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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상'을 '익살'로…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일상을 재해석한 아티스트 '홍성준'

기사입력 2019.02.28 10:46
  • 홍성준 작가 Widow-Screen 전시장 전경
    ▲ 홍성준 작가 Widow-Screen 전시장 전경

    컨템퍼러리 아티스트 홍성준의 ‘윈도우-스크린(Window-Screen)’ 전시가 정샘물의 플래그십 스토어 ‘플롭스(PLOPS)’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이 전시는 관람객들 사이에서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SNS를 통해 공유하는 문화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어 더욱 유명해졌다.

    뷰티 브랜드 공간으로 여겨졌던 곳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와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는 '정샘물' 원장, 그리고 이번 플롭스 인 아트 프로젝트의 주인공 '홍성준' 작가를 만났다.

    뷰티와 아트를 결합한 ‘플롭스 인 아트(PLOPS in Art)’ 프로젝트
  • 홍성준 작가 Watching series
    ▲ 홍성준 작가 Watching series

    가로수길에 있는 뷰티 브랜드 정샘물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플롭스는 단순히 뷰티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정샘물 원장의 뷰티 철학이 고스란히 녹여 든 곳이다. 이곳은 지난해 ‘플롭스 인 아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차례로 선보이며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홍성준 작가의 ‘윈도우-스크린(Window-Screen)’ 전은 시각의 차이와 보여지는 방식에 대한 아름다움을 테마로, 일상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작가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해 실험적 회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전시 작품 중 ‘왓칭 시리즈(Watching Series)’는 작품 속 갤러리들이 거울 속의 비친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즉 교차되는 시선을 통해 ‘보고, 보여지는 방식’을 위트있게 표현하고 있다.

    정샘물 원장 "홍성준 작가의 전시를 보면 '사람'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어요"

    수많은 스타와 메이크업 이슈를 만들어온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정샘물 원장은 평소 아트에 대한 안목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샘물 원장에게 ‘플롭스 인 아트’ 프로젝트를 홍성준 작가와 함께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물었다.

    “홍성준 작가는 디지털 사진과 회화의 사이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작품세계를 형성해가는 작가에요. 그의 작품을 보면 뷰티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색감과 사진 매체를 모티프로 회화를 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또 홍성준 작가의 전시를 보면 ‘사람’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어요. 어떻게 작업했는지 상상이 되거든요. 사람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속의 아름다움을 담담하게 그려냈을 작가의 마음이 그려져요. 이런 과정이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작업방식과 유사하다는 걸 새삼 또 느꼈어요. 사람마다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고, 그 아름다움은 진중한 관찰에서 시작된다는 믿음, 이 믿음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고요.”

    홍성준 작가 “갤러리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이 제 작업 안에 있는 공간과도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어요”

  • 홍성준 작가와 정샘물 원장
    ▲ 홍성준 작가와 정샘물 원장

    홍성준 작가는 우리 주변의 일상을 제 3자의 시각으로 접근,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캔버스 위에 담아 내는 작업들을 펼친다. 홍성준 작가에게 본인의 ‘윈도우-스크린(Window-Screen)’ 전시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답했다.

    갤러리가 아닌 뷰티 스토어라는 색다른 공간에서의 전시가 작가님에게는 주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기존의 갤러리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이 제 작업 안에 있는 공간과도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일상’을 ‘익살’로 바꾸는데 있어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해서 좋은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윈도우-스크린(Window-Screen) 전에서는 어떤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나요?

    여기 전시된 작품들은 저의 처음과 점점 더 발전해 오는 과정들이 담겨있어요.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이 작업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도도 다르고 작업스타일도 다른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공간의 안과 밖, 그리고 상이함,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모순적이고 익살적인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고, 나중에는 그 공간 자체가 식상하게 느껴져 공간이 아닌 하나의 현상, 현상이 아닌 하나의 스크린이 다가오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제 생각이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들을 이 공간 안에서 볼 수 있는 거죠.

    작가님의 작업에 주축이 되는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사색과 사유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잖아요. 저는 그래서 처음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자연과 바다를 보고, 건축물,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영감을 얻고자 했습니다. 저에게는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 것 자체가 영감의 주 원천이 되는 셈이죠. 또 ‘남들은 어떻게 하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전시 공간을 다니는 것도 저에게 영감을 주는 일련의 활동이었어요. 작품이 아닌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 행위에 초점을 맞춰 사람들의 재미있는 행동과 전시장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행위, 있어선 안될 물건들에 초점을 맞춰 주로 작품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윈도우-스크린(Window-Screen) 전을 통해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의 작품을 보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공간은 기존 전시 공간과 달리 일반 대중들이 많을 테고 그들이야 말로 제 작품을 훨씬 더 대중적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오히려 갤러리스트들이나 전시 관계자가 아닌 완벽한 대중들에게 제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 홍성준 작가는 2017년과 2018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로 선정돼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다. 홍성준 작가의 15점 작품이 전시되는 ‘윈도우-스크린(Window-Screen)’ 전시회는 플롭스에서 오는 3월 2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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