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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 배관 파손 시 알아서 복구하는 밸브 기술 개발

기사입력 2022.10.27 12:07
AI로 작업자 통제 없이 피해 조치 가능…해군 함정 우선 적용 예정
  • 정병창 기계연 책임연구원(오른쪽)이 연구팀과 함께 K-스마트 밸브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 정병창 기계연 책임연구원(오른쪽)이 연구팀과 함께 K-스마트 밸브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배관이 파손되면 알아서 복구하는 ‘똑똑한 밸브’가 개발됐다. 배관 파손 등 예상치 못한 사고 발생 시 주변 밸브를 알아서 잠궈 2차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산업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배관 파손으로 인한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 파손된 배관을 스스로 찾아 신속히 복구하는 ‘K-스마트 밸브’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병창 기계연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K-스마트 밸브는 기존 밸브에 AI를 적용, 작업자의 통제 없이 사고 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파손된 배관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 주변 밸브를 잠그는 기술이다. 사고로 인한 누출을 차단하고 배관계 본래 기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밸브는 국내 해군 함정의 소화・냉각계통과 같은 배관계에 우선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전투 중 적의 피격에 의해 예상치 못한 배관 파손 발생 시 승조원의 통제 없이도 골든타임 안에 배관계의 원래 기능을 회복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를 토대로 소화 용수나 냉각수 사용을 가능케 해 화재가 확산되거나 무기체계 과열에 의한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현재 군 함정을 비롯해 일반 선박, 육상·해양 플랜트 산업현장에 있는 배관계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빠르게 복구하기 위한 조치로 ‘밸브 원격 제어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작업자가 배관 내부의 압력과 유량, 온도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원격에서 밸브를 개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배관 파손 등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작업자가 상황을 침착하게 인지하고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단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피해 복구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컸다.

    정 연구원팀은 기존 원격 제어시스템에 AI를 추가해 이 문제를 극복했다. 기존 시스템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제어 모듈에 배관 파손을 인지하고 누출을 차단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듬을 추가하기만 하면 파손된 배관을 스스로 찾아 신속히 복구하는 기능을 갖추게 했다. 이로 인해 큰 비용 없이 배관계의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기계연 정병창 책임연구원은 “K-스마트 밸브는 배관의 파손 사고 시 신속한 복구로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센서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할 수 있는 자율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향후 함정 등 군수 분야는 물론 선박, 육상·해양 플랜트 등 산업현장에도 무인화 기술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계연 기본사업인 ‘인공지능 기반 기계시스템 예측진단 및 사고대응 기술’ 과제를 통해 수행됐다. 함정 소화계통 실제 적용을 목표로 부산대, 비와이와 공동으로 2023년부터 ‘민군기술이전사업’을 통해 실용화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자동화 및 제어시스템 분야 저명 학술지 ‘IEEE/ASME 트랜잭션 온 메카트로닉스(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 27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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