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한항공, 매출액 44% 감소 불구 2분기 영업익 '깜짝 흑자'

기사입력 2020.08.06 16:21
2분기 영업익 1485억 흑자 전환…어닝 서프라이즈
화물기 공급 극대화 효과…매출 1조6909억
  • /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전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으로 경영 악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 여객수요는 급감했지만, 운휴 중인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기 공급을 극대화한 전략이 효과를 얻었다. 이러한 화물사업 고공행진에는 조원태 회장의 화물시장 대응 전략 덕분이다.

    대한항공은 6일 코로나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조6,909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화물기 가동률 확대 및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 등 화물기 공급 극대화 등을 토대로 1485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손익 또한 162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회사는 화물사업의 경우 여객기 운항이 급감해 벨리(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어려워졌지만, 철저한 정비 및 점검으로 전년 동기 대비 화물기 가동률을 22% 늘려 공급은 오히려 1.9%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인 수요 유치 노력을 기반으로 수송실적(FTK)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화물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94.6%(5960억원) 늘어난 1조22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실적과 대조적이다. 여객기 위주로 항공사업을 영위하던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영국항공 등은 항공화물 공급의 약 65%를 차지하는 벨리 수송이 어려워지자 지난 5월~6월 화물 운송실적(FTK)은 전년 대비 30~45%까지 떨어졌다.

    여객사업의 경우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 노선의 수요 감소로 수송실적(RPK)이 전년 동기 대비 92.2% 감소했다. 하지만 4월 이후 제주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 수요가 회복세이며, 6월 이후 국제선에서도 소폭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

    회사는 하반기에도 코로나 영향 지속으로 어려운 영업환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방역물품 및 전자 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 및 자동차 부품 수요 등을 적극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해, 추가로 공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 조원태 회장의 시장대응 전략과 역발상… 코로나 위기 극복 견인차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고공행진에는 조원태 회장의 화물시장 대응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역발상 전략'은 조원태 회장의 아이디어다. 올해 3월 코로나19로 인해 여객기들이 잇따라 공항에 발이 묶이자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조원태 회장은 수 년간 지속된 항공화물 시장의 불황에도 고효율 최신 화물기로 기단을 재편하고 화물사업 미래 경쟁력에 적극 투자하고 있어 왔다.

    자사 보유 L.A., 뉴욕 등 전용 화물터미널의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고,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관리 전반에 대해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화물시스템을 지난해부터 도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위기 극복을 위해 혼연일체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직원의 급여 반납과 휴업을 비롯한 뼈를 깎는 비용 절감 노력과 코로나라는 최악의 위기에도 수요 유치와 항공기 운항을 위해 전 세계 각국과 오지를 가리지 않은 임직원들의 헌신이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 코로나 장기화 위기…화물기 가동률·동남아 노선 공급 늘려 돌파

    전 세계 주요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에게도 올해 하반기는 큰 위기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더욱 어려운 경영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각국은 앞다투어 경제 성장률 기대치를 낮추고 있고, 최근에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4.9%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해 항공화물 수요가 전년 대비 14%에서 최대 31%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의 소통과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근간으로 협업과 모빌리티 업무가 가능한 업무환경을 통한 적시 대응 체계를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철저한 관리로 화물기 가동률을 보다 높이고, 글로벌 생산기지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 노선에 대한 공급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여객기의 화물 전용편 공급도 추가로 확대한다. 이미 지난 5월부터 여객기의 기내 수하물 보관함(Overhead Bin)을 활용해 화물을 싣고 있으며, 이어 6월부터 여객기 좌석에 항공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한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9월 이후부터는 여객기 좌석을 떼어 내고 화물기로 이용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는 등 여객기를 화물기처럼 활용하는 발상 전환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