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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보험업계의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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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사는 주로 전속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조직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설계사 조직 없이 비대면 CM채널(사이버마케팅)로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전형적으로 고비용 채널에 의존적인 보험 상품이야 말로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 디지털화가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유통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중개비용을 줄이거나 사라지게 한다.
현재 대표적인 디지털 보험사는 캐롯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다. 캐롯손보의 퍼마일(Per-mile) 자동차 보험은 운행정보 수집장치를 통해 실시간 운행거리를 측정하고,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에 반영하는 상품이 대표적이며, 주주구성은 한화손보 56.6%, SK텔레콤 10%, 현대자동차 3.5%, 알토스벤처스 9.9%, 스틱인베스트먼트 15%, 티맵모빌리티 5%다.
인력구성도 직원 중 절반 이상이 IT 인력이다. 일반 보험사의 IT인력은 10% 미만이다. 하나손보는 장기보험 판매 조직인 직영 TM채널 신설, 콜시스템고도화로 디지털 보험사로 성공적이라는 평이지만 현재 IT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에 지난 1일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본인가 신청이 허락되면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에 이어 세 번째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된다. 최근 플랫폼(갑질·독점) 논란에 국내외 계열사만 약 158개에 달하는 카카오가 보험 시장까지 진출하면 더 큰 역풍이 불 수 있어 정부는 고민하고 신중해야 할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출범하게 되면 국내 빅테크 기업에서 나온 첫 번째 보험사가 된다. 현재 모바일 금융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사들은 모두 보험 상품을 추천하거나 중개만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카카오페이가 두고 있는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KP보험서비스를 감안하면 보험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한 '제판분리' 형태로 보험사를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디지털 보험사가 공정한 플랫폼 중심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고 공공데이터 및 데이터 결합을 통한 다양한 고객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다만, 디지털 전환에 따른 데이터 활용에 대한 윤리기준과 플랫폼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 황민수 기자 stock@chosun.com