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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저녁 서울 그랜드 하얏트 그랜드 볼룸에서 아시아 미식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5' 시상식이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가 공동 주관하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식 평가 가이드인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아시아권 행사로, 아시아 최고의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국제 미식 행사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리스트의 순위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카데미(Asia’s 50 Best Restaurants Academy)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아카데미는 성별 균형을 갖춘 350명 이상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음식 전문 기자와 평론가, 셰프, 레스토랑 운영자, 그리고 지역 미식 전문가를 아우른다. 이들은 올해 아시아 16개 도시로부터 탁월한 재능과 혁신을 보여준 레스토랑들을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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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상식에 앞서 리셉션 현장에는 전 세계에서 온 셰프, 식음료 전문가, 파트너사 그리고 기자들이 파트너사의 부스를 방문해 기호에 맞는 주류, 음료, 요리 등을 시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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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최고 타이틀을 차지한 방콕의 가간(Gaggan)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가간 아난드 셰프는 이번이 네 번째로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의 왕좌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난드 셰프의 레스토랑은 단순한 요리를 넘어 진정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인도 요리의 전통을 기반으로 일본, 프랑스, 태국의 풍미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그의 요리는 미식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받았다.
한국 레스토랑들은 올해 특히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밍글스(Mingles)는 5위로 순위에 오르며 대한민국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다.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는 홍콩과 유럽의 영향을 창의적으로 결합한 계절별 한국 요리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온지음(Onjium)은 무려 11계단이나 상승해 10위에 올랐으며, 세븐스도어(7th Door)는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이타닉 가든(Eatanic Garden)의 데뷔였다. 25위로 첫 진입하며 '최고 신규 순위 진입상'을 수상해 한국 미식계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손정원 셰프가 이끄는 이타닉 가든은 식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식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이는 ‘식물원(Botanic Garden)’에 ‘먹을 식(食)’의 의미를 더해 한국 식문화에 대한 역사, 재료, 조리법, 그리고 기물의 조화까지 깊이 있게 연구하며 계절에 따라 제철 식재료에 글로벌 퀴진 에센스를 가미한 현대의 한국음식을 한층 더 심도 있게 선보이고 있다. 메뉴판도 독특하다. 이타닉 가든의 메뉴판은 단순히 요리 설명이 아닌, 각 코스에 사용된 제철 식재료와 채소를 일러스트 엽서 형식으로 소개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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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스트는 총 16개 도시의 레스토랑을 포함하며, 7개의 신규 레스토랑이 처음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시별 성과를 보면, 홍콩과 도쿄, 방콕이 각각 9개의 레스토랑으로 선두를 다퉜다.
홍콩에서는 더 체어맨(The Chairman)이 2위, 윙(Wing)이 3위를 차지했다. 도쿄에서는 세잔(Sézanne)이 4위에 랭크되었으며, 나리사와(Narisawa)와 플로릴레지(Florilège)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최고의 페이스트리 셰프상은 가간 앳 루이비통의 데트 쿠카차에게 돌아갔다. 그는 클래식한 디저트에 현대적인 변화를 능숙하게 더하는 솜씨로 유명하다.
지속가능한 레스토랑상은 우붓의 로카보어 엔엑스티(Locavore NXT)가 수상했다. 엘케 플라스마이예르와 레이 아드리안샤 셰프가 이끄는 이 레스토랑은 하이퍼 로컬 및 계절성,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요리로 주목받고 있다.
시상식 전부터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시상식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50BestTalks, 50 베스트 시그니처 세션, 셰프스 피스트 등의 행사를 통해 각국의 셰프들은 요리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의 문화와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윌리엄 드루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콘텐츠 디렉터는 “올해 순위에는 16개 도시에 걸쳐 뛰어난 레스토랑들이 다채롭게 포진되어 있으며, 7곳의 신예 레스토랑들은 아시아 미식계를 정의하는 탁월한 재능과 혁신적인 정신을 보여준다. 리스트에 선정된 모든 레스토랑에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며,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의 타이틀을 차지한 Gaggan(가간)의 Gaggan Anand(가간 아난드) 셰프와 그의 팀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이들은 탁월한 요리와 한계를 넘는 창의성으로 아시아 최고의 다이닝 명소로 자리매김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시상식의 메인 스폰서로 나선 S.Pellegrino(산펠레그리노)와 Acqua Panna(아쿠아파나) 인터네셔널 프리미엄 브랜드의 글로벌 헤드인 Michel Beneventi(미셸 베네벤티)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아시아권의 미식업계를 대표하는 재능, 헌신, 창의성 등 그들의 노력이 인정받는 자리다. 이 권위 있는 프로그램의 오랜 파트너로서, S.Pellegrino(산펠레그리도)와 Acqua Panna(아쿠아파나)는 미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며, 늘 새로운 기준과 영감을 제시하는 셰프들과 팀과 함께 축하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수상자들을 비롯해 올해 리스트에 오른 모든 레스토랑에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여러분의 비전과 전문성이 파인 다이닝의 미래를 어떻게 가꾸어 나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