학책임자)의 리더십 아래 AI의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세 가지 정도의 집중하는 분야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예측(Forecasting) 영역입니다. 이 영역은 전통적으로 많이 활용되어온 통계적 기법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엘리먼트 AI가 개발한 순수 딥러닝 모델 'N-BEATS'를 비롯하여 딥러닝 기반 기술의 약진이 에너지, 금융 등의 영역에서 최근 관찰되고 있고, 앞으로 다양한 기업 환경에서 'Big Impact'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두번째는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또는 '자기 지도 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영역입니다. 지금까지 현실 세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머신러닝 시스템은 대량의 데이터를 잘 정리하여 사전에 모델을 훈련시켜야 하는 '지도형 기계학습(Supervised Learning)' 시스템으로 개발과 운영 과정에 반복적 수고와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비지도 학습 또는 자기 지도 학습은 이러한 지나친 수고로움 없이 최소한의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서 AI 시스템의 활용처와 활용도를 모두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딥러닝의 3대 구루 중 한 명인 얀 르쿤은 '비지도 학습이 다음 세대의 AI 기술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큰 발전을 이뤄 온 NLP(자연어 처리) 영역에서 이 기술을 적용해 왔고, 이제 비전 영역에서도 그 이용이 본격적으로 확산 될 것이라 봅니다.
세번째는 'FAT(Fair, Accountable, Transparent) 머신러닝' 영역입니다. AI 기술의 본격적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어려운 관문은, 기술적인 이슈가 아니라 AI 모델의 운영을 둘러싼 조직과 문화, 그리고 신뢰의 이슈입니다.
이미 학계와 산업계에서 이런 문제의 해결 도구로서 'Explainable AI(설명가능한 AI)’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엘리먼트 AI도 선도 사업자로서 관련 연구의 고도화 및 산업 현장의 적용 경험을 이끌어 나가고자 합니다.
-
Q. 앞으로 AI가 세상을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 생각합니까?
A: AI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수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부딪치고 있습니다. 그 중 누구의 어떤 말이 현실로 나타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중국 시노베이션 벤처스의 리카이푸(Lee Kai-fu) 회장의 말과 같이 '전기가 산업혁명의 동력이 되어 오늘날의 세계를 건설하게 된 것처럼, AI가 앞으로 모든 산업의 동력이 되어 앞으로 세계의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AI가 우리에게, 그리고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할 때 제가 종종 떠올리는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바로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소재로 한 'AlphaGo'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이세돌 9단은 "대국 전에는 알파고가 다만 확률적 계산을 하는, 이기기 위한 머신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두번째 대국에서 알파고의 37수를 보고 나서 충분히 알파고도 창의적이고 정말 바둑의 아름다움을 어쩌면 인간의 틀을 벗어나서 표현한 수라고 느꼈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합니다.
과학기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큰 흐름에서 기술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각종 물리적, 정신적 제약 조건을 타개하면서 인류의 번영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AI 기술은 과거의 어떤 기술들과도 다르게,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여겨져 왔던 예측, 판단, 창의성 등의 영역에서 우리의 한계를 벗어난 새로운 시각,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통해 느꼈고, 어쩌면 인간과 진정한 의미에서 ‘협업’ 할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Q. AI가 대중화될수록 인력을 대체하여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기술의 ‘양면성’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전에 우리가 개발하고 활용했던 다른 모든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AI는 여러 가지 방향으로 개발되고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입니다. AI가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정부, 기업,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 기술의 개발을 어떻게 가이드해 나가느냐, 그리고 이 기술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인 기반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AI가 가진 잠재력의 측면에서 보자면, 이 기술은 저숙련 노동자뿐 아니라 고숙련 기술자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미 기업의 다양한 현장에서 AI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음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AI가 우리의 직업을 빼앗아 갈 것이다’라든가,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라는 등의 세간의 우려에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07년까지 산업용 로봇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산업용 로봇 한 대당 평균 3~6명의 노동자들이 직업을 잃었다는 통계도 있고, 실제로 오늘날 많은 기업들 내에서 AI의 적용을 놓고 이루어지는 논의들 중 상당수가 '어떻게 하면 이 업무에 소요되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직업이라는 것이 기술의 도입에 의해서 완전히 대체 되어 왔다기보다는 변화를 해 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도 익숙하게 사용하는 ATM이 처음 개발되고 도입된 것이 1970년대입니다. ATM은 1990년대를 지나면서 급속하게 보급이 확산되고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은행 창구직원라는 직업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고, 그 업무의 내용과 범위가 단순한 금융 거래를 처리하는 것에서 보다 맞춤화된 대응을 할 수 있는 마케팅 및 세일즈 업무로 변화해 온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즉, AI가 단순히 오늘날의 직업을 대체한다기보다는 현장의 인력이 수행하는 전체적인 업무의 맥락 속에서 '특정 태스크'를 자동화함으로써 해당 인력이 수행하는 업무를 보완해 준다고 이해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AI 기술의 적용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때로는 지루하거나 그 가치가 낮은 활동으로부터 우리 모두가 자유로워지고, 보다 높은 가치 있으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활동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잡 마켓의 관점에서도 그 범위와 내용이 오히려 확장되고, 많은 직업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Q. 최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뉴딜’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개선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우리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포석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 과제에 AI 분야 육성이 주요 내용 중 하나로 포함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디지털 뉴딜’ 예산 중 절반이 넘는 51%에 해당하는 D.N.A 생태계 강화 예산가운데 약 74%가 AI 관련 예산이라고 합니다. 크게 보면,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AI 데이터 가공분야 바우처, AI 솔루션 구매 및 적용 지원, 신수요 창출형 AI 융합 프로젝트 등이 AI와 관련된 주요 사업으로 보이고,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에 가장 큰 예산이 배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정책을 통한 예산 배정과 집행은, 목적상으로 공공복리적 성격과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성격이 혼합되어 있고, 거둘 수 있는 효과의 시점도 단기, 중기, 장기로 넓게 퍼져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산업계의 입장 중심으로 보아서는 그 의도를 해석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AI라는 기술의 본질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 기술을 활용할 역량과 생태계의 확충, 산업의 혁신을 지원하기에 충분한 고민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과연 미래에 공공과 산업을 걸쳐 어떤 AI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과 그림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서둘러 공공 일자리 확보의 목적으로 데이터를 쌓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일인지, R&D 프로젝트의 결과로 개발된 기술, 알고리즘 등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AI 산업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방법일지, AI 시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양질의 AI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예산은 충분한 것인지, 글로벌 생태계와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고민이 더 깊게 되었으면 합니다.
AI 기술 개발, 생태계와 산업의 성장은 매우 오래 꾸준한 투자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니만큼, 계속해서 정부에서 학계, 산업계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이후의 정책이 개선되도록 추진하기를 기대합니다.
Q. 현재 전세계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기업의 운영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코로나19 사태는 전세계적으로 경제와 사회를 유지하던 기존 질서의 붕괴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개인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뿐만 아니라, 앞으로 12개월 내지 18개월간 우리 모두가 삶을 영위하는데 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업자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전세계적으로 수억명 또는 그 이상의 인구가 경제적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의 관점에서는 코로나19 사태는 지난 수 십년간 우리가 구축해 온 마치 거미줄처럼 전세계가 연결된 공급망이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금융위기, 쓰나미, 대형 태풍이나 화재 등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들은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광범위하고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세계적인 공급망과 기업 운영의 변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회복력(Resilience)’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기업에서는 자사의 범위를 넘어 공급자와 수요자를 포함하는 전체 운영 네트워크의 리스크와 그 동인(動因)을 사전에 규명하고, 이의 발생을 적시에 예측하고, 사업운영 위치, 생산요소, 조직운영 등을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는 준비, 즉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이미 전 지구적 과제로 대두된 기후변화, 환경문제 등에 대응하여 기업 운영을 환경 친화적으로, 그러면서도 경쟁력있게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 환경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과거의 기업 운영 방식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즉각적이고 일사불란한 대응을 통해서, 우리의 생활과 기업 운영 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경제를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각국 정책 입안자들이 산업계에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 기술은 이렇게 기업에 요구되는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이고, 다음 세대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력의 원천인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기업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
Q. 엘리먼트 AI의 미래 비전은 무엇입니까?
A: 기업의 미래 비전은 설립 시 철학과 목적에 맞닿아 있을 테니, 엘리먼트 AI가 어떻게 설립되었는지 말씀 드리면 결국 엘리먼트 AI의 비전을 이야기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현대적 AI의 주제들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딥러닝을 창시하고 확산시킨 세 분의 구루를 발견하게 됩니다.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 뉴욕대학의 얀 르쿤(Yann LeCun) 교수, 그리고 몬트리올대학의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바로 그 세 분입니다.
이 세 분은 친한 친구이자 협력자로, AI 커뮤니티에서는 이 분들을 ‘캐나다 마피아(Canadian Mafi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2018년에는 이 세 분이 함께 딥러닝 기술의 개발과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컴퓨터 과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튜링상의 공동 수상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에 제프리 힌튼 교수는 구글에, 얀 르쿤 교수는 페이스북에 합류하게 됩니다. 물론 두 교수 모두 각자의 대학에 여전히 적을 두고 연구와 교육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는 수 많은 기업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연구와 학생들의 교육에 매진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거대 IT 기업은 계속해서 우수한 연구자와 학생, 스타트업을 마치 진공 청소기처럼 자사의 그늘 아래로 흡수해 갔습니다.
결국 요슈아 벤지오 교수는 'AI 생태계를 지나친 소수의 회사에 집중되지 않고도 건전하게 성장시키면서, AI 기술이 필요한 기업들에 서비스와 솔루션을 통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이것이 바로 요슈아 벤지오, 장 프랑수아 가녜를 중심으로 한 다섯 명의 창업자가 2016년 10월 엘리먼트 AI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딥 러닝을 중심으로 한 AI의 연구가 점점 복잡해지고 이의 활용에 대한 필요가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거대 IT 기업들에 대한 AI 생태계의 의존도는 오늘날도 여전하거나 어쩌면 더 심해졌는지도 모릅니다.
'거대 IT 기업들과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AI 기술이 필요한 수 많은 기업들에 훌륭한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가 되고, 대학∙연구기관∙스타트업의 건전한 생태계 형성을 함께 도모하는 구성원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오늘도 변하지 않은 엘리먼트 AI의 미래 비전입니다.
- 이주상 기자 jsf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